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탐에 관한 몇 가지 소문 / 이동우 『국민일보/시가 있는 휴일』

<div class="figure-img" data-ke-type="image" data-ke-style="alignCenter" data-ke-mobilestyle="widthOrigin"><img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mGpZ/b71ada03e28b1835daf0f29ba1efb8cef6a20eba" class="txc-image" width="350" height="525" data-img-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mGpZ/b71ada03e28b1835daf0f29ba1efb8cef6a20eba" data-origin-width="564" data-origin-height="846"><div class="figcaption">사진 〈Pinterest〉</div></div><div class="figure-html" data-ke-type="html" data-source="<table width="650" align="center" class="txc-table" style="border: currentColor; border-image: none; width: 650px; height: 300px; font-family: gulim; font-size: 9pt; border-collapse: collapse;"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g="0"> <tbody><tr><td width="366" style="border: 1px solid rgb(220, 220, 220); width: 650px; height: 300px; text-align: center;"> 식탐에 관한 몇 가지 소문 이 동 우 오후 6시를 쩍-반으로 쪼개자 서녘으로 번지는 마블링 레스토랑이 비등점에서 끓어 오른다 ‘오늘’이라는 신선한 식재료 양파를 썰며 잘려 나간 손톱을 잊는다 냄새가 자지러진다 지붕 위에 뜬 달을 조등이라고 우기는 사장, 주변을 떠도는 양파, 손톱, 달이 기다란 꼬치에 차례로 꿰인다 한껏 치장한 손님들이 차례차례 꼬인다 허기가 퇴근길 발걸음에서 증폭되고 SNS의 엄지손가락이 요란 떨수록 초짜의 손도 떨린다 떠는 것들이 주로 소문을 옮기는데 유독 식탐에 관한 것들은 쇠심줄보다 질기다 모차르트 현약 4중주 17번 <사냥> 도입부의 뿔피리 소리가 고기 굽는 냄새와 버무려진다 레어와 미디엄 사이로 초원이 펼쳐지고 바람 끝을 씹는 송아지가 희미하게 보였다 사라진다 불을 통과할 때 소에게 마지막으로 지글지글, 울 기회가 주어진다 들판에 핀 어린 로즈메리를 닮은 선율 접시 위 풍경이 잠시 멈춘다 테이블마다 넘치는 미소엔 송곳니가 감춰져 있다 비명을 씹는 우아한 몸짓들 요리사들이 종일 뛰어다니지만 세상의 허기는 여전해 레스토랑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국민일보/시가 있는 휴일』2023.03.17. - <img src="https://img0.yna.co.kr/etc/inner/KR/2022/02/17/AKR20220217146200005_01_i_P4.jpg" width="250" style="clear: none; float: none;" border="0" vspace="1" hspace="1" exif="{}" actualwidth="250" /> 〈이동우 시인〉 △ 시집 <서로의 우는 소리를 배운 건 우연이었을까> &nbsp;&nbsp; 창비 | 2023 </td></tr></tbody></table> <table width="650" align="center" class="txc-table" style="border: currentColor; border-image: none; width: 650px; height: 160px; font-family: gulim; font-size: 9pt; border-collapse: collapse;"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g="0"> <tbody><tr><td width="366" style="border: 1px solid rgb(220, 220, 220); border-image: none; width: 643px; height: 100px; text-align: center;"> 육식 문화를 돌아보게 한다. 지글지글 고기 굽는 소리에서 소의 울음소리를 듣고, 손님들의 미소에서 송곳니를 본다. 〈국민일보/시가 있는 휴일〉 </td></tr></tbody></table> <center> <img width="15" class="txc-image"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mGpZ/a3b32ff85d2d9de4bb3baae1a50a190a8f70b956"> &nbsp; 모차르트: 현악 4중주 17번 내림 나장조 `사냥` - 2악장 (Mozart: String Quartet No.17 In B Flat Major K.458 `Hunting` - II. Menuetto. Moderato) · 푸른피아노 <iframe