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승부조작 사건에 대한 아이러브사커 유저 성명서
29년 역사의 K리그는 한일 월드컵 4강,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 등 한국 축구가 세계 축구의 강호로 자리 잡는 데 밑거름이 되어왔고, 시즌 300만 관중에 육박하며 올해는 개막전 관중이 19만을 돌파하는 등 국민적인 스포츠로 자리잡아온 자랑스러운 우리의 축구 리그입니다.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려온 수많은 선수와 지도자들, 기꺼이 지갑을 열고 시간을 내어 경기장을 찾아준 수많은 팬들의 헌신과 열정이 있었기에 K리그가 국민적인 스포츠로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즈음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열정과 헌신, 희생으로 써내려간 29년의 찬란한 역사를 얼룩지게 만드는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폭력조직이 얽힌 불법 사설 도박과 브로커의 유혹에 몇몇 선수들이 넘어가 고의로 태업을 하며 승부에 영향을 주는 승부조작이 사실로 드러난 것입니다. 이에 다음카페 아이러브사커 유저들은 이 사건에 가담한 주체들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이 사태는 이미 축구라는 단일종목의 문제뿐만 아니라 스포츠와 검은 돈 사이의 유착관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도덕적으로도 매우 위험한 수준에 이른지라 걱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다행히도 2011년 5월 27일 자정 현재, 이미 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에서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해당 선수들과 그 소속팀들에 대해 제명 및 승점 감점, 정규리그와 컵 대회의 스포츠 토토 대상경기 일시 중단 등 대책의 기본 골자를 마련하였습니다. 연맹의 빠르고 엄정한 행동에 박수를 보내는 바입니다.
허나, 연맹의 발 빠른 대처에도 불구하고 우려되는 사항들이 있습니다.
첫째로 우려되는 것은 검찰을 비롯한 수사기관의 수사에 대한 문제입니다. 본 건은 단순히 K리그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도덕성과 연계되는 문제입니다. 의혹의 확대재생산을 야기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단순히 관련된 몇몇 선수의 입건으로 마무리하기보다는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일벌백계의 자세를 보여주길 바라는 것이 국내 축구팬들의 하나 된 마음입니다.
둘째로, 구단과 연맹의 구체적인 재발방지책이 미비한 상황에 대한 우려입니다. 연맹이 현 시각 발표한 대책은 단순히 해당 선수들의 제명과 그 선수들의 소속팀에 대한 징계, 스포츠 토토의 일시 중단, 부정방지교육의 강화, 신고센터 운영 등입니다. 이러한 대책들은 현 상황에 대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처사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구단과 연맹은 검찰의 수사와 별개로 철저한 자체 조사를 통해 승부조작의 뿌리를 뽑고, 불명예스러운 사건의 뿌리를 캐내 터럭 하나까지 깨끗이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실추된 K리그의 명예를 되찾고 팬들의 믿음을 되찾는 길임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또한 불법 도박에 관한 특별 징계 규정을 별도로 만들어 승부조작 근절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하며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고취시키기 바랍니다. 구단과 연맹이 단호한 결정을 내릴수록 팬들은 더욱 믿음을 갖고, 이전처럼 K리그를 응원하고 경기장을 찾아 K리그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약속합니다.
셋째로, 현재 이 시각에도 현장에서 고생이 많으신 언론인들에 대한 당부를 덧붙입니다. 불법 도박과 승부조작의 실체를 파헤쳐 스포츠 세계를 깨끗이 하고 사회 정의를 세우고자 노력하는 언론인들에게도 격려와 응원을 보냅니다. 그러나 작금의 보도 행태를 보면 사실에 입각한 보도보다는 자극적인 추측성 보도에 매달려 무고한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명예까지 실추시키고, 축구를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쌓아올린 K리그의 공든 탑을 뿌리부터 흔들어 무너뜨리려 하는 시도가 눈에 띱니다.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의 숫자를 턱없이 부풀려 보도하고, 실체가 불분명한 취재원의 제보를 빙자해 불확실한 정보를 바탕으로 기사를 양산하며, 승부조작과 결부시켜 고 윤기원 선수의 경우를 언급하여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언론에 심히 유감을 표하며 언론윤리에 위배되는 저질보도 행태에 대해 K리그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힘을 합쳐, 가능한 한 모든 법적인 대처와 항의활동, 여론 활동으로 단호히 대처해나갈 것임을 밝혀둡니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팬들의 애정, 동료 선수들의 피와 땀, 지도자의 믿음을 배신하고 소속팀에 손해를 입혔으며 K리그 전체의 명예를 실추시킨 승부조작 주체들은 스스로 저지른 일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제라도 양심을 되찾아 속히 자수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하기 바랍니다. 승부조작과 불법 도박의 뿌리를 뽑는 데 협조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죄를 씻는 길임을 깨닫기 바랍니다. 아울러, 가담하진 않았으나 가담한 자를 아는 사람들은 친분을 떠나 신고하여 재발 방지에 협조해 주시길 바랍니다.
위의 사항들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하나, 검찰은 본 건에 대해 한 치의 의혹도 남기지 않는 엄정한 수사를 할 것을 요구합니다.
하나, 연맹은 본 사태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구체적인 재발 방지책을 제시하길 바랍니다.
하나, 언론기관은 언론의 소임과 윤리의식을 인식하며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를 할 것을 요구합니다.
다음카페 아이러브사커 유저들은 본 사태가 올바르고 정확하게 해결되어 K리그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며, 이 사태에 대해 지금 이 순간도 우려하며 근심하고 있는 K리그를 이끄는 모든 이들을 지지하며, 앞으로 더욱 발전된 K리그가 되기를 기원하고 또 기원합니다.
2011. 5. 28. 아이러브사커 유저 일동
첫댓글 아이러브사커 전체 명목으로 걸 수 있도록 한 수정본입니다. 운영진에서 메인과 공지로 띄워줄 수 있겠다고 합니다. 일단 권순형님이 오시면 권순형님의 글로 다시 올리고 그것을 공지로 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좋네요^^ 얼른 다 정리하고 다시 새 기분으로 인정받는 리그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오 서명받은게 아깝긴 하지만 전체로 건다면야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