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값 못 막아 허덕이는 가계 빚 폭탄 터지나
대도시 주택 소유주와 사회 초년생 연체 늪 허우적
고물가와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캐나다 가계 경제가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제외한 신용카드 대금이나 자동차 할부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연체율이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신용평가기관 에퀴팩스 캐나다가 26일 발표한 3분기 보고서를 보면 90일 이상 연체된 비모기지 부채 비율은 1.63퍼센트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퍼센트나 급등한 수치다. 모기지를 제외한 부채는 신용카드 결제 대금과 마이너스 통장(라인 오브 크레딧), 자동차 구매 대출 등이 포함된다. 주택 담보 대출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악성 부채들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가계 재정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연체율 상승과 함께 전체적인 가계 빚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3분기 기준 캐나다 전체 소비자 부채 총액은 2조 6천200억 달러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3.4퍼센트 증가했다. 소비자 1인당 평균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빚’은 2만2,321달러로 1년 새 511달러 증가했다. 집 대출을 빼고도 평균 2만 달러 넘는 빚을 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다소 안정화되는 조짐을 보였던 가계 부채 상황은 3분기에 들어서며 다시금 악화했다. 사회 초년생인 청년층 가구와 생활비가 비싼 대도시 거주 주택 소유주들 사이에서 재정 악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높은 주거 비용과 물가 상승 압박을 견디다 못해 빚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다 연체의 늪에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가오는 연말이 더 큰 문제다. 통상적으로 4분기는 크리스마스와 박싱데이 등 쇼핑 시즌이 몰려 있어 신용카드 사용량이 급증하는 시기다. 금융권에서는 소비 지출이 늘어나는 향후 몇 주가 캐나다 가계 경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부채 상환 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연말 지출이 늘어날 경우 연초에 대규모 연체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