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한지 15년, 큰딸15세, 막내딸4세, 제주여행은 신혼여행까지 합쳐서 대여섯번,,,
이번 제주여행의 컨셉은, 휴양이다. 여기저기 많은 곳을 돌아다니느라 피곤하지 않기, 사진찍느라 정작 볼것 느낄것 놓치지 않기다. 최소한의 장소를 엄선하고, 최소한의 사진찍기이다. 또 하나의 컨셉은 서울에서 먹어보기 힘든것만 먹어보기로 했다. 갈치국, 보말칼국수, 성게미역국, 전복죽, 회국수, 물회등이다.
11월25일, 비가 살짝 뿌리는 듯 하다. 그래도 계획했던 대로 시내버스를 타고 공항에 갔다. 우산도 하나 챙기고, 썬그라스도 챙겼다. 버스를 갈아타고 공항에 도착하니 40분전이다.
딱알맞다. 진에어, 여행준비로 서두르는 탓에 점심을 제대로 못먹었다. 공항에 도착하여 차를 인수받고 나니 4시 40분. 공룡랜드를 갈까 용두암을 갈까 하다가 그냥 작년에 갔던 푸짐한 식당, 청해일을 가자고 남편과 의견일치를 봤다. 6시가 좀 안된 시각이라 손님은 한팀뿐이없다. 배가 몹시 고파서, 부지런히 나오는 밑반찬들은 나를 기분좋게 하였다. 미련하게 그 밑반찬들을 집어가지 못하게 하고는 모두 먹고나니 정작 회가 나왔을때는 몹시 부담스럴 뿐이었다. 죽과 튀김은 싸달라고 하고 숙소인 전망좋은 집을 찾아갔다.
캄캄한 밤에 해변도로에서 불켜지지 않은 전망좋은집 간판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게다가 근처 펜션들은 모두 휘황찬란하게 불이 켜져있으니... 저렴한 숙소에다 전망좋다는 말에 예약한 전망좋은 집.,, 저렴하기에 별 기대를 안했는데, 없는게 없다. 헤어드라이기, 로션, 샴푸, 전자렌지와정수기(복도에 있긴하지만), 씽크대, 베란다와 작은 탁자까지.. 잠시 보일러를 틀었으나 너무나 덥고, 게다가 모기가 한마리 있어서 전기모기향을 피우고 창문을 열고나서야 잠이 들었다.
겨울날씨 답지 않게 날씨가 푸근했다. 햇살도 적당히 좋았다. 다음날 아침은 전날 싸온 튀김과 죽을 먹고, 주인아저씨가 안내해준 곳에 가서 커피도 타서 마신후 숙소를 나왔다.
제주도에 오면 언제나 빠뜨리지 않고 가보는 곳, 송악산으로 향했다. 숙소를 나와 송악산으로 향하던 중, 동네 작은 마트에 들어갔다. 우유와 두유를 사고는 귤 조금 살수없을까 물었더니, 구석 커다란 비료푸대같은곳에서 귤을 8개 담더니, 그냥 가져가시란다. 아, 귤8개에 감동을 하고는 정말 그냥 주시는거냐고 재차묻고는 기분좋게 차에 올랐다.
4살 딸아이와 남편은 송악산 뒷편에 있는 말을 탔다. 주름진 아저씨가 말고삐를 잡고 구성진 노래-노동요같은 노래를 부르시며 100여미터를 돌고왔다. 처음에 무섭다고 안탄다던 딸아이는 내리더니, '다음엔 빠른 말타자..' 한다. 재미있었나보다. 딸아이와 함께 송악산을 오르니 역시 그 분화구는 아직도 거기에 있었다. 바람도 거기에 있었다. 바람을 이겨낸 풀들도, 꽃들도 그대로 거기에 있었다. 산정상에 올라 귤을 까먹는 그 재미란 잊을수가 없다. 정오가 되자, 핸드폰을 꺼내 미국에 있는 큰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기 제주도, 송악산이라고,,,
송악산을 나와 삼방산을 바라보며 점심으로 뭘 먹을까하다가 보말칼국수라고 쓰여진 허름한 곳을 들어갔다. 가보니 술을 주로 파는 곳, 우린 보말칼국수하나와 문어물회를 시켰다. 양적은 것을 무척 싫어하는 남편은 공기밥을 두그릇이나 추가시켰다. 공기밥 한그릇은 안받으신다 하여 16000원을 계산하고 나왔다. 다시 차를 몰고 휴애리로 향했다. 감귤체험까지 신청했는데, 휴애리는 어떤 곳일까 궁금했다. 한가하고 한적하며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은 좋으나 팻말등이 없어서 많이 돌고 돌았다. 한참을 기다리고 물어보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감귤체험하는 곳을 발견하였다. 흑돼지쇼는 정시에 시작한다고 하여 흑돼지쇼를 먼저 보고 감귤을 땄다. 실컷 먹고 두 봉지를 땄다. 봉지가 무척이나 작은것이 아쉬웠다. 귤은 달고 물이 많아 맛났다. 그곳에서 따면서 먹었던 귤과 마트에서 거저 주는 8개의 귤 맛은 지금도 잊을수가 없다.
겨울 짧은 해는 5시만 되어도 해가 어스름해진다. 우리는 휴애리를 나와서 씨에스카페에서 적어간 삼다감귤뚝배기를 찾아갔다. 남편은 고등어구이, 나는 성게미역국을 시켰다. 갈치조림이 3만원이어서 너무 비싸서 고등어구이를 시킨 남편이 안됐다. 나는 다짐했다. 집에 가면 꼭 제주갈치를 사서 갈치조림을 푸짐하게 해 주리라..
