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23.5.31(수) 12;00-14;30
★장소;서울시 석관동 의릉(경종 묘)및 능이마을 본점
★참가;강주일, 고중운, 김윤석, 김종윤, 박승춘, 서만식, 성유경, 이광형, 이성원, 이화영, 임의택, 전현철, 차성근
-의릉 정자각 앞에서-
신록의 계절인 5월이 어느새 지나가고 바야흐로 성하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세월이 참으로 빠르다. 백구과극이란 말이 실감난다. 5월의 마지막 날은 사자중대 모임이다. 서울시 석관동에 위치한 의릉(경종 묘)을 탐방하고 오찬을 만끽하는데 있다. 예전에는 주로 오찬 모임으로 종료하였는데 전현철 지회장이 부임한 이후로는 역사문화 유적지를 답사하고 오찬을 즐기는 것으로 방향전환 하였다. 전현철 지회장과 성유경 회장의 아이디어 덕분이다. 금년에 벌써 두 번 째이다. 건강도 챙기고 배를 호강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다.
참으로 good idea다. 모임 장소는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 8번 출구이며, 시간은 12시이다. 사자 13명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시간을 칼같이 지킨다. 반갑게 인사나누고 성유경 회장의 안내로 의릉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약 1km 거리로 10분 소요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동캠퍼스를 거치면 의릉 입구 울창한 나무숲에 이른다. 성유경 회장은 역사해설가로 나선다. 논리가 정연하고 입담이 구수하여 듣는 이로 하여금 완석점두(頑石點頭)를 하지 않을 수없다. 매표소를 통과하여 홍살문과 정자각을 지나면 의릉이 선명하게 보인다.
파란 하늘과 초록빛 천장산과 푸른 잔디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능이라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의릉은 천장산 끝지락 봉곳한 곳에 위치한 조선 제20대 경종(1688-1724)과 계비 선의왕후(1705-1730) 어씨의 능이다. 경종의 아버지는 숙종이며 어머니는 한국 역사에 큰 파란을 일으킨 희빈 장씨다. 경종은 폐비 장희빈의 소생인데다 정치적으로는 남인계에 속하기 때문에 정치적 실세였던 서인들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혔다. 그러나 숙종은 신하들의 벌떼같은 항의에도 경종을 3살 때 세자에 책봉했다.
이 때문에 송시열은 사사되었고 서인은 실각했다. 희빈 장씨가 숙종에게 총애받던 시절 경종은 총명함이 뛰어난 세자로 칭송받았고 숙종의 극진한 배려속에서 성장했다. 숙종은 학문에 힘쓰는 것을 중히 여겨 세자는 4세 때 천자문을 익혔고 8세 때 성균관 입학례를 치렀다. 그런데 그가 14세 되던 해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다. 숙빈 최씨가 이복동생인 연잉군(영조)을 출산하면서 숙종과 장희빈의 관계가 멀어지자 세자 또한 숙종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정치적으로 남인이 실각하고 서인이 소론과 노론으로 분파되면서 숙빈 최씨는 노론의 지지를 받았고 세자는 소론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희빈 장씨가 인현왕후를 모함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숙종은 그녀를 용서하지 않았다. 이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이므로 신하들은 상소를 거듭했다. 그러나 숙종은 냉철하게 희빈 장씨를 내치고 사약을 내렸다. 이때부터 경종은 점차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했고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고 전해진다. 숙종은 병약한 경종을 보며 후사가 없는 것을 우려해 이복동생인 연잉군을 후사로 정할 것을 부탁했다. 이것이 추후에 큰 화를 불러 그를 지지하는 소론과 연잉군을 지지하는 노론간 당쟁이 격화된다. 경종이 즉위한지 2개월 만에 무자다병(자식도 없고 병이 많음)으로
정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워 휴양해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대리청정을 요구했지만 소론의 강한 반발해 철회되었다. 노론이 주도해 경종을 폐출하려는 역모사건이 일어나 노론의 핵심 4명을 사사한 뒤 노론의 주도적 역할을 했던 50여명을 처단하고 170명을 유배 또는연좌로 처벌했다. 이것이 신임사화다. 이후에도 소론은 노론에 가혹한 탄압을 벌여 경종 재위 4년 동안은 당쟁의 절정기였다. 이런 정국의 혼란으로 경종의 건강이 악화됐고 즉위 4년이 되던 해 자리에 누운지 며칠만에 급서했다. 짦은 치세 기간이었지만 경종은 서양의 수총기(소화기)를 모방해 제작했고
독도가 우리의 영토라는 내용을 담은 남구만의 <약천집>을 간행하는 등 열성적으로 업무에 나서기도 했다. 경종의 계비 선의왕후는 함원부원군 어유구의 딸로 첫번째 세자빈이었던 단의왕후가 사망하자 세자빈에 책봉되었고 경종이 즉위함에 따라 왕비가 되었다. 선의왕후는 경종이 사망하자 왕대비에 올랐다가 26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한다. 두 사람 사이에는 자녀가 없다. 참고로 경종의 첫번째 세자빈인 단의왕후의 능은 동구릉에 있다. 의릉을 답사하고나서 둘레길로 향한다. 울창한 아름드리 나무숲들이 터널을 이루어 시원한 그늘막을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청량한 공기와 피톤치드를 가슴 깊이 들이마시면서 상쾌하게 걷는 길이다. 3분 정도 걸으니 수령 200년 가까이 된 V 자 모양의 만고풍상을 겪은 향나무가 눈길을 끈다. 왼쪽 나무줄기는 죽고 오른쪽 나무줄기만 살았다. 사람으로 치면 반신불수인 셈이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단체사진을 남긴다. 이곳을 지나면 7.4 남북공동성명발표 강당이 나온다. 1972년 7월4일 남북한간 데탕트 분위기 속에서 분단 이후 남북이 처음으로 이후락과 김일성이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발표한 공동성명이다. 자주, 평화, 민족의 대단결이라는 평화통일 3대 원칙을 설정했지만 휴지조각으로 변한지 오래다.
