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채상병
- 안타 6개 중 3개가 2루타. 엄격한 스트라이크존 때문에 애먹은 투수들 잘 이끌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진갑용도, '두산킬러' 현재윤도 그다지 돋보이지 않았다.
1B 오재원
- 몇년전에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10점차 이상되는 스코어를 뒤집고 연장전가서 이긴 경기가 있었다. 클리블랜드의 9회 마지막 공격, 3점차 뒤졌고 주자는 만루, 오마 비스켈 타석이었다. 그때 감독이 주문했단다. "3루타", 비스켈의 타격은? 진짜로 3루타. 그렇게 연장전에 돌입했고 케니 롭튼이 홈을 밟으면서 역대 최고 중 하나였을 역전승이 완성됐다. 주문한 감독이나 그걸 진짜로 해내는 선수나 둘다 돌+I 라고 생각했다.
그게 달님과 오재원이다.
2B 신명철
- 유혹의 명철신. 준PO 때 놀았다. 걸사마는 없었지만 브콜돼와 조동찬이 워낙 좋았다. 절치부심. PO 1차전 때 브콜돼와 걸사마는 뛸 수 없었다. 명철신에게 기회가 갔다. 3안타 작렬. 그런데도 2차전 때 주전이 아니었다. 또 다시 절치부심. 교체선수로 들어가 연장 14회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5경기 연속 2루타, 아무리 생각해도 엽기다. 명철신이 유혹한 건 이용찬이 아니라 아마도 햇님이 아닐까? 이렇게 된 이상 내년에도 데려가야지.
3B 김동주
- 꾸준히 쳤다. 5차전 홈런 하나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 김동주가 뒤에 있기에 김현수도 있다. 두산이 PO에서 이긴 이유는 김동주가 '내 맘대로 선정한 ALL-PO TEAM" 3루수 자리에서 걸사마를 제쳤기 때문일 수도 있다.
SS 박진만
- 김현수의 개념없는 질주를 나이스 플레이로 만들어준 수비는 정말 어이없었다. 천하의 박진만이 한턴에 실책 2개를 껴안다니. ILoveNBA 회원님들이 2009 WBC 한국 주전 유격수로 선정해준 박진만은 그래도 박진만이었다. 3차전 '김현수 시프트'는 소름이 끼쳤다. 첫 장면 기억하는가? 윤성환 글러브를 맞고 타구속도가 살짝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박진만이 잡아낼 줄은 몰랐다. 그런데 박진만의 말은 정말 무서웠다.
"글러브 안 맞았어도 충분히 잡을 수 있었는데..."
LF 김현수
- 1차전이 끝나고 햇님과 달님은 "김현수가 안좋다"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안좋았다. 그런데 다음날 멀티히트를 작렬시켰다. 그 다음날에는 박진만에게 걸려 고생이 많았다. 말로는 의식안하다고 했지만 그날 막판에 의도적으로 밀어치려는 모습을 보았는가? 그 다음날 바로 그 타법으로 멀티히트를 작렬시켰다. '김현수 시프트'를 자기 힘으로 박살냈다. 그리고 그 다음날에는 홈런에 쐐기타에 등등등 3안타 작렬시켰다. 마지막날도 따져보면 김현수 희생타가 결승점이 됐다. 나는 얘가 무섭다.
CF 이종욱
- 꽃님이 준PO 사나이라면 옹박은 PO 사나이다. 옹박의 발에서 나온 하이킥, 로우킥에 사자가 혼쭐이 났다. PO 타율이 5할이 넘는다. 6차전 8회말 기습번트는 센스만점. 무엇보다 하일라이트는 5차전에서 나온 다이빙 캐치! 비룡을 물겠다던 사자의 꿈은 거기서 날라갔다.
RF 최형우
- PO 기간 내내 가장 부담스러웠을 사나이. 온갖 삽을 다푸고 있는데 햇님은 "1년동안 열심히 해준 아이야^^"라며 계속 신뢰했다. 무서웠을거다. 그래서 보여줬다. 3차전 쓰리런은 '5점 뽑고 7~8점 주던' 과거 삼성의 포스를 보는 듯 했다. 무슨 말이냐, 그야말로 시원했다는 뜻이다.
DH 박석민
- 홍포를 빼서 곰팬들에게 미안하다. 그런데 PO의 진짜 주인공은 브콜돼인데 어쩌겠나. 1루수로는 아무래도 승리팀의 오재원에게 밀렸고 해서 마지막날 출전했던 DH 자리를 브콜돼에게 바친다. 장담하건데 브콜돼가 PEAK의 정점을 찍는 날, 그때까지 햇님이 사자의 우두머리로 남아있다면 지키는 야구를 버릴 것이다. 다 때려부순 다음에 지키는 야구, 요렇게.
