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은빛 손님’ 학꽁치.
겨울철 소주 안주로는 가히 별 다섯 개다.
밤 10시에 낚시 고수 이철수에게 전화가 왔다.
“행님, 내일 새벽에 학꽁치 잡으러 갈까요?”
“뭐라꼬, 학꽁치? 그거 확 땡기네. 언제, 어디로?”
...
“일단 새벽 여섯 시까지 우리 집으로 와보이소.”
“오케이, 몇 시간 뒤에 봐.”
단 10초만에 통화는 끝났다.
낚시가 그렇듯이 감이 오고 입질이 왔을 때
바로 잡아채야 하는 법, 인생이 뭐 별건가.
우물쭈물하다가 평생 못 만나고, 못 가고, 못 먹고, 못 주고...
달뜬 마음에 채 세 시간도 못자고 일어나 중무장을 한 채
모터사이클을 타고 하동군 금남면 남해 바닷가로 달려갔다.
이철수, 꽃지기 이세정님이 어둠 속에 기다리고 있었다.
진교에서 출발한 어르신 5명과 함께
여명의 남해 상주해수욕장으로 달려가 낚시배를 탔다.
1월1일 새해 일출을 보고 1주일만에
무인도인 목도의 갯바위에서 다시 일출을 보다니!
그리 덕을 쌓은 일도 없는데 참 후안무치하게 복을 받는다.
너무 아름다워 차마 먹기에 미안한 학꽁치 회에다
석 잔 소주를, 그것도 무인도에서 마시는 맛이라니...
마구 폭음을 하고 싶었지만 섬이다보니 참을 수밖에.
마치 봄날의 동화 같은 무인도 바닷가에서
오후 3시까지 잘 놀다 돌아왔다.
아니, 잘 돌아온 게 아니라
우리를 태우러 오기로 한 배가 깜빡하고 그냥 지나치는 바람에
무인도에서 ‘낙동강 오리알’이 될 뻔 했지만...
이렇게 또 하루 행복한 날을 선물해준
금남면의 이철수, 꽃지기 부부님이 더없이 고맙다.
이 기운, 학꽁치의 몸짓으로 다가오는 추위마저 거뜬히 넘기겠다.
첫댓글 흐미 부러버라^^ 이씬님 새해 복많이 받고 계시네요~~
ㅋㅋㅋ나 떼놓고가신죄로.
낙동강 오리알로 계속계시지...
고 밑에 뱀섬무인도로 낚시가서 물한통에 이만원에 사 식수로사용했던 재미없던 기억이생각나네요.
조황은 꽝....
episode1; 30년도 더 전, 만원 시외버스를 타고 상주 해수욕장에 간 적이 있는데
왜 그렇게 멀던지. 민박집에서 라면 먹었던 게 생각이 나네요.
episode2; 얼마 전 내 생애 제일 비싼 식사, 사시미 정식을 먹었는데 학꽁치회가 나오더군요.
회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학꽁치회는 먹을만했어요.
시인님 학꽁지가 아니라 학꽁치??? ㅋㅋㅋ
저는 그 시간에 망치잡고 있었을 뿌니고.
어어졌던 주님영접시간에 난 뻗었다능거...ㅋㅋ
그래도 안부럽다는...
언젠가 나도 할 수 있을테니...ㅎㅎㅎ
시인님의 인생 별건가. 우물쭈물하다가라는 말이~ 계속 꼽십어 지내요..
21일 우리 부산갑니다.^^
초대합니다. 방 보세요^^
커피 아줌마,수금을 못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