이것 뿐만 아니라 2000년 6월15일 남북공동선언문,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도 마찬가지이다. 믿는 도끼에 제 발등 찍힌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이 곳을 지나면 산책로 양 옆에 흐드러지게 핀 산딸나무가 반갑게 맞이한다. 산딸나무는 위에서 내려다 보면 두 장씩 서로 마주보고있는 모습이 십자가를 연상케한다. 기독교인들의 전설에 의하면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힐 때 쓰인 나무가 산딸나무라고 한다. 꽃잎의 끝은 예수의 손바닥에 박힌 못처럼 색이 약간 바래고 흰 모양을 나타낸다. 붉은 수술은 예수의 머리에 씌어진 가시관을 나타내며 붉은 열매가 몇개씩 붙어있는 모습은 예수의 피를 나타낸다.
오늘날 중동지방에서도 산딸나무들이 많이 자란다. 의릉을 빠져나와 능이마을 본점으로 향한다. 500m 남짓거리다. 오찬 메뉴는 능이오리백숙(70,000원)이다. 능이버섯과 오리를 넣어 만든 보양식이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행복은 내가 좋아하는 동기생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막걸리와 소주로 권커니 잣커니 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사자들은 생도생활 4년 동안 한솥밥을 먹으면서 깊은 우정을 쌓은 절친한 동기생들이다. 그래서 더욱 각별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동안 마음속에 품었던 이야기 보따리를 실타래처럼 풀어놓고 한바탕 파안대소한다.
식사시간은 소통과 웃고 즐기는 자리다. 이야기 중에 핫한 주제는 뭐니뭐니해도 건강이다. 건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건강은 한순간에 갑자기 무너질 수 있다.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면역력 강화를 위한 음식섭취, 그리고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다. 사자들은 모두 건강해 보여서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그러나 앞으로도 건강관리를 철저히 해야한다. 이미 우리 곁을 떠난 사자 6명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자중대는 이번 모임을 통하여 대열 구국동지회에 각자 성금으로 30만원을 찬조하기로 하였다.
전현철 지회장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의 산물이다. 사자 모두 일심동체가 되어 찬성하였다. 이성원 동기가 무척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작은 성금이 나비효과를 불러올지도 모른다. 사자중대는 앞으로도 공원 산책이나 역사문화유적지를 탐방하고 점심식사를 하는 것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분기 1회가 아닌 자주 만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마치고 돌곶이역에서 각산진비(各散盡飛)하였다. 사자들은 성유경 회장을 제외하고 의릉이 어디에 있고 누구의 능인지 전혀 몰랐다. 이번 중대 모임을 통하여 새삼스럽게 알게 되어 큰 소득이었다.
역사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은 산교육이다. 흔히 역사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 그리고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사실이다. 성유경 회장이 시종일관 안내하면서 수고해준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자리였으며, 사자들과의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하는 기회였다, 사자중대 브라보!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동 캠퍼스 정문
서울 의릉
의릉 입구 울창한 나무숲에서 의릉의 역사에 관하여 설명하는 성유경 회장
도로를 횡단하여
의릉의 안내도에서 설명하는 성유경 회장
의릉 안내도
의릉 역사해설
매표소에서 바라본 경치
홍살문과 정자각, 비각을 지나서
비각
먼 발치에서 바라본 의릉
의릉 묘에서 바라본 경치
의릉 둘레길을 따라 이동
보리수나무
녹음이 짙어가는 싱그러운 초록빛 나무숲
수령 200년 가까이된 향나무
향나무를 유심히 살피는 사자들
향나무를 배경으로 단체 기념사진촬영
철책문 통과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발표 강당을 지나
둘레길 좌우로 도열한 산딸나무
의릉을 벗어나 능이마을 본점으로 향하여
돌곶이로 3번길
돌곶이로
능이마을 본점(오리고기와 닭고기 전문)
능이오리고기 백숙(70,000원)으로 식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