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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서론
Ⅱ. 탄소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 및 산업 영향 분석
1. 탄소 가격 관련 제도 및 선행연구 검토
2. 탄소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 손실 추정
3. 산업 연관 관계를 반영한 산업별 손실 분석
Ⅲ. 탄소 리스크를 고려한 최적 포트폴리오 설계 방안
1. 포트폴리오 탄소 위험 관리의 필요성
2. 저탄소 포트폴리오 구성 방법과 사례
3. 한국 주식시장의 저탄소 포트폴리오 구성 결과
Ⅳ. 결론 및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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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최근 국제사회는 기후변화 대응을 촉진하기 위해 더욱 광범위하고 강화된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행동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과 자본시장 참여자에게 큰 도전이자 과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2030년 NDC를 상향 조정하고 세부 이행 방안을 제시하였고, EU는 탄소 국경 조정제도 도입안을 발표하는 등 대내외적인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탄소 가격은 점진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며,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탄소 가격이 현재의 수준보다 더욱 상향되어야 한다는 점에 전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배경하에 본 연구는 탄소 가격 상승이 우리나라 기업과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모형을 통해 추정해보고, 이를 토대로 국내 기업과 자본시장 참여자에게 탄소 리스크의 중요성과 이에 대한 선제적 관리의 필요성을 환기하고자 한다. 더불어 해외에서 꾸준히 논의되고 활용됐던 여러 탈탄소 투자 방법론을 조사하고 이를 소개함으로써 국내 금융투자회사와 기관투자자의 효과적인 탄소 리스크 관리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탄소 가격의 인상이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체로 모든 산업에서 탄소중립 경로에 부합하는 탄소 가격의 상승은 기업의 재무적 손실의 증가로 이어진다. 둘째, 이러한 재무적 손실의 확대는 부도와 같은 신용위험의 악화로 연결된다. 또한 이러한 경향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에서 더욱 현저하게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산업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모형으로 탄소 리스크의 영향을 살펴본 결과, 탄소 배출의 비용충격은 고탄소 산업뿐만 아니라 이와 연계된 저탄소 산업에도 유의미한 파급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본 고의 실증분석 결과는 국내 기업과 자본시장 참여자에게 탄소 리스크의 중요성과 향후 이에 대한 대응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다음으로 투자자가 탄소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구성 방법론을 조사하고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해외의 경우 포트폴리오의 탄소 리스크를 줄이면서 동시에 벤치마크와 유사한 위험-수익률 특성을 갖는 투자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지속된 것으로 파악된다. 둘째, 이러한 저탄소 투자의 핵심은 투자 포트폴리오의 탄소중립을 유지하면서 투자 수익률의 불확실성과 그린워싱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투자자의 꾸준한 투자와 관여가 지속될 수 있는 형태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으로써 투자기업에 대해 탈탄소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셋째, 우리나라 주식시장 상장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자료를 활용하여 해외에서 사용되는 탈탄소 지수 구성 방법론을 적용한 결과, 적절한 파라미터를 설정하면 포트폴리오의 탄소중립을 달성하면서 동시에 투자자의 기회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고의 내용을 바탕으로 향후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도 다양한 방식의 탈탄소 투자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탄소 리스크가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해외에서 꾸준히 활용된 탈탄소 투자 방법과 사례가 주는 시사점은 명확하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자본시장의 기후변화 대응 관점에서 장기 투자자의 탈탄소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머지않은 미래에 탄소 리스크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탄소중립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탄소의 가격이 적정 수준에 도달할 경우 투자기업과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할 것이다. 투자자는 탄소 리스크를 투자 포트폴리오의 중대한 위험요인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이와 연관된 노력과 행동을 촉진해야 한다. 국내 기업과 산업부문의 자구적인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기업의 주주로서 투자자가 탄소중립 목표를 세우고 지속가능성 있는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Ⅰ. 서론
최근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관심의 증대와 글로벌 규제의 강화는 모든 국가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더욱 광범위하고 강화된 감축 노력과 행동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에도 큰 도전과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이처럼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증대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2020년 12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이와 함께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ational Determined Contribution: NDC)를 상향 조정하였다. 이어 2023년 4월에는 ‘탄소중립‧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제1차 국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세부 부문별‧연도별 감축목표와 이행 방안을 제시하였다.
한편, 2021년 7월 EU 집행위원회는 EU 역내 외 기업 간의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과 탄소 누출 방지라는 취지로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CBAM)안을 발표하였다. 해당 규제에 따르면, EU로의 제품 수출 업체들은 해당 제품의 직간접 배출량을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며, 배출량 인증서를 구입하는 등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 특히, 철강, 석유화학 등 에너지 집약적, 다배출 중심의 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탄소 국경 조정제도 시행에 따른 부담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대내외적인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향후 탄소 가격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결과적으로 이러한 탄소 가격의 상승은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비용을 상승시켜 생산과 판매 비용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탄소 가격이 현재의 수준보다 더욱 인상되어야 한다는 점에 전 세계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가운데, 향후 어느 시점에서든 탄소 가격의 상향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탄소 가격 인상에 따른 기업의 비용 상승 충격이 일반적으로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더욱 급격하게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탄소 집약적이고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산업 및 기술 특성을 가진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탄소 가격 상승 위험에 더욱 취약할 수 있고, 이로 인한 재무적 손실도 더욱 가중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본 연구는 탄소 가격 상승이 국내 기업에 어떠한 재무적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고, 이를 통해 국내 기업과 자본시장 참여자들에게 탄소 가격 위험의 중요성과 이에 대한 선제적 관리의 필요성을 환기하고자 하였다.
