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지는 날씨에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따뜻한 집을 나와, 겨울에 걷기 좋은 둘레길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에는 걷기에 좋은 둘레길이 여러 코스가 있다. 서울둘레길, 한양도성길, 북한산 둘레길 등등. 그 중 북한산 둘레길을 소개하고자 한다.
북한산 둘레길은 총 길이가 71.5km로 북한산을 완만하게 걸을 수 있는 산책로이다. 1구간에서 21구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보통 한 구간이 1~2시간 걷기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각 구간별로 특색이 있어 겨울철에도 지루하지 않게 걷기 좋은 코스로 유명하다. 그 중 1구간은 소나무 숲길로 수유역에서 가깝다. 1시간 정도 산책하기 좋은 코스로, 소나무 숲길의 시원한 송진 향과 함께 걸을 수 있는 구간이다. 마지막 21구간 우이령길은 사전 예약신청을 해야만 걷기가 가능하다. 21구간인 우이령길은 북쪽의 도봉산과 남쪽의 북한산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다.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된 지역으로 하루 1,000명에게만 제한되어 있어 미리 국립공원관리공단 예약통합시스템(http://reservation.knps.or.kr/)에 접속해 탐방예약을 하여야만 걸을 수 있다. 우이령길은 6.8km의 길이로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둘레길 중 가장 긴 구간이기도 하다.
이 외에 구간에 대한 정보는 북한산 국립공원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구간별 거리와 난이도, 둘레길의 특징, 자세한 교통편 등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둘레길을 걷다 보면 각 구간마다 포토포인트가 있다. 이곳에서 인증샷을 찍어 탐방지원센터나 둘레길 안내소로 가져가면 스탬프를 찍어준다.
21개 구간의 스탬프를 모두 받으면 완주인증서를 발급해준다. 북한산 둘레길을 걸으며 조금 더 재미있게 완주할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카미노 카페(https://cafe.naver.com/camino) 12월 걷기 모임으로 북한산 둘레길 21구간에서 출발하여 18구간까지 걷는 프로그램이 공지가 되었다. 공지를 보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바로 신청했다. 이 온라인 카페는 카미노를 다녀왔거나, 준비 중인 사람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데, 매달 1회씩 걷기 모임을 함께 한다. 보통은 20~30km 정도를 걷는다. 걷기모임을 통해 카미노를 준비 중인 회원들에게 수차례 카미노를 다녀온 선배들이 많은 정보를 공유한다. 스페인 주변나라부터 걷기 시작해서 한 번에 2~3,000km씩 카미노를 다녀온 선배들의 아낌없는 정보공유의 자리이기도 하다.
카미노 카페 회원들은 보통 10kg의 배낭을 메고 걷는다. 50~80대의 시니어들이 대부분이다. 프랑스 카미노길을 12번 다녀온 70대 회원도 있었다. 그는 내년에 손자와 함께 포르투갈 카미노길을 떠날 예정이다. 이 모임을 이끌고 있는 리노 회원님은 80대이다. 앞장서서 걸으며 후배들을 이끌어 준다.
12월은 송년모임과 함께 북한산 둘레길을 10여키로 걷는 일정으로 짜여졌다. 우이경전철 솔밭공원역 1번 출구에 30여명이 모였다. 처음 나온 사람도 있고, 빠지지 않고 나오는 사람들도 있다.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고 걷기 시작했다. 21구간 일부와 20구간 왕실묘역길에서 출발하여 19구간 방학동길을 걷고, 18구간 도봉옛길에서 끝내는 코스였다.
19구간 방학동길은 전 구간이 숲길로만 이루어져 있다. 힘든 코스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10kg 정도의 배낭을 메고 걸으니, 자연스레 땀이 난다. 겨울 날씨에 두껍게 껴입은 옷을 하나씩 벗으며 걸었다. 19구간은 쌍둥이 전망대가 있고, 그 곳에 올라가면 북한산과 도봉산 전경을 모두 볼 수 있다.
방학동 길의 총 길이는 3.1km이며,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코스다. 오르막이 중간에 있지만 험한 길은 없다. 전망대에서 북한산과 도봉산의 경치를 즐기고 내려와 18구간인 도봉옛길로 들어섰다. 숲길을 3.1km 다시 걸었다. 오르막이 다시 한 번 나온다. 오르막을 만나면 곧 내리막이 있겠구나 하며 걷는다. 힘들게 오르면 잠깐 성취감을 주고는 곧 내리막이다. 높은 산이 아닌 둘레길도 오르락, 내리락 걷는다. 죽은 나무로 길을 만들어 놓아서 걷는 재미를 더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