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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줄이는 실전 노하우 연봉 18억원의 대치동 스타 강사 이범씨가 무료 인터넷 강의로 돌아와 사교육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사교육계의 서태지’라고 불리던 그가 말하는 사교육의 허와 실, 사교육에 휘둘리지 않는 스스로 공부법은 어떤 내용일까.
아직도 학원계에서 ‘과학 강사 하면 이범’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몇 년째 전국 최다 수강생 기록, 강남 유일의 300석 강의실 마감, 오프라인 학원 동시 수강생 4500명 기록까지, 그가 가진 기록들은 현재 스타 강사들도 흉내 내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런 이범씨가 사교육계를 떠나게 된 건 학원가에서 얻은 ‘마음의 병’ 때문이다. 특히 함께 하던 학원 강사 친구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며 그는 무한 경쟁에 놓인 학원 교육에 대한 큰 회의에 휩싸였다. 결국 이전 연봉의 30분의 1만 받고 강남구청 인터넷 사이트에서 과학 강의를 하고 있지만, 그의 실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거품으로 가득 찬 사교육 시장의 정점에 있던 이범씨가 그 세계를 비판하며 <이범, 공부에 반(反)하다>라는 책을 냈다. 이 책을 통해 그는 사교육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만의 공부법을 개발한 후에 사교육을 이용할 것을 권한다.
▶사교육, 정말 필요할까 사교육의 기본은 선행학습이다. 사교육의 메카라고 불리는 대치동의 경우 유치원 때부터 시작되는 선행학습이 대학 입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범씨는 여기서 그 선행학습이 정말 성적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지 냉정하게 살펴볼 것을 권한다.
“중학교 때 정석 끝냈다고 으쓱해 하던 아이들이 왜 고3이 되면 다 똑같아질까요? 선행학습에 찌들어 있는 지금 세대의 학습능력이 이전 세대보다 높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실제로 서울대가 입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학습능력 평가 그래프는 영어를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매년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사교육이 학생의 학습능력을 전혀 보증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죠.”
그는 <한국의 공부벌레들>이라는 책을 예로 든다. 전교 1등을 유지하는 100명의 학생들을 인터뷰한 이 책을 보면,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초등학교 때부터 선행학습을 시작하는 게 드물다. 선행학습을 시작하는 평균시기는 중학교 2학년이나 3학년이다.
이범씨는 그 이유를 고등학교 교과과정과의 연결에서 찾는다. 수학의 경우 집합, 인수분해, 함수에 이르는 교과과정의 순서는 중3 때와 고1 때가 같고 심화된 정도만 다르다. 교과과정이 개편되지 않는 한 대입의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중2~3학년 때부터 선행학습을 시작하는 것이 적당하다. 그 이전에 선행학습을 시작해서 공교육에서 배우는 시간과의 차이가 심해지면 오히려 학습내용을 기억하지 못해 성적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시간 낭비, 돈낭비만 될 뿐이다.
“사교육 과열에 따른 에너지 낭비의 대표적인 예가 ‘창의력 수학’이에요. 특수고 입시 때만 볼 수 있는 창의력 수학의 경우 중2 때까지 교과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일반 기하학에 기초하고 있어요. 중2 때까지 교과서로 배운 후, 특수고에 입학하길 원하는 경우에만 중3 때 사교육을 통해 심화시키면 되는데 학원가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부추기는 거죠. 필요한 시기가 돼서 집중적으로 투자하면 되는 공부를 불안감에 먼저 시작해서 집중력만 떨어뜨리는 경우죠.”
이범씨는 선행학습은 중2 때까지 미루고 그전의 시간을 ‘시행착오의 시기’로 남겨달라고 주장한다. 중학교 1학년은 자신만의 공부법을 찾아서 정립하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고.
▶나만의 공부법을 찾아내라 사교육의 대부분은 예습에 해당하는 선행학습이다. 하지만 실제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복습이 예습보다 백 배 중요하다.
“수험은 일정 수준 이상에 오른 이후 끊임없이 완성도를 추구해야 하는 공부예요. 체계적이고 완전한 수준의 복습이 전제되어야 하죠. 사교육은 선행학습 위주의 시스템이기 때문에 성적을 올리기 위한 복습 훈련을 시켜주진 못해요. 복습을 하는 노하우가 바로 자기만의 공부법이에요.”
학생이 자기만의 공부법을 찾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보는 시행착오의 시기가 필요하다. 효과적인 공부법으로 정평이 나 있는 방법도 본인에게 맞지 않으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오답노트. 많은 학생들은 오답노트가 취약점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상위권 학생들에게만 유리한 방법이다. 중하위권의 경우 오답의 개수가 많으므로 오답노트를 만드는 것 자체가 상당한 노동이 된다. 상위권에서도 ‘과잉 꼼꼼증 환자’의 경우 오답노트를 만들기 위해 필요 이상의 에너지와 시간을 소모하기 때문에 들인 시간만큼 효과를 거두기가 힘들다.
“손주은 선생이 쓴 <고3 혁명>에 따르면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거래요. 우선 책상 앞에 오랫동안 앉아 있을 수 있는 끈기가 공부의 원동력이라는 거죠. 반면 조승연씨의 <공부 술>을 보면 한 과목을 20분 이상 지속하지 않는 것이 좋대요. 끈기보다는 공부 테크닉의 중요성을 주장하니까요. 저의 경우요? 저는 고3 시절에 공부하는 과목을 1시간마다 교체하면서 공부하는 자리까지 옮겨 다녔어요. 하지만 저보다 성적이 뛰어난 친구 중 한 명은 한 과목을 파고들면 네다섯 시간은 꼼짝 않고 자리에만 앉아 있었죠. 효과적인 공부법이라고 해도 자기에게 맞지 않으면 소용없어요. 그래서 자기만의 공부법을 정립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이때의 시행착오는 눈감아줄 만큼 부모는 여유를 가져야죠.”
하지만 어릴 때부터 사교육에 시달려온 학생들이 갑작스럽게 스스로의 공부법을 정립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더 사교육에 의존하는 악순환을 끊어버리기 위해 그를 찾아온 학생들에게 그는 과목별로 다른 공부법을 제시해준다.
출처 - 리빙센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