width="0" height="0" src="https://www.youtube.com/embed/XmaQGJfIDXk?amp;autoplay=1" frameborder="0" allow="accelerometer; autoplay; clipboard-write;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allowfullscreen=""></iframe> </center>"><div data-ke-class="article"><table width="650" align="center" class="txc-table" style="border: currentColor; border-image: none; width: 650px; height: 300px; font-family: gulim; font-size: 9pt; border-collapse: collapse;"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g="0"> <tbody><tr><td width="366" style="border: 1px solid rgb(220, 220, 220); width: 650px; height: 300px; text-align: center;"> 식탐에 관한 몇 가지 소문 이 동 우 오후 6시를 쩍-반으로 쪼개자 서녘으로 번지는 마블링 레스토랑이 비등점에서 끓어 오른다 ‘오늘’이라는 신선한 식재료 양파를 썰며 잘려 나간 손톱을 잊는다 냄새가 자지러진다 지붕 위에 뜬 달을 조등이라고 우기는 사장, 주변을 떠도는 양파, 손톱, 달이 기다란 꼬치에 차례로 꿰인다 한껏 치장한 손님들이 차례차례 꼬인다 허기가 퇴근길 발걸음에서 증폭되고 SNS의 엄지손가락이 요란 떨수록 초짜의 손도 떨린다 떠는 것들이 주로 소문을 옮기는데 유독 식탐에 관한 것들은 쇠심줄보다 질기다 모차르트 현약 4중주 17번 <사냥> 도입부의 뿔피리 소리가 고기 굽는 냄새와 버무려진다 레어와 미디엄 사이로 초원이 펼쳐지고 바람 끝을 씹는 송아지가 희미하게 보였다 사라진다 불을 통과할 때 소에게 마지막으로 지글지글, 울 기회가 주어진다 들판에 핀 어린 로즈메리를 닮은 선율 접시 위 풍경이 잠시 멈춘다 테이블마다 넘치는 미소엔 송곳니가 감춰져 있다 비명을 씹는 우아한 몸짓들 요리사들이 종일 뛰어다니지만 세상의 허기는 여전해 레스토랑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국민일보/시가 있는 휴일』2023.03.17. - <img src="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img0.yna.co.kr%2Fetc%2Finner%2FKR%2F2022%2F02%2F17%2FAKR20220217146200005_01_i_P4.jpg" width="250" style="clear: none; float: none;" border="0" vspace="1" hspace="1" exif="{}" actualwidth="250" /> 〈이동우 시인〉 △ 시집 <서로의 우는 소리를 배운 건 우연이었을까>    창비 | 2023 </td></tr></tbody></table> <table width="650" align="center" class="txc-table" style="border: currentColor; border-image: none; width: 650px; height: 160px; font-family: gulim; font-size: 9pt; border-collapse: collapse;"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g="0"> <tbody><tr><td width="366" style="border: 1px solid rgb(220, 220, 220); border-image: none; width: 643px; height: 100px; text-align: center;"> 육식 문화를 돌아보게 한다. 지글지글 고기 굽는 소리에서 소의 울음소리를 듣고, 손님들의 미소에서 송곳니를 본다. 〈국민일보/시가 있는 휴일〉 </td></tr></tbody></table> <center> <img width="15" class="txc-image"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mGpZ/a3b32ff85d2d9de4bb3baae1a50a190a8f70b956">   모차르트: 현악 4중주 17번 내림 나장조 `사냥` - 2악장 (Mozart: String Quartet No.17 In B Flat Major K.458 `Hunting` - II. Menuetto. Moderato) · 푸른피아노 <iframe width="0" height="0" src="https://www.youtube.com/embed/XmaQGJfIDXk?amp;autoplay=1" frameborder="0" allow="accelerometer; autoplay; clipboard-write;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allowfullscreen=""></iframe> </center></div></div><div class="figure-open" contenteditable="false" data-ke-type="opengraph" data-ke-align="alignCenter" data-og-type="website" data-og-title="서로의 우는 소리를 배운 건 우연이었을까 - YES24" data-og-description="“울음이 되지 못한 울음을 하나하나 줍는 손길이 있다”끝없이 