불면증 약물치료의 중심 'BDZ vs Z-drugs'
Benzodiazepine과 Z-drugs의 작용기전 및 차이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정신질환은 국민 4명 가운데 1명이 평생 한번은 겪을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꼽힌다. 우울장애나 불안장애 등에 대한 관심과 함께 대표적인 약물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경우도 많아졌다. 정신질환에 사용되는 약물의 적응증, 약리작용과 특징, 차이점 등에 초점을 맞춘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불면증은 인구의 약 30~40%가 일생 중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수면장애로, 수면의 질 저하뿐 아니라 피로, 인지 저하, 정서 불안 등 다양한 주간 증상을 유발한다. 최근 10년간 발표된 주요 진료지침(AASM 2017; ESRS 2017; 한국판 불면증 임상진료지침 2019)에 따르면, 만성 불면증의 1차 치료는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for Insomnia, CBT-I)가 권고된다.
불면증의 치료
CBT-I는 불면을 유지시키는 비효율적인 수면 습관과 인지적 왜곡을 교정함으로써 약물 의존 없이 수면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근거 기반 치료법이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시간적 제약, 치료 인프라 부족, 낮은 접근성 등으로 인해 CBT-I를 충분히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비약물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불면 증상이 지속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약물치료가 주요 치료수단으로 고려된다. 현재 사용되는 주요 약물군은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 BDZ)과 Z-drugs(예: 졸피뎀, 잘레플론, 에스조피클론 등) 계열이다.
BDZ와 Z-drugs의 공통점
벤조디아제핀과 Z-drugs는 뇌의 억제성 신경전달을 담당하는 GABA 수용체에 작용한다. GABA는 중추신경계에서 중요한 억제성 신경전달물질로, 신경세포의 과도한 흥분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GABA가 GABA-A 수용체에 결합하면 염소이온(Cl?)이 세포 안으로 유입되어 세포막이 안정화되고, 신경의 흥분이 억제된다. 이때 벤조디아제핀과 Z-drugs는 GABA-A 수용체의 positive allosteric modulator(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 PAM)로 작용하여, GABA가 수용체에 결합할 때 수용체의 다른 부위에 결합함으로써 GABA의 효과를 증폭시킨다. 즉, 수용체를 직접 활성화하지는 않지만 GABA의 작용을 강화해 진정과 수면 유도 효과를 나타낸다.
GABA-A 수용체의 특징
GABA 수용체에는 GABA-A, GABA-B, GABA-C의 세 가지 주요 유형이 있으며(현재 GABA-C는 GABA-A의 ρ 아형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 중 벤조디아제핀과 Z-drugs는 GABA-A 수용체에 작용한다. GABA-A 수용체는 α, β, γ 단위가 조합되어 하나의 기능적 복합체를 이루며, 어떤 단위로 구성되었는지에 따라 benzodiazepine에 대한 감수성이 달라진다. 즉 특정 조합에서는 benzodiazepine-sensitive한 반면, 다른 조합에서는 benzodiazepine-insensitive하게 작용한다.
GABA-A 수용체를 구성하는 α 단위의 종류에 따라 생리적 작용도 달라진다. α₁은 수면 유도와 진정, α₂·α₃는 항불안 및 근이완, α5는 기억과 인지 기능에 관여한다. 벤조디아제핀과 Z-drugs는 이러한 α 단위에 대한 선택성과 친화도의 차이로 인해 약물별 작용 특성과 임상적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BDZ와 Z-drugs의 차이점
벤조디아제핀과 Z-drugs는 모두 GABA-A 수용체의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PAM)로 작용하지만, 특히 α 단위에 대한 작용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벤조디아제핀은 여러 α 단위(α1, α2, α3, α5)에 비선택적으로 작용하는 반면, Z-drugs는 주로 α₁ 단위에 선택적으로 결합한다.
이러한 차이는 임상적 효과의 범위로 이어진다. Z-drugs는 α₁ 선택성이 높아 수면 유도와 진정 작용은 강하지만, 항불안이나 근이완 효과는 거의 없다. 반면 벤조디아제핀은 α1뿐 아니라 α2 및 α3 단위에도 작용하므로 진정, 수면 유도뿐 아니라 항불안, 근이완, 항경련 효과를 함께 나타낸다.
또한 벤조디아제핀 계열 내에서도 각 약물마다 특정 α 단위에 대한 친화도가 달라 임상적 특징에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α1에 대한 친화도가 높은 약물은 주로 수면제로 사용되며, α1·α2·α3에 대한 균형 잡힌 친화도를 가진 약물은 항불안제나 항경련제로도 활용된다.
결론
벤조디아제핀과 Z-drugs는 모두 GABA-A 수용체를 매개로 작용하지만, α 단위에 대한 작용 범위와 친화도의 차이로 인해 임상적 특성이 달라진다. Z-drugs는 α1 단위를 포함한 GABA-A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수면 유도에 특화되어 있으며, 벤조디아제핀은 여러 α 단위에 비선택적으로 결합해 진정, 항불안, 근이완, 항경련 작용을 함께 나타낸다. 앞으로는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의 분류와 각 약물별 특징을 중심으로 살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