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지원사 :
저는 어렸을 때 유치원을 다니다가 그만두었습니다. 동네친구들을 불러서 노는게 유치원에 가서 숫자공부하고 글자 공부하는 것 보다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유치원에 가면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고 정해진 시간에 공부하고 정해진 놀이만 하는 것이 따분했습니다.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만 잘 따라하면 예쁜스티커를 주셨는데 그것도 하나도 부럽지 않았습니다. 저는 동네친구들과 함께 직접 여러 가지 놀이를 만들면서 또 때로는 놀다가 싸우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하고 하면서 내 추억을 내가 만들어 가는 어린시절이 좋았습니다.
방학 때 사촌동생들과 놀아주기 위해 이모댁에 갔었는데 6살짜리 막내부터 12살짜리 첫째까지 아침에는 하루 종일 유치원, 학교에서 있다가 끝나고 피아노학원에 갔다가, 수업보충학원을 들렸다가 집에 와서는 영어테이프를 틀어놓고 하루종일 엄마가 시키는 대로 영어공부와 숙제를 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을 보고 너무 안타깝고 안쓰러웠습니다.
세상의 지혜는 공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친구들 속에도 있고 내가 본 풍경 속에도 있고 어렸을 때 키우던 애완동물 속에도 있다는 걸 요즘의 아이들은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치원을 다니지 않았던 제게는 같이 모여서 노는 친구들, 집에 있던 많은 책들, 하루종일 밖에서 뛰어놀던 일들, 키우던 동물들이 제 선생님이자 친구들이었고 그것 자체가 공부였습니다.
저는 더 많은 아이들이, 그리고 부모님들이 단순히 지식적인 배움이 아닌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른들이 시켜서 사는 삶이 아닌 진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며 그것을 이루어가는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동인성교육 강의를 들으며 ‘아이들이 주인이 되는’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와 정말 좋은 곳이구나’ 생각했지만 막상 지원을 하려니 ‘내가 그곳에 가서 아이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곧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내가 무엇을 도와줄까, 내가 무엇을 해줄까가 아니라 내가 그곳에서 더 많이 배워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아직 전공을 정하지 않은 새내기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제 꿈이 ‘끊어진 관계를 회복시키고 상처받은 곳을 치유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특별히 탈북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주체적인 삶을 살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아이들이 누군가에 의해 사는 삶이 아닌 진짜 자신의 삶을 찾아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 아이들이 통일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방학을 통해 호숫가마을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통해 배우면서 제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갔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첫댓글 '끊어진 관계를 회복시키고 상처받은 곳을 치유하는 사람'
'아이들이 누군가에 의해 사는 삶이 아닌 진짜 자신의 삶을 찾아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
좋은 꿈과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추동 농활이 김예나님의 귀한 꿈에
한발 더 다가가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격려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세상의 지혜는 공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친구들 속에도 있고 내가 본 풍경 속에도 있고 어렸을 때 키우던 애완동물 속에도 있다는 걸 요즘의 아이들은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적 자유롭게 놀며 배웠던 것처럼 추동에서의 시간이 김예나님과 아이들에게 그러하길 바라요.
추동 농활 1기! 전설이 될꺼에요.
최선웅 선생님, 권민정 선생님과 함께라니 더더욱 좋겠어요.
지지방문갈꺼에요. 추동애서도 만나요.
"내 추억을 내가 만들어 가는 어린 시절"
안녕하세요? 후배님!
용기 내어 추동에 지원하신 것, 참 잘하셨어요.
최선웅 선생님과 함께하니,
아이들이 스스로 "내 추억을 내가 만들어 가는 어린 시절" 갖도록
잘 돕고 오실 수 있을 거예요.
학교에서 만나요~ ^^
생각이 참 이쁘네요~
고마워요 예나 학생. 잘되기 바라요.
예나를 통해 하나님 기뻐하시는 뜻이 이루어지기 바라요.
예나~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