소비하며 무너지는 존재들을 향한 뼈아픈 물음 구원과 해방을 꿈꾸는 투명한 연대의 목소리 진정성으로 돌파하는 꾸밈없는 언" data-og-host="www.yes24.com" data-og-source-url="http://www.yes24.com/Product/Goods/117835219" data-og-url="http://www.yes24.com/Product/Goods/117835219" data-og-image="https://scrap.kakaocdn.net/dn/pd6ws/hyRWnJxOka/3a67kaPlDzGuwCPzqyI4oK/img.jpg?width=750&height=1200&face=0_0_750_1200,https://scrap.kakaocdn.net/dn/TDBth/hyRXqLpKex/VW2eK3ULnnfCClcckTxMt0/img.jpg?width=750&height=1200&face=0_0_750_1200,https://scrap.kakaocdn.net/dn/bNVK8z/hyRXutv7kd/9estvO25yvRMCxs2k36VD0/img.png?width=840&height=1188&face=0_0_840_1188"><a href="http://www.yes24.com/Product/Goods/117835219" target="_blank" data-source-url="http://www.yes24.com/Product/Goods/117835219"><div class="og-image" style="background-image:url(https://scrap.kakaocdn.net/dn/pd6ws/hyRWnJxOka/3a67kaPlDzGuwCPzqyI4oK/img.jpg?width=750&height=1200&face=0_0_750_1200,https://scrap.kakaocdn.net/dn/TDBth/hyRXqLpKex/VW2eK3ULnnfCClcckTxMt0/img.jpg?width=750&height=1200&face=0_0_750_1200,https://scrap.kakaocdn.net/dn/bNVK8z/hyRXutv7kd/9estvO25yvRMCxs2k36VD0/img.png?width=840&height=1188&face=0_0_840_1188)"></div><div class="og-text">서로의 우는 소리를 배운 건 우연이었을까 - YES24“울음이 되지 못한 울음을 하나하나 줍는 손길이 있다”끝없이 소비하며 무너지는 존재들을 향한 뼈아픈 물음 구원과 해방을 꿈꾸는 투명한 연대의 목소리 진정성으로 돌파하는 꾸밈없는 언www.yes24.com</div></a></div> 이동우 시집 〈서로의 우는 소리를 배운 건 우연이었을까〉 창비 | 2023<div class="figure-open" contenteditable="false" data-ke-type="opengraph" data-ke-align="alignCenter" data-og-type="website" data-og-title="[시가 있는 휴일] 식탐에 관한 몇 가지 소문" data-og-description="오후 6시를 쩍-반으로 쪼개자서녘으로 번지는 마블링레스토랑이 비등점에서 끓어 오른다‘오늘’이라는 신선한 식재료양파를 썰며 잘려 나간 손톱을 잊는다냄새" data-og-host="news.kmib.co.kr" data-og-source-url="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92045" data-og-url="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92045" data-og-image="https://scrap.kakaocdn.net/dn/bnAb1t/hyRXDqrYXx/GDyQhjteIlodOO7yGqSZJ1/img.jpg?width=458&height=732&face=0_0_458_732,https://scrap.kakaocdn.net/dn/qptxB/hyRWqzurph/bylrsJAGekwnncK0rrN5Kk/img.jpg?width=458&height=732&face=0_0_458_732"><a href="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92045" target="_blank" data-source-url="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92045"><div class="og-image" style="background-image:url(https://scrap.kakaocdn.net/dn/bnAb1t/hyRXDqrYXx/GDyQhjteIlodOO7yGqSZJ1/img.jpg?width=458&height=732&face=0_0_458_732,https://scrap.kakaocdn.net/dn/qptxB/hyRWqzurph/bylrsJAGekwnncK0rrN5Kk/img.jpg?width=458&height=732&face=0_0_458_732)"></div><div class="og-text">[시가 있는 휴일] 식탐에 관한 몇 가지 소문오후 6시를 쩍-반으로 쪼개자서녘으로 번지는 마블링레스토랑이 비등점에서 끓어 오른다‘오늘’이라는 신선한 식재료양파를 썰며 잘려 나간 손톱을 잊는다냄새news.kmib.co.kr</div></a></div>식탐에 관한 몇 가지 소문 / 이동우 『국민일보/시가 있는 휴일』 ▷원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