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맞이 답사 산행 계획-언제 : 2024. 3. 22(금)~23(토) 이틀간 : 네이버 카페 (naver.com)
자하 신경수 선생이 홍길동의 고향 장성의 산을 걷겠다고 공지를 올렸다.
지난번 보성의 오봉단맥을 같이 걸었던 이들은 반응이 없고 새로운 이가 동참하겠다는 표시를 했다.
3시 반쯤에 광주터미널에 도착한다기에 3시가 못 되어 집을 나선다.
밤내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해 하품이 나온다.
주차장에 차를 넣고 버스 도착홈에 가니 3시 25분이다.
모니터엔 30분, 45분 등 도착시각이 보인다.
50분이 지나도록 몇 대의 차가 도착하는데 신 선생님은 안 보인다.
터미널을 돌며 계속 기다린다. 전화기도 꺼져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의자에 앉아 바나나 우유에 빵을 먹고 있고,
의자에서 자는 사람 몇, 바닥에 비닐을 깔고 잠자는 이도 있다.
마중을 나온 이가 잠자다가 내린 어린 손자를 반갑게 맞이해 나간다.
터미널 안은 그리 춥지 않다.
4시 20분이 다되어 서울호남선 01:00 출발의 차가 도착한다.
신선생님이 내리고 배낭을 맨 젊은이가 이어 나오기에 그가 이현배님인 줄 알고 따라가 두번 묻는데 아니란다.
그는 황당했을 것이다. 다시 도착홈에 오니 뒤늦게야 이현배님이 나온다.
서울설렁탕에 들어가 키오스크로 주문하니 잠자는 주인이 나와 세그릇을 해 주고
다시 하품하며 들어간다. 영광이 고향이고 군인 부친을 따라 서울에서 공부했다는 이 형은 61년 생이다.
우린 그냥 친구하자고 한다.
신선생님이 낡은 배낭에서 붉으스름한 마가목열매주를 꺼낸다.
이형은 술을 조금 마시고 나도 운전때문에 입만 댄다.
주차장에 가 결재를 하니 한 시간이 훌쩍 넘게 지나 5,500원을 낸다.
어둠 속에 순환도로와 국도를 달려 장성호조정경기장이 가까운 수리재로 간다.
작동에서 고개를 넘는데 신선생은 북이면 조양리를 지나게 안내한다.
6시가 다 되어 사위가 밝아지기 시작한다.
고개 길 가에 차를 두고 등로를 찾아 헤매다 방지벽을 올라 경사지와 두릅밭을 지난다.
밭을 벗어나니 널찍한 등산로가 나온다.
랜턴을 켜고 걷다가 밝아져 금방 끈다.
낙엽 쌓인 길을 앞서 먼저 걷는데 이 형이 불러 사진을 찍는다.
혼자 먼저 오르니 산성 흔적이 보인다.
왼쪽으로 병풍 불태의 산줄기가 보이고 나무 사이로 장성호의 파란 호수가 보인다.
구름 사이로 붉게 물들지만 뜨는 해는 보이지 않는다.
망점산성에 등산로 가는 길 이정표가 서 있다.
등산로 가는 길로 가려다가 혹시 몰라 한참을 기다려도 일행이 오지 않아 배낭을 벗고 다시 내려가 본다.
이 형은 대장을 앞지르지 않겠다고 하며 서서히 따라온다.
산걸음이 정말 느린지, 걸음 느린 신대장님을 위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