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치료 중 식이섬유와 영양 관리
B형간염과 영양 <1>
B형간염이란?
B형간염(hepatitis B virus infection, HBV)은 전 세계적으로 2억 6000만명이 만성적으로 감염되어 있으며 간경변 및 간세포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B형간염 바이러스는 DNA 바이러스이며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염된다.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산모로부터 태어난 신생아에게 적절한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신생아가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는데, 이를 수직 감염 또는 주산기 감염이라고 부르며 우리나라에서는 수직 감염이 B형간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 외에도 B형간염 환자와의 성접촉,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에 손상된 피부나 점막이 노출되는 경우, 비위생적인 시술(문신, 침, 부황, 피어싱 등), B형간염 환자와 면도기, 칫솔 등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에도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환자의 혈액을 취급하는 채혈실, 검사실의 의료인 등도 감염의 위험성이 높다.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와 가벼운 포옹이나 입맞춤, 식사를 같이 하는 등의 일상적인 사회생활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은 적다.
간염바이러스 비교
한국인 간질환에서의 유병률 및 질병부담에 근거하여 판단했을 때 B형간염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다음으로는 C형간염, A형간염이 뒤를 이으며 D형간염과 E형간염은 상대적으로 드물다.
B형간염의 병태생리
B형간염 바이러스(HBV)에 감염되면 간세포 내에서 바이러스 복제가 일어나며 숙주 면역반응에 의해 간세포 손상이 발생한다. HBV는 직접적인 세포독성을 유발하기보다는 감염된 간세포를 제거하려는 숙주 면역반응이 염증과 조직 손상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만성 염증 반응은 간세포의 괴사와 재생을 반복시키며 장기적으로는 간섬유화 및 간경변, 간세포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영양대사 변화
간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대사의 중심 기관으로 간세포 손상 시 영양소의 합성·저장·대사 기능이 현저히 저하된다. 특히 단백질 합성 저하는 알부민 감소와 응고인자 생성 저하를 초래하며 이는 부종과 출혈경향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포도당 대사 장애로 인해 저혈당 또는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나고 지질대사 이상으로 고중성지방혈증이나 지방간이 동반되기도 한다.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는 염증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의 지속으로 인해 비타민A·C·E·D, 셀레늄, 아연 등의 항산화 영양소 소모가 증가한다. 간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또한 에너지 생성 효율을 떨어뜨리며 피로감과 근감소증(sarcopenia)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특히 간질환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단백질-에너지 영양불량(Protein-energy malnutrition; PEM)은 질병 예후를 악화시키는 주요 인자로 지목된다.
장-간 축(gut-liver axis)
최근 연구에 따르면 B형간염 환자에서 ‘장-간 축(gut-liver axis)’의 불균형 또한 중요한 병태기전으로 부각되고 있다. 장내 세균총의 변화(dysbiosis)는 장 점막 투과성을 증가시켜 내독소(lipopolysaccharide)의 간문맥 유입을 촉진하고, 이는 간세포 염증을 지속시키는 자극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프로바이오틱스나 식이섬유의 섭취가 간 염증 완화에 기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 근거는 제한적이지만 향후 영양치료 접근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영양상태와 임상 예후의 연관성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 영양불균형은 질병 악화 및 합병증 발생 위험과 밀접히 연관된다.
특히 저단백·저체중 상태, 즉 영양불량은 간경변 및 간세포암으로의 진행 위험을 높이며, 양호한 영양상태가 치료 반응률 증가와 연관됨이 일부 연구에서 보고됐다.
HBV 관련 급성간부전 환자에서 조기 영양지원이 28일 생존율 향상과 연관되었다는 관찰 연구 결과가 있으며 이는 중증 간질환 환자에서 충분한 에너지 및 단백질 공급이 임상 예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B형간염은 단순한 감염질환이 아니라, 대사질환적 특성을 지닌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간 기능 손상은 탄수화물·단백질·지질·미량영양소 대사 전반에 영향을 주며 영양 상태는 환자의 면역 반응, 재생 능력, 생존율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따라서 약사 및 의료진은 항바이러스 치료와 병행하여 적극적인 영양평가 및 맞춤형 영양 중재를 시행해야 하며, 이는 B형간염 환자의 장기 예후 개선의 핵심 요소로 고려돼야 한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