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와 민들레_ 최두석(1955 ~ )
간혹 부러 찾는
수백 년 묵은 느티나무 아래
민들레 꽃씨가
앙증맞게 낙하산을 펼치고
바람 타고 나는 걸 보며
나는 얼마나 느티나무를 열망하고
민들레에 소홀하였나 생각한다
꿀벌의 겨울잠 깨우던 꽃이
연둣빛 느티나무 잎새 아래
어느새 꽃씨로 변해 날으는
민들레의 일생을 조망하며
사람이 사는 데 과연
크고 우람한 일은 무엇이며
작고 가벼운 일은 무엇인가 찾아본다
느티나무 그늘이 짙어지기 전에
재빨리 꽃 피우고 떠나는
민들레 꽃씨의 비상과
민들레 꽃 필 때
짙은 그늘 드리우지 않는 느티나무를 보며
가벼운 미소가 무거운 고뇌와
함께 어울려 사는 모습 떠올린다.
[2003년 발표 시집 「꽃에게 길을 묻는다」에 수록]
첫댓글 ㅎㅎ
느티나무의 배려
민들레의 지혜
잘 배웁니다
멋진 작품
잘 감상했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느티나무는 오래오래 살기에
신목神木(당산나무)으로도 쓰인다네요.
시원한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