아울러 자본시장의 기후변화 대응을 촉진하고자 투자자 관점에서 탄소 리스크를 고려한 다양한 포트폴리오의 설계 방법론을 조사하고, 한국 주식시장에 이를 적용함으로써 우리나라 자본시장 참여자에 실무적인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탄소 가격 상승과 같은 전환 위험은 향후 우리나라 기업과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기업의 주주인 투자자가 고려해야 할 중대한 위험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투자자의 위험 관리 측면 외에도, 탄소중립 목표에 부합하는 포트폴리오 조정은 장기적으로 투자기업에 탈탄소 유인을 제공하는 중요한 기제가 될 수 있으므로 자본시장의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도 중요한 연구 주제라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금융의 역할과 금융 부문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 노력은 점차 강화되는 추세이고, 글로벌 기관투자자나 자산운용사, 지수사업자 등은 저탄소 포트폴리오 투자와 탈탄소 지수의 활용 및 채택을 늘리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본 보고서는 탄소 리스크의 영향을 기업 관점에서 분석해보고 포트폴리오의 탄소 위험 관리를 위한 다양한 방법과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우리나라 금융투자회사와 기관투자자의 자산 포트폴리오 내 탄소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였으며, 더 나아가 자본시장의 기후변화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자 하였다.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탄소 리스크의 영향을 실증적으로 살펴보고, 포트폴리오 탄소 리스크의 관리 방안을 구체적으로 다뤘던 선행연구는 드물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기후금융의 역할과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는 가운데, 본 보고서가 다루는 내용은 정책적, 실무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주제라 판단된다. 본 보고서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Ⅱ장에서는 탄소 가격의 상승이 우리나라 기업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향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적정 탄소 가격의 시나리오를 토대로, 기업의 현금흐름 관점에서 탄소 가격의 상승이 기업의 탄소 배출 비용을 얼마나 증가시키는지 추정한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신용위험이 얼마나 변화하는지 추정하고, 산업 연관 관계를 반영하여 산업 간 탄소 비용충격의 파급효과를 살펴본다. Ⅲ장에서는 탄소 리스크를 반영한 최적의 포트폴리오 설계 방법에 대해 논의한다. 구체적으로 포트폴리오의 탄소 리스크 측정 방법을 알아보고, 해외에서 실행 중인 저탄소 포트폴리오 및 탈탄소 지수 구성의 방법론과 사례를 조사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론과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배출량 자료를 활용하여, 한국 주식시장의 저탄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보고 방법별 성과와 특징을 비교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Ⅳ장에서는 앞선 장의 분석 및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사점을 요약하면서 보고서를 마무리한다.
Ⅱ. 탄소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 및 산업 영향 분석
1. 탄소 가격 관련 제도 및 선행연구 검토
가. 국내 탄소 가격 관련 제도 개관
탄소 가격 제도의 대표적인 형태로는 배출권거래제(Emission Trading System: ETS)와 탄소세(Carbon Tax)가 있다. 먼저 배출권거래제는 국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따라 배출권 총공급량이 정해지고, 이를 온실가스 배출업체에 할당하는 제도이다. 이후 업체들은 배출권이 남거나 부족한 경우 서로 거래를 통해 조절할 수 있으며,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탄소 가격이 결정된다. 배출권거래제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배출권 가격을 고려하여 배출권을 거래할 것인지 아니면 탄소 배출을 감소시킬 것인지를 결정한다. 배출 감축의 비용이 배출권 구매 비용보다 낮다면, 기업은 탄소 배출을 줄이고 그에 따른 잉여 배출권을 판매할 유인이 발생한다. 반면, 배출 감축에 드는 비용이 배출권 구매 비용보다 크다면, 기업은 배출을 감축하는 것보다 시장에서 추가 배출권을 구매하려고 할 것이다. 즉, 이러한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기업들은 자신의 배출 효율성에 근거하여 배출량 감축과 배출권 거래 사이에서 자신에게 더 경제적인 옵션을 선택하게 된다. 또한 잉여배출권 매각을 통한 추가적인 수입은 기업의 감축 유인을 증가시키는 효과적인 기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탄소 가격이 시장에서의 거래에 따라 결정되므로 가격의 불확실성이 발생한다는 약점이 있다. 만일 배출권 가격이 시장에서 너무 낮게 형성될 경우, 이는 기업들의 탄소 감축 설비 및 기술에 대한 투자 유인을 저해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배출권 가격은 2019년 말에서 2020년 초반까지는 1톤당 약 4만 원 이상까지 상승하였으나 이후 하락세로 전환되어 현재는 톤당 2만 원 이하로 EU 및 캘리포니아 등 주요 배출권거래제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달리 탄소세는 정부가 탄소 가격을 결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탄소 배출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탄소 가격제의 장점은 탄소 가격의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는 것이지만, 반면에 이러한 탄소 가격하에서 얼마나 많은 탄소가 감축될 것인지에 대한 확실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다. 요약하면, 배출권거래제와 탄소세는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두 방식 모두 탄소 배출 관리의 중요한 정책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2023년 기준 세계은행(World Bank)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시행 중인 탄소 가격 제도는 73개로, 이는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3%를 커버하고 있다. 이 중 전 세계 GDP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에서 배출권 거래제를 실행하고 있으며, 유럽 연합(EU)의 EU-ETS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배출권 시장이다.1)