금호콘도로 향했다. 남편은 새벽 5시면 일어난다. 반면 딸아이와 나는 9시에 일어나야 기분이 상쾌하다. 콘도에서도 어김없이 남편은 일찍 일어나 제주지도를 공부하며 우리가 일어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아침은 금호콘도 내에 있는 식당에서 뚝배기랑 전복죽을 시켜서 먹고는 큰엉주변을 산책 하였다. 서귀포라 그런지 정말 흐드러지게 귤들이 열렸다. 여기저기 떨어져있는 멀쩡한 귤들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아까워서.. 주렁 주렁 열린 귤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성해진다. 혹시 일손이 부족해서 못따는건 아닌가 싶게 귤달린 가지가 땅에 닿아있고 한 나무에 귤이 두세상자는 족히 나올거 같다. 귤을 좀 더 많이 자주 사먹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금호콘도 앞에서 귤10키로 한상자를 13000원에 샀다. 덤으로 받은 귤서너개와 감귤초코렛덕분에 기분도 좋아졌다.
물놀이를 좋아하는 딸아이를 위해 튜브와 비치볼을 들고 금호아쿠아나에 들어갔다. 아쿠아나들어가기 전에 컵라면과 짜파게티를 콘도에서 끓여먹고 들어갔다. 아쿠아나에 들어가보니, 세상에... 아담한 아쿠아나에 손님은 우리가족 세명이 전부였다. 물맛사지도 실컷 받고, 야외 온천도 우리 셋이서 하고, 유아풀에서 미끄럼도 타면서 우린 '와, 정말 좋다'를 연발했다. 절약정신이 몸에 밴 우리로서는 뜨거운 물과, 누르기만 하는 맛사지 등이 몹시 아깝고 아까웠다. 간식을 판매할줄 알고 점심은 간단하게 먹었는데, 음식반입도 금지인데 간식판매대도 없었다. 그나마 컵라면이라도 먹구와서 다행이다.
물놀이를 마치고 마지막 숙소인 라마다제주호텔로 가서 첵인하고는 저녁을 먹으러 진주식당에 갔다. 뚝배기가 전문인 곳같기도 한데, 우리는 갈치국과 뚝배기(21500원) 를 시켜 먹었다. 갈치국은 정말 시원하다. 역시 공기밥을 추가로 시켜서 먹었다. 제주도에서 밑반찬은 물미역이나 톳, 바다풀등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감귤막거리라는 메뉴를 본것 같아서 이마트에 들렀으나 감귤막걸리는 없다. 우린 산성막걸리와 순대를 사서 호텔로 돌아와 한잔 하고 잠이 들었다. 이를 닦으려고 칫솔을 찾으니 칫솔이 안보이고 칫솔을 찾다보니 수영가방을 아쿠아나에 놓고온게 생각난다. 금호콘도에 전화하니 아쿠아나가 문을 닫았으니 낼 아침 6시에 확인해보고 전화주겠다고 한다.
다음날도 남편은 어김없이 일찍 일어나 나를 깨운다. 금호콘도에 가서 수영가방을 찾아오겠다고... 6시에 출발한 남편은 7시가 넘어서 들어왔다. 아무말없이 수영가방을 찾아다준 남편이 고맙기 그지없다. 딸아이가 일어나자 우린 라마다제주 조식 부페를 먹었다. 느긋하게 먹고 룸으로 오니 9시반, 우린 다시 부른 배를 두드리며 한잠잤다. 딸아인 옆에서 뿡뿡이를 보고...
11시반에 첵아웃하고 배를 타기위해 성산포로 향했다. 1시반것을 예약하려했으나 2시반것만 있다 하여 예약하고 가니 30분 정도가 남는다. 여유있게 성산유람선을 즐기고 나와서 무릉도원이란 식당에 들어가 갈치국과 회국수를 시켰다. 갈치국은 시원하고 맛있으나 회국수는 국수가 쫄면이라 별로였다. 게다가 회국수에 무채썰어놓은 것을 함께 버무린 것이 영 맘에 안든다. 값은 맘에 들지만.. 갈치국6천원, 회국수2인분에 12천원...
늦은 점심을 먹고나니 3시반, 딸아이를 위해 공룡랜드를 향했다. 시간이 꽤 걸린다. 공룡랜드에 도착하니 5시 40분..6시까지 입장은 할수 있다고 하나 어스름한 저녁이 되어버렸다. 공룡보고 싶다고 노래부른 딸아이때문에라도 공룡랜드를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하나 잠시 고민을 했다. 그런데, 공룡랜드 입구에 서 있는 커다란 공룡을 보더니 딸아이가 공룡이라고 좋아라한다. 우린 공룡보러 왔다 하면서 공룡앞에서 사진을 찍고는 그냥 공항으로 향했다. 차안에서 4살 딸은 보챈다. "이런거 말구 진짜 살아있는 공룡보러가자"
공항에 도착하여 차를 반납하고 귤을 부치고, 남편생일선물로 가방을 하나 사고, 내 생일 선물로 화장품을 하나 사서는 비행기에 올랐다. 3박 4일의 일정을 마치고..
행복한 제주, 평화의 제주여, 안녕, 담엔 꼭 한치물회를 먹어보리다.
|
첫댓글 갈치조림.. 맛나긴 하는데 너무 비싸서 부담이긴 하죠 헤헤헷 즐거운 가족여행이셨네요.. 행복해보이세요!!
알찬여행 보내셨네요....![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6.gif)
담엔 꼭 살아있는 공룡보러 가세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알차게 보내셨네요~ 마트에서의 후한 인심의 귤~ 좋으셨을거 같아요 감귤체험하는 따님 진지해보여요~ 귀여워요^^ 후기 잘 보고 갑니다^^
정말 알차게 보내셨네요... 갈치는 역시 집에서 먹는것이![쵝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5.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너무 비싸요 ![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