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電鐵)에서 신문을 보는 여성(女性)
오늘
퇴근길에 전철(電鐵) 경로석(敬老席)에서
음악(音樂)을 들었다
안산역에서
어느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女性)이
내 옆에 앉는다
짧은 원피스가 신경 쓰이는지
조심스레 의자에 앉더니
조심스레 신문(新聞)을 펼치더니 공부를 한다
하얗게 변해가는 머릿결을 보니
흐르는 세월(歲月) 앞에서는 이길 수가 없나보다
중후한 멋이 든다
그 나이에 불구하고 시력(視力)이 매우 좋은지
안경(眼鏡)도 안 쓰니 젊어 보인다
마치 스마트폰을 집중(集中)해서 보듯이
그녀가 신문(新聞)속의 기사(記事)를
보는 모습이 그야말로 꽃보다 아름다워 보인다
내가 전철(電鐵)을 타고 다니며
주변을 바라보노라면 스마트폰과 친구(親舊)가
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전철(電鐵)에서 책이나 신문을 보는 모습을
오늘 퇴근길에 보니 시선(視線)이 쏠리게 만든다
그 여성(女性)이
신문(新聞)을 접고 접어서 마치 책처럼 만든 후
보는 모습이 신기해 보인다
만약에 신문(新聞)을 펼쳐서 본다면
무슨 신문(新聞)인지
무슨 기사(記事)인지
궁금해서 어깨 너머로 살며시 보겠는데 말이다
퇴근길 복잡한 전철(電鐵)에
그 많은 승객(乘客)들은 하나같이 스마트폰의
삼매경(三昧境)에 빠진 것이다
내가 음악(音樂)을 듣다가
귀에 꼽은 이어폰을 빼게 만드는 이유(理由)는
신문(新聞)을 보는 그 여성(女性) 이라 그렇다
그 여성(女性)의 외모(外貌)도 그렇지만
스마트폰을 외면(外面)하고
신문(新聞)을 보는 모습이 장미꽃보다 아름다워
보이기 때문이다 ..... 飛龍 / 南 周 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