우리나라에서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2015년 배출권거래제(K-ETS)를 도입하였다. 지금까지 제1차 계획기간(2015~2017), 제2차 계획기간(2018~2020)을 거쳐 현재 제3차 계획기간(2021~2025)이 진행 중이다. 배출권 참여업체는 크게 유상할당 업체와 무상할당 업체로 구분되는데, 철강, 반도체, 조선, 시멘트, 자동차 등 국제 무역, 생산비용에 미치는 영향이 큰 업종에 대해서는 배출권을 전량 무상으로 제공한다.2) 그 외의 업체들은 경매나 거래 시장을 통해 일정 비중의 배출권을 유상으로 구매해야 하며, 유상할당으로 인해 발생한 수입은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설비 지원 등을 목적으로 기후대응기금의 재원으로 활용된다. 거래제가 처음 시행되었던 제1차 계획기간에는 100% 무상할당이었으나, 제2차 계획기간부터 36개 업종에 대해 3% 비중의 유상할당이 도입되었다. 현재 시행 중인 제3차 계획기간의 경우, 유상할당 대상이 41개 업종으로 확대되었고 유상할당 비중 또한 기존의 3%에서 10%로 상향되었다.3)
나. 탄소 가격과 기업 현금흐름 및 신용위험의 관계에 관한 선행연구
선행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 전환 리스크(transition risk)4)는 현금흐름 경로와 재무상태표 경로를 통해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Colas et al., 2018; Monnin, 2018; TCFD, 2017; Thomae & Ralite, 2019). 먼저, 현금흐름 경로를 살펴보면 전환 리스크는 탄소 집약적인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켜 기업의 매출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고탄소 생산 시설을 저탄소 시설로 전환하거나 저탄소 기술 개발 R&D 비용을 증가시킴으로써 기업의 지출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탄소 배출 관련 규제 강화로 기업이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하거나 벌금을 부과할 때도 기업의 현금흐름이 감소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본 연구의 주요 분석 대상인 탄소 가격의 상승은 기업의 운영비용을 증가시킴으로써 기업의 현금흐름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와 함께 전환 리스크는 기업의 재무상태표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저탄소 전환으로 인해 화석연료 사용이 감소하면서 기업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화석연료 관련 자산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혹은 저탄소 기술을 도입하면서 기존의 고탄소 생산 설비, 기계, 장비 등 생산 자본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저하되면서 자본 가치가 하락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화석연료 연관 자산의 가치 하락을 우려한 금융기관들이 저탄소 부문으로 자본 흐름을 조정할 경우, 고탄소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주식, 채권 발행이 감소하게 되면서 기업의 재무상태표가 더욱 축소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두 가지 채널 중에서 현금흐름 경로에 초점을 두고, 탄소 가격 상승이 기업의 운용비용을 증가시켜, 기업의 신용위험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탄소 배출 관련 정책의 강화로 인해 탄소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기업은 더 많은 탄소 배출 비용을 부담해야 하므로 기업의 현금흐름이 줄어들게 되고, 이에 따라 부채 상환능력이 약화되어 신용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그리고 탄소 가격은 일반적으로 배출 단위당 부과되므로, 탄소 배출량 수준이 높은 기업일수록 탄소 가격 상승에 따른 손실 민감도가 더 클 수 있다. 즉, 탄소 가격제가 도입될 경우, 기업의 탄소 배출량 수준과 신용위험 간에 양(+)의 상관관계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탄소 배출량과 신용위험 간의 양의 상관관계는 최근의 여러 실증연구 결과에 의해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예를 들어, Capasso et al.(2020)은 유럽기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기업의 탄소 배출량 또는 탄소집약도가 높아질수록 부도 거리(distance to default)가 유의하게 감소(즉, 신용위험이 증가)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또한 이들은 이러한 관계가 파리협약 이후 더욱 강화되었음을 강조하면서, 기후 관련 정책이 강화될수록 전환리스크가 기업의 재무상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증가한다고 해석하였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Seltzer et al.(2022)은 탄소 배출량이 많거나 환경성과점수가 낮은 기업일수록 신용등급이 낮고 신용 스프레드가 높아짐을 보였고, Ilhan et al.(2020)은 2015년 파리협약 이후 고탄소 배출 기업 주식의 하방 위험을 헤지하는 풋옵션 가격이 유의하게 상승함을 발견하였다. Bouchet & Guenedal(2020)은 MSCI World Index 구성종목 기업을 대상으로 IPCC(Intergover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기후 시나리오 경로에 따라 탄소 가격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때 개별 기업의 신용위험 변화를 추정하였다.5)
반면, 국내에서 탄소 가격 상승, 또는 전환리스크가 기업 및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간에 걸쳐 정량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아직 많지 않은 편이다. 예외적으로 최근 김재윤‧전은경(2021)에서 NGFS 시나리오 경로를 바탕으로 이행 리스크(전환 리스크)가 중장기적으로 국내 산업의 부가가치와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이들은 저탄소 정책이 강화될수록 고탄소산업 관련 금융자산의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국내은행의 자기자본비율도 급격히 하락함을 보이며, 전환 리스크가 우리나라 경제와 금융시스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그리고 온실가스 저감기술이 상용화되면 이러한 이행 리스크 충격이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음을 보이며 저탄소 기술 투자가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본 고는 이러한 국내외 선행연구를 확장하여 탄소 가격 상승에 따른 국내 주요 기업의 탄소 배출 비용 부담과 이로 인한 신용위험 변화를 추정하였다. Bouchet & Guenedal(2020)의 모형을 기본 모형으로 활용하여 탄소 가격 변동에 따른 기업의 신용위험 변화를 추정하였으며, 아울러 산업간 연관 관계를 추가로 고려함으로써 탄소 가격 상승이 고탄소 산업과 함께 저탄소 산업에도 어떠한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산업간 파급효과를 고려할 경우 김재윤‧전은경(2021)의 분석 결과와 달리 도소매업,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제조업, 금융 및 보험업 등 저탄소 산업도 탄소 가격 상승 시나리오에 따라 장기적으로 큰 폭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였다.