P 이혜천
- 대한민국 그 어떤 투수도 그 존재만으로 양준혁을 라인업카드에서 삭제시킬 수 없지않나? 2001년까지 양신은 이혜천에게 4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기록했다. 그런데 2002년부터 2006년까지는 33타수5안타에 그쳤다. 2007년에는 이혜천이 놀았다. 2008년에는 이혜천이 나오는 날 아예 단 한번도 기용되지 못했다. 이혜천만 만나면 그날 고생은 물론이며 후유증이 몇일을 간단다. 그 특이한 폼 때문에. 혜천대사는 긁히는 날 빼고 모든 타자들에게 자비를 베풀지만 양신에게만은 아니었나보다.
그건 그렇고, 3차전 나이스 피칭. 6차전 만약 폭우가 방해하지 않았다면 역사에 남을 경기를 치를 수도 있었다(사실 무릎팍도사를 보고 잠들면서 내심 걱정했다. 정지훈군 정지훈군...) 최형우에 날린 사구들은 옥의 티. 정재훈도 잘했지만 내맘대로 뽑으라면 혜천대사다.
* 잡담
- 햇님은 사자도 맘먹고 물어뜯으면 꽤 무섭다는 것을 보여줬다. 아하! 이제서야 알게됐다. 5회까지 한 10점 뽑아주면 지키는 야구할 필요도 없지않나? 10점은 오버지만, 어쨌든 그게 안되니까 지금껏 그래왔던 것 같다. 젊은 사자들이 빨리 크면 햇님이 하고자 하는 진짜 야구를 볼 날도 금방 찾아올 것이다.
- 그런데 그 햇님께서 시즌 마지막날 '발'을 언급하셨다. 심상치 않다. 내년에는 발야구까지 장착? 그럴 능력되는 선수, 사실 사자 중에는 몇 없다. 그래도 집중훈련하겠단다. '발'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발' 이야기는 한국시리즈가 다 끝나면 기스게에 한번 썰을 풀 생각이다.
- 그 전에 잠깐 풀자. 곰은 느려야되는데, 왜 그리 빠른지 모르겠다. 도루의 발은 허상까지는 아니지만 그리 중요한 부분은 아니다. 진짜 무서운 것은 한 베이스 더 가는 발, 그리고 외야에서의 발이다. 그런데 그 발에서 뒤지지 않는 게, 비룡이다. 아니, 한 베이스 더 가는 발은 비룡이 더 나아보일 때가 많다. 정근우, 베이징올림픽 중국전에서 어이없는 주루플레이로 까임방지권 박탈 위기에 처할 뻔도 했지만 비룡일 때는 그렇게 안하면 안된다고 자기 입으로 말했다. 그런 실수, 야신은 욕하지 않는다. 달님도 마찬가지다. 한국시리즈 테마는 발이다. 누구 발이 더 지능적이냐..
- 곰들이 플레이오프하면서 얻은 최고 소득은 투수와 타자 모두 포스트시즌용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했다는 사실이다. 눈으로 보는 것과 직접 맞닥뜨리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비룡도 약간 애먹을 걸? 비룡이 적응하기 전에 치고나가라. 작년 보니까 2승도 부족하던데..
PS. 모 형님, 햄버거라도 안사주시면 축의금 그 티켓 2장으로 퉁 칩니다. 농담 아닐걸요... 병장형이랑 로리형은 야구장 한번 안오시나요~?
첫댓글 와~ 정말 잘 봤습니다. ^^ 그리고 역시나 우승은 SK 일까요? 왠지 두산과 삼성의 장점을 모아놓은 구단이 SK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롯팬이지만 두산-삼성 전을 보고나니 4위한게 기특할 정도입니다. 그래도 롯데야~ 전지훈련 SK 처럼 빡세게 해서 내년에는 우승해보자~
나 표 좀 줘 ㅠㅠ 어제의 이혜천은 진짜 비만 아니었으면 대형사고 칠 수 있는 컨디션이었다고 보고, 그래도 PO MVP는 정재훈을 줬으면 하는 생각이;;
정재훈 22222 그리고 PO에서만큼은 임태훈이 오승환 부럽지 않았습니다.
잠실 현장판매 경기시간 세시간전에 일반석은 그리 일찍 줄안서도 쉽게 사실 수 있어요~~
글 잘 봤습니다^^
한국시리즈 테마는 발이다. 누구 발이 더 지능적이냐../ 동감입니다.
명철신은 정말 놀라웠고... 이종욱은 이건뭐...-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