2. 탄소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 손실 추정
이 절에서는 탄소 가격의 상승에 따가 기업의 탄소 배출 비용 부담이 얼마나 증가하는지 추정하고 그로 인해 결과적으로 기업의 신용위험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탄소 가격 변동이 기업의 신용위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형을 설명하고, 그다음으로 이러한 모형에 국내 상장기업의 탄소 배출량 데이터를 연계하여, 향후 예상되는 탄소 가격 변동 시나리오 하에서 기업의 신용위험을 추정한 결과를 제시한다.
앞 절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현실에서 탄소 가격 정책이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로는 매우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 본 연구는 탄소 배출권 가격 인상이 기업의 생산비용을 증가시키는 경로에 초점을 두어 모형을 설계하였다. 즉, 본 연구의 모형에서 배출권은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연료와 같이 일종의 재화(commodities)로 해석되며, 기업이 배출권 구입에 지불하는 비용은 손익계산서상의 매출원가(cost of goods sold)에 반영된다고 가정하였다. 이때, EBITDA(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는 매출액에서 이자비용, 세금 및 감가상각비를 제외한 운영비용을 차감하여 계산되므로, 결과적으로 탄소 가격이 상승하면 EBITDA는 감소하게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6) 결과적으로 본 절에서는 모형과 실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를 활용하여 탄소 가격 상승에 따른 EBITDA의 변화를 추정한다.
가. 분석모형
이하의 내용에서는 탄소 가격 상승이 기업의 신용위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 사용한 모형을 살펴볼 것이다. 이 모형은 탄소 가격이 EBITDA와 기업 가치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하는 부분과, 이로 인한 기업 가치의 변동이 신용위험과 부도 확률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루는 부분, 총 두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단계] 탄소 가격 변동에 따른 기업의 현금흐름과 기업 가치 변화 추정
탄소 가격이 현금흐름과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탄소 가격 도입으로 인해 기업이 지불하는 비용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본 고에서는 선행연구(Bouchet & Le Guenedal, 2020)를 참고하여 이 비용을 탄소 배출 비용(Carbon cost: CC)이라고 지칭하며, 이는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여기서
는 기업
가
시점에 배출하는 직접배출량(tons of CO2e),
는
시점의 탄소 가격을 나타낸다. 즉, 본 연구에서 각 기업의 탄소 배출 비용은 배출량과 탄소 가격을 곱한 값으로 정의된다.
다음 단계에서는 이러한 탄소 배출 비용이 기업의 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탄소 가격의 상승은 기업의 생산비용을 증가시키고, 결과적으로 EBITDA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탄소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의 이익 감소율(Earning shock: ES)은 EBITDA에서 탄소 배출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계산된다. 즉,
시점에 기업
의 탄소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 감소율, 즉 손실률
은 아래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여기서
는 위의 식(1)에서 정의한 바와 같이
시점에 기업
가 지불하는 탄소 배출 비용을 나타내며,
는
시점
기업의 EBITDA를 나타낸다. 식(1)과 (2)에 따르면, EBITDA가 고정되어 있다는 가정하에, 탄소 가격의 인상 또는 직접배출량의 증가는 탄소 배출 비용(CC)을 증가시켜 해당 기업의 현금흐름을 악화(즉, 손실률
증가)시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탄소 가격 상승에 따른 미래 현금흐름 저하는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여기서는 분석의 단순화를 위해 선행연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추정 기간 기업 가치와 EBITDA의 비율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7) 이 경우, t시점에서 각 기업의 기업 가치는 탄소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의 손실률
이 커질수록 감소하는 함수로 다음과 같이 표현될 수 있다.
여기서
은 탄소 가격이 상승하지 않았을 경우(즉, 탄소 가격이 현재(t=0)와 같은 수준에 머무는 경우)의 t시점에서 기업
의 기업 가치를 나타낸다. 분석 가정에 따라 기업 가치와 EBITDA의 비율이 일정한 경우, 기업 가치는 탄소 배출 비용과 EBITDA의 비율(즉, 탄소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 손실률,
)만큼 비례적으로 감소하게 됨을 알 수 있다.8)
이러한 모형의 단순화는 추정 과정의 용이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며, 현실적으로 탄소 위험의 영향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본 장의 분석이 탄소 위험의 영향을 예비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음을 밝혀둔다.
[2단계] 탄소 가격 변동에 따른 기업의 신용위험 변화 추정
이전 단계에서는 탄소 가격의 상승이 기업 가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모형을 설명하였다. 이번 단계에서는 그 결과를 기반으로 탄소 가격의 변동이 기업의 신용위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추정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선행연구를 따라 Merton(1974)의 부도 예측모형을 기본 모형으로 채택하였다. 이 모형에 대한 간략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먼저, Merton 모형에서 t시점 총자산의 시장가치
는 자본의 시장가치
와 부채의 시장가치
를 합산한 값으로 표현되고, 총자산은 다음과 같은 기하 브라운 운동(Geometric Brownian Motion)을 따른다고 가정하고 있다.
여기서
는 t시점 총자산의 시장가치,
는 총자산의 평균 수익률,
는 총자산의 변동성이며,
는 Wiener process를 의미한다. 총자산이 단일 종류의 주식과 채권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가정하면, 만기(T)에서의 자본의 시장가치는 채권을 상환하고 남은 자산의 가치인 콜 옵션과 동일한 성격을 가진다. 따라서 t시점의 자본의 시장가치
는 Black-Scholes(1973)의 옵션 가격 결정 모형에 의해 다음과 같이 표현될 수 있다.
여기서 r은 무위험이자율, N(·)는 표준 정규 누적분포함수,
는 채권의 만기를 의미한다. 이때, 자본의 변동성
과 총자산의 변동성
은 Ito’s lemma에 의해 다음과 같은 등식이 성립한다.
즉, 총자산의 시장가치
와 변동성
은 식(5)와 (6)으로 구성된 비선형 연립방정식을 만족시키는 해로 구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미래 t시점의 기업
의 시장가치
를 계산한 후, 만기(T)에서의 부채가치(D)와 비교함으로써 t시점의 부도 확률(Probability of Default: PD)을 다음과 같이 산출할 수 있다.
여기서
는 t시점까지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정보,
은 표준 정규 확률변수
,
는 부도 거리(Distance to Default: DD)를 의미한다. 식(7)의 등호는 식(5)와 (6)에 따라 성립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이러한 Merton 모형에 탄소 가격의 영향을 추가로 반영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앞서 식(3)에서 기업 가치는 탄소 배출 비용과 EBITDA의 비율
만큼 비례적으로 감소함을 보였다. 따라서 직관적으로 탄소 가격 변동은 식(7)의 기업 가치
를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즉, t시점의 탄소 가격이
로 증가하였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탄소 배출 비용이 증가하면서 식(2)와 (3)에 의해 기업의 현금흐름 및 총자산의 시장가치가 감소하게 되고, 이를 식(7)에 대입함으로써 기업의 부도 확률이 다음과 같이 증가하게 됨을 알 수 있다.
모형의 투입변수 설정은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와 같은 해 말 시가총액 및 주식 수익률, 해당연도의 주가수익률 변동성을 기반으로 하였다. 부도 확률은 t 시점에서의 향후 1년간(t~t+1, 1-기간) 부도 확률로 계산하였다.9)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식(5)와 (6)의 비선형 연립방정식의 총자산 시장가치와 변동성을 추정하는 데는 Bharath & Shumway(2008)이 제안한 수치근사법(Newton’s method)을 사용하였다. 만기 부채 상환액(D)은 통상적인 가정에 따라 유동부채와 비유동부채의 50%를 합산한 수치로 계산하였다. 그리고 일반적인 접근법을 따라 부채의 시장가치는 장부가치와 동일하다고 가정하였고, 무위험이자율로는 1년 만기 통안증권 금리를 참조하였다.10)
나. 탄소 가격 경로의 설정
본 연구는 NGFS(Network for Greening Financial System)가 제시한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참조하여 탄소 가격 변화 경로를 구성하였다. NGFS는 중앙은행과 금융기관의 기후 리스크 관련 분석과 이를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이니셔티브이다. NGFS는 다양한 기후경제통합모형(Integrated Assessment Model: IAM)을 활용하여 기후변화 시나리오 경로를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탄소 가격 변화 및 탄소 배출량 감축경로, 에너지 조합의 변화 경로 등을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기후 시나리오는 정부와 금융기관이 기후 리스크를 평가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데 유용한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11)
본 연구에서는 NGFS의 여러 기후 시나리오 중에서도 특히 한국에 대해 별도의 온실가스 감축경로가 제시된 GCAM 기반의 시나리오를 참조하여 분석을 수행하였다. NGFS는 지구 온난화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중요한 요인들을 고려하여 기후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 정책의 진행 정도, 탄소제거 기술의 발전 상황, 지역별 기후변화 대응 전략 등의 요인들을 기반으로 총 6개 유형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있다.12)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6가지 시나리오 중에서 다음의 세 가지 주요 시나리오를 선택하여 분석하였다. 첫째, 2050년 넷제로에 도달하는 시나리오(Net Zero 2050), 둘째, 산업화 이전 대비 2℃ 미만으로 기온 상승을 제한하는 시나리오(Below 2℃), 그리고 마지막으로 뒤늦게 저탄소 전환 정책이 시행되는 지연된 전환 시나리오(Delayed transition)의 3가지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분석을 수행하였다. 이러한 다양한 기후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분석을 수행함으로써, 각기 다른 경로에서의 탄소 가격 상승에 따른 결과와 영향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그림 Ⅱ-1>은 각 시나리오에서의 탄소 배출량과 탄소 가격 변화 경로를 보여주고 있다. 먼저, Net Zero 2050 시나리오를 보면 탄소 배출량은 2020년 6.6억 톤에서 점차 감소하여 2045~2050년 사이에 제로(0)에 도달한다. 그리고 탄소 가격은 2025년 8만 4천원/tCO2에서 2050년 84만 1천원/tCO2까지 10배 이상 증가한다.13) 한편, Below 2℃ 시나리오에서는 2020년 6.6억 톤에서 2050년 2.6억 톤으로 Net Zero 2050 시나리오에 비해 탄소 배출량 감소율이 상대적으로 더 완만하다. 탄소 가격은 2025년 4만 7천원/tCO2에서 2050년 28만 7천원/tCO2까지 상승하며, 이 증가율 또한 Net Zero 2050 시나리오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한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Delayed transition 시나리오는 저탄소 정책이 2030년 이후 뒤늦게 급격하게 추진되는 시나리오로 탄소 배출량은 2020년 6.6억 톤에서 2025년 6.7억 톤으로 상승한 이후 급격한 감소세로 전환되여 2050년 –0.14억 톤의 순배출(또는, 0.14억 톤의 순흡수) 상태에 이른다. 이 때 탄소 가격은 2035년에 10만원/tCO2로 상승하고 이후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상승하여 2050년 71만원/tCO2에 도달한다.
본 장의 분석에서는 <그림 Ⅱ-1>의 탄소 가격 시나리오와 같이, 단위당 탄소 가격이 탄소중립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적절한 수준으로 형성될 때, 현재 상태의 우리나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국내 기업이 현재 수준의 기술력과 기후변화 대응 수준(=배출량), 재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을 가정하고, 만약 탄소 가격이 시나리오와 같은 수준으로 인상되는 경우 기업의 현금흐름과 가치([1단계] 모형), 부도 위험([2단계] 모형)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해보는 것이다. 가정을 통한 추정이기 때문에, 향후 기업의 대응 변화와 혁신에 따라 탄소 리스크가 미치는 영향의 양상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다. 분석 결과
1) 기초통계
본 연구의 기업 탄소 배출 자료는 블룸버그 및 톰슨로이터에서 제공하는 2019년 말 직접 배출량(Scope 1) 데이터를 사용하였으며, 기업의 주가수익률 및 재무 정보는 FnGuide로부터 추출하였다.14) 이 중에서 탄소 배출량 정보와 재무 정보가 누락된 기업, 금융 및 보험업 업종의 기업은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결과적으로, 총 135개 기업이 분석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었다.15) 분석에 사용된 주요 변수에 대한 기초통계량은 <표 Ⅱ-2>에 정리되어 있다.
<그림 Ⅱ-2>는 한국표준산업분류의 대분류를 바탕으로 산업별 배출량 규모를 나타낸 것이다.16) 분석 대상인 136개 기업의 배출량을 합산한 수치는 약 4.24억 톤에 이르며 이는 2019년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7억 137만톤의 약 60%에 해당한다. 이 중 대부분인 90% 이상의 배출량은 전기, 가스, 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2.04억 톤)과 제조업(1.77억 톤)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 외 10%는 운수 및 창고업,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에서 주로 발생하였다. 그리고 정보통신업, 도매 및 소매업, 건설업 등의 합산 배출량은 약 80만 톤(0.01%)으로 타 산업 대비 그 규모가 작다.17)
<그림 Ⅱ-3>은 산업별로 평균 탄소 배출량과 탄소집약도의 관계를 비교하여 나타낸 것이다. 세로축은 배출량의 자연로그 값, 가로축은 탄소집약도의 자연로그 값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탄소 배출량이 많은 산업이 탄소집약도가 높은 경향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제조업과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유사한 수준의 산업 평균 배출량을 보이는 산업 간에도 탄소집약도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제조업과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은 산업 평균 배출량 수준이 각각 190만톤, 150만톤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나, 탄소집약도는 0.27, 0.11로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의 배출량이 제조업과 비슷하게 많지만, 탄소집약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이 산업에 속한 기업 대부분이 탄소 효율이 좋은 범위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의 경우 기업 대부분이 탄소집약도 0~0.44 범위에 분포하고 있다. 반면, 제조업은 다양한 하위 산업군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탄소집약도의 분포가 상대적으로 넓은 특징을 보인다. 예를 들어, 제조업에는 전자제품, 의약품, 식료품 제조업과 같이 탄소집약도 0.01~0.05 수준의 탄소 효율적 기업들부터 철강, 화학, 시멘트 등 탄소집약도 0.4~4.9 수준의 탄소 집약적 기업들까지 다양하게 포함되어 있다. 이런 다양한 하위 산업군의 탄소집약도 차이는 제조업의 평균 탄소집약도를 상승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2) 탄소 가격 상승이 기업의 현금흐름, 신용위험에 미치는 영향 분석
<그림 Ⅱ-4>는 NGFS 기후변화 시나리오 경로에 따른 탄소 가격 변동 시 산업별 평균 예상 손실률(=탄소 가격배출량/EBITDA)을 보여주고 있다. 본 고에서는 탄소 배출 비용의 과도한 추정을 방지하기 위해 현재 90%의 배출권이 무상할당되는 점을 고려하여 탄소 배출량의 10%에 대해서만 탄소 가격이 적용(즉, 배출권의 90%가 무상할당)되는 상황을 설정하였다.18) 탄소 가격 상승의 산업별 영향은 기후변화 시나리오 경로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시나리오에서 공통적으로 탄소집약도가 높은 산업들이 탄소 가격 상승에 대해 평균적으로 더 큰 부담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탄소집약도가 높은 운수 및 창고업, 전기, 가스, 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과 같은 산업은 탄소 가격이 상승할 때 타 산업에 비해 손실률이 더 급격하게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화석 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산업들이 탄소 가격의 변동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시나리오별 세부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Net Zero 2050’ 시나리오 경로에 따라 탄소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를 보면, 전기, 가스, 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의 손실률이 가장 높은 가운데 대체로 모든 산업에서 탄소 가격 상승에 따라 손실률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기, 가스, 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의 평균 예상 손실률은 2025년 8%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2050년 50% 수준까지 오르는 것으로 나타난다. 다음으로 탄소 가격 상승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업종인 운수 및 창고업도 예상 손실률이 2025년 5%에서 2050년 38%까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 이와는 대조적으로 탄소집약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제조업과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은 2025년 예상 손실률이 1~2% 수준, 2050년 10% 내외의 수준을 보이며, 다른 탄소 집약적 산업 대비 상대적으로 그 값이 낮고 더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Below 2℃’ 시나리오에서는 ‘Net Zero 2050’ 시나리오보다 탄소 가격이 낮게 설정되기 때문에 모든 산업의 탄소 배출 비용이 감소한다. 따라서 탄소 가격 상승에 따른 손실률도 더 낮게 나타난다. 전기, 가스, 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의 예상 손실률은 2025년에는 5%로 앞서 살펴본 “Net Zero 2050’ 시나리오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탄소 가격의 상승이 완만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2050년의 손실률은 30% 미만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게 추정된다. 마찬가지로 다른 산업도 2025년의 손실률은 ‘Net Zero 2050’ 시나리오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후 2050년까지의 손실률 증가는 상대적으로 매우 완만하게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Delayed Transition’ 시나리오에서는 탄소 가격 상승이 뒤늦게 급격하게 나타난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저탄소 전환이 지연되면서 2030년 이후 짧은 기간 동안 탄소 가격이 급등하게 된다. 그 결과, 산업별 예상 손실도 급격하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예를 들면 전기, 가스, 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은 2030년 10% 수준에서 시작하여 2050년에는 ‘Net Zero 2050’ 시나리오와 유사한 수준인 50% 이상으로 손실률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요약하면, 탄소 가격 상승 시나리오에 따라 산업별 손실률의 증가 폭과 속도가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 <그림 Ⅱ-5>는 이러한 산업별 손실률 추정 결과를 바탕으로 추정한 산업별 예상 부도 확률을 나타낸 것이다. 부도 확률은 해당 연도를 기준으로 향후 1년 이내에 부도 위험에 놓일 확률을 의미한다. 여기에서도 앞서와 마찬가지로 배출권의 90%가 무상으로 할당되는 것을 가정하였다. 지금까지의 분석 결과와 유사하게, 고탄소 업종일수록 탄소 가격 상승에 따른 신용위험 민감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Net Zero 2050’ 시나리오를 보면, 전기, 가스, 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의 평균 부도 확률은 2025년 16%에서 출발하여, 2050년 50%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운수 및 창고업은 2025년 3%의 낮은 부도 확률을 보이지만, 이후 급격히 상승하여 2050년에는 30% 이상에 이르고 있다.19) 반면, 탄소집약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제조업,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에서는 2025년 10% 정도의 부도 확률을 보이고, 이후의 증가 폭도 크지 않다. 즉, 이러한 탄소 효율적인 산업은 탄소 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앞서 서술하였듯이, 이러한 추정 결과는 기업의 재무구조, 기술, 정책 등 제반 환경이 현재와 같이 지속된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도출된 것이므로, 이러한 요소들이 변화하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다음 장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산업 간의 파급효과를 반영한다면, 저탄소 업종도 탄소 가격 상승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모형을 기반으로 기업의 기후 리스크 노출도를 나타내는 새로운 지표를 개발할 수 있다. 현재 기업의 전환 리스크와 탄소 리스크를 평가하는 지표로는 탄소 배출량 총량 또는 탄소집약도(매출 또는 총수익 단위당 탄소 배출량)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지표들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가 쉽고 계산이 명확한 장점이 있지만, 해당 기업의 수익성이나 재무 상태를 반영하지 않는다. 따라서 기업의 재무 상황에 따라 탄소 가격의 상승이 기업마다 어떠한 차별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Bouchet & Le Guenedal(2020)이 제시한 탄소 가격 임계치(carbon price threshold)는 기업의 탄소 리스크 측정에 있어서 새로운 지표로서 의미가 있다. 이 지표는 탄소 가격을 신용위험과 연계한 것으로, 기업의 부도 위험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증가하게 하는 탄소 가격 수준을 의미한다.20) 예를 들어, 부도 확률이 50% 수준을 넘도록 하는 탄소 가격 수준이 기업 A는 100달러, 기업 B는 200달러라면, 기업 A가 기업 B에 비해 상대적으로 탄소 가격 변동 리스크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탄소 가격 임계치는 기업의 탄소 배출량 및 탄소집약도와 음(-)의 관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탄소 가격은 배출량 단위당 부과되기 때문에, 배출량이 많은 기업일수록 더 큰 배출 비용을 부담하게 되며, 그에 따른 현금흐름의 손실과 부도 확률의 상승 가능성도 클 것이기 때문이다.21)
<그림 Ⅱ-6>은 모든 분석 대상 기업에 대해 부도 확률이 50%가 되는 탄소 가격(=탄소 가격 임계치)를 계산하여 탄소집약도와의 관계를 좌표평면에 나타낸 것이다. 두 변수의 관계는 완벽하게 선형적이지는 않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탄소집약도가 증가함에 따라 탄소 가격 임계치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유사한 수준의 탄소집약도를 가진 기업 간에도 탄소 가격 임계치는 상당히 다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탄소 가격 임계치가 탄소집약도 계산 시 고려되지 않는 기업의 다른 재무 상태 변수들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즉, 비슷한 수준의 탄소집약도를 가진 기업 사이에서도 재무 상태가 더 안정적인 기업은 탄소 가격 임계치가 더 낮게 산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22)
물론, 탄소 가격 임계치를 계산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모수인 부도 확률이 연구자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선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지표가 완전한 객관성을 갖추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지표는 기업의 탄소 리스크 노출도를 가격이라는 척도를 통해 표현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탄소 가격 상승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결과적으로 탄소 가격 임계치는 전통적인 지표인 탄소집약도나 배출량과 함께 보완적으로 활용하기에 좋은 지표가 될 수 있다.
3. 산업 연관 관계를 반영한 산업별 손실 분석
앞 장에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탄소 가격의 상승은 기업의 현금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신용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특히 에너지, 유틸리티, 운송업, 석유화학과 같은 고탄소 산업에 속한 기업들은 탄소 가격 상승 리스크에 더욱 취약하다. 그러나 이전 장에서는 탄소 가격의 상승이 개별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만 초점을 두었으며, 기업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하지 않았다. 만일 기업이 탄소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의 증가를 제품가격에 반영하여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면, 그러한 비용충격은 고탄소 산업뿐만 아니라 이와 연계된 저탄소 산업에도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이 장에서는 Leontief(1936)의 투입-산출모형(Input-Output model)을 활용하여, 산업 간 파급효과를 고려한 탄소 가격 상승에 따른 산업별 손실률을 추정하고자 한다.
가. 산업연관표와 레온티에프 투입-산출 모형
산업연관표는 일정 기간 발생하는 산업간 재화와 서비스 거래를 수량화하여 나타낸 표로, <그림 Ⅱ-7>에서와 같은 행렬 구조로 표현된다. 산업연관표의 세로 방향은 산업의 투입구조를 나타내며, 이는 중간투입과 부가가치로 구분된다. 중간투입은 각 산업에서 생산활동을 위해 사용한 중간재 투입액을 의미하며, 부가가치는 노동, 자본 등의 생산요소 투입액을 의미한다.
한편, 산업연관표의 가로 방향은 각 산업의 배분 구조를 나타내며, 중간수요와 최종수요로 구분된다. 중간수요는 타 산업의 생산활동에 필요한 중간재로 사용된 해당 산업의 산출물 금액을 의미하며. 최종수요는 소비, 투자, 수출 등으로 사용된 금액을 의미한다. 이러한 중간수요와 최종수요를 합산하면 총수요액이 되며, 여기서 수입액을 차감한 금액이 총산출액이 된다. 그리고 정의에 따라 각 산업의 총산출액은 해당 산업의 총투입액과 일치한다. 본 고에서는 국내 산업 간 비용 파급효과에 초점을 두므로, 총수요에서 수입액을 제외한 국내 거래만을 대상으로 분석을 수행하였다.
Leontief(1936)의 투입-산출모형(Input-Output model)은 산업연관표의 각 행을 다음과 같은 수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는 섹터
의 총산출량을,
는 섹터
의 생산물에 대한 최종수요를,
는 섹터
에 판매된 섹터
의 생산물 수량을, 그리고
는 섹터
의 생산물 한 단위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섹터
의 생산물 수량(즉,
)을 나타내는 투입계수(input coefficient)를 나타낸다.23) 여기서 분석의 단순화를 위해 투입계수
는 고정된 상수로 간주하며, 최종수요
는 외생적으로 주어진다고 가정한다. 이러한 가정하에서 식(9)는 다음과 같이
를 내생변수로 하는 행렬방정식의 형태로 표현될 수 있다.24)
그리고 식(10)을 X에 대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은 레온티에프 역행렬(Leontief inverse)을 의미한다. 이 행렬의
원소는 섹터
의 최종수요 변화로 인한 섹터의 총산출량의 변화를 나타낸다, 다시 말해, 섹터의 최종수요 변화가 산업 간 연관 관계를 통해 다른 산업부문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표현한다.
<그림 Ⅱ-8>은 한국은행 2019년 투입산출표를 기반으로 국내의 22개 산업 간의 거래 관계를 나타낸 그래프이다.25) 각 산업에 대한 총 투입액(또는 총 산출액)을 보면, 화학 부문이 181조원, 컴퓨터, 전자, 광학이 152조원, 운송장비가 159조원, 건설이 116조원, 도소매가 102조원, 운송서비스가 90조원 등으로 집계되었다. 이 6개 산업부문의 합계 투입액은 전체 분석 대상 22개 산업의 합계 투입액 1,440조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산업 간 투입액 규모를 비교하여 보면, 컴퓨터, 전자, 광학에서 컴퓨터, 전자, 광학 부문으로 94조원, 화학에서 화학 부문으로 90조원, 운송장비에서 운송장비 부문으로 66조원, 1차 금속에서 1차 금속 부문으로 50조원 등으로 동종 산업 간 거래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서로 다른 산업 간 투입액 규모를 보면, 석탄 및 석유 부문에서 화학 부문으로 33조원, 비금속광물 부문에서 건설 부문으로 24조원, 석탄 및 석유 부문에서 운송 서비스 부문으로 23조원, 화학 부문에서 컴퓨터, 전자, 광학 부문으로 19조원 등에서 거래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특히 석탄 및 석유, 화학, 비금속, 운송 등 고탄소 산업을 중심으로 거래 비중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나. 레온티에프 가격모형을 이용한 탄소 가격 인상의 파급효과 분석
1) 레온티에프 가격모형의 기본 형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산업연관표는 각 산업이 제품의 생산을 위해 다른 산업의 생산품을 중간재로 얼마나 투입하였는지, 그리고 각 산업에서 생산된 제품이 다른 산업에서 얼마나 소비되었는지를 구조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산업연관표의 특성을 이용하여 우리는 특정 산업에서 생산된 제품의 가격을 해당 제품의 생산에 투입된 요소의 비용으로 분해하여 볼 수 있다.
Leontief(1936) 모형에 따르면 투입 요소의 비중이 고정되어 있고 제품의 가격이 투입 요소 비용에 따라 결정될 경우, 제품의 가격은 투입 요소의 비용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투입 요소의 가격이 상승하면, 이는 곧 기업의 생산비용을 증가시키게 되고, 결과적으로 기업은 이러한 생산비용 증가를 반영하여 제품가격을 높이게 된다. 더 나아가, 산업 간 연관 관계를 고려하면, 특정 산업의 제품가격 상승은 해당 제품을 중간재로 사용하는 다른 산업의 생산비용을 증가시켜, 경제 전체의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레온티에프 가격모형(Leontief price model)은 이러한 산업 간 물가 상승 파급효과를 투입-산출모형을 이용해 설명하는 모형으로, 이 모형에 따르면 개별 산업 에서 생산된 제품가격은 다음과 같이 결정된다.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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