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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하. 너 진짜 한심한거 알아?
정말정말 한심해. 이 바보, 해삼, 멍청이, 똥개…
못 잊겠니? 못 잊겠어?? 그럼 그냥 잊지 말고…
그렇게 잊으려고, 불쌍하게 발버둥치지 말고…
그냥 잃어버렸다 치자, 어때?
그거 있잖아, 아끼는 물건을 잃어 버렸는데
그래서 찾고, 찾고, 또 찾고…
그래도 안 나오는거야. 그래서 결국 망연자실해 있지만,
진짜 안 보이면, 저절로 잊혀져.
그리고 다른 아끼는 물건이 생겨나지.
그럼 그 잃어버린 물건은 내 기억에서 잊혀지는거야.
지워지는 거야.
걔도 그렇게 잊으면 돼. 알았어?
잃어버렸다구 치자. 응?'
애원했다. 내 마음이
제발 이제그만 하라고, 아파하지 말라고.
내 심장이 불쌍하니까 그앨 그만 포기하라고 했다.
…근데 진짜 웃긴 건,
…그런 내 심장이 걔만 보면 뛰어댄다는 것.
그렇게 잊는 줄 알았다.
잃어버렸으니까, 그랬으니까…
그런데…
잃어버린 내 물건을 청소중에 찾는 순간.
그 물건을 찾아서 기뻐하는 순간.
…또다시 그 애가 생각나 버렸다.
아팠다. 그래서 울었다.
그 녀석을 잃어버리고 싶었다.*
"으음-"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는데
또르르,
내 볼에 눈물 한 방울이 떨어져 내렸다.
"어라?"
왜 눈물이 나온 거지?? 신기하네-
가만히, 침대에 앉아 머릴 긁적여 생각했다.
"무슨 꿈을 꾼 것 같은데-"
하지만 곧 배가 진동하는 소리에 방을 나섰다.
"은빈아-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잠옷을 입은 나는 하품을 연신해 대며 포옥,
은빈이 에게 안겼다.
"히히"
은빈이를 꼬옥 안으며 얼굴을 묻었다.
기분 좋아.
'딱'
그때 둔탁한 소리와 내 머리에 심각한 고통이 밀려왔다.
"아악"
눈물이 찔끔 나온 나는 뒤통수를 문지르며
홱, 뒤를 돌아선 소리쳤다.
"돼질래?"
거기에선, 앞치마를 두른 채 (귀여웠다.)
주걱을 오른손에 든 채로 팔짱을 끼고 있는
나의 사랑스런 동생 은빈이가
날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누나, 뭐 하는 짓이야?"
은빈이의 눈이 가늘어졌다.
"뭐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나는
은빈이에게 물었고, 은빈이는 그런 나를 보더니
국사를 든 손으로 내 앞을 가리켰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안은 쪽이랄까?
그렇게 내가 고갤 돌렸을 땐
"허억-!"
"멍청이"
나의 놀람과 함께 동생의 욕이…
"…이게 뭐?"
하지만 곧 나는 능청스럽게 은빈이에게 말했다.
"흥, 내가 이렇게 놀랄 줄 알았어?
이게 뭐? 진우한테 안기는게 뭐 어때서-"
그랬다. 내가 안은 건 은빈이가 아닌,
내 친구 진우였다.
내 말에 입을 쩌억 하고 벌리는 은빈이.
"어서, 안 떨어져??"
은빈이가 흥분했다.
"싫어- 친구로서 껴안는 것도 안된다는 거야?"
"미,미쳤어? 다 큰 남자한테 안기다니!!"
"그럼 넌 덜 큰 거야? 넌 여자인 나한테도 안기잖아"
내 말에 은빈이의 얼굴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시끄러-! 가족은 그래도 되는 거야!!"
빽 소리지르는 은빈이.
나는 귀를 막으며 진우에게 말했다.
"그럼 진우가 내 오빠 하면 되겠네~ 뭐"
'chu'
그렇게 살짝 진우의 볼에 입을 맞추곤
은빈이에게 혀를 내밀었다.
"미쳤어!!"
나를 잡으려 드는 은빈이를 피해
진우의 뒤로 숨어버렸다.
그러자 진우가 말하길…
"좋아. 내가 강은하 오빠 해주지 뭐,
흐음- 그 대신 뽀뽀는 매일 해주기"
"으아악-! 둘 다 죽어! "
그렇게 은빈이는 이성을 잃고 말았다.
.
.
"아우- 정말. 헐크 강은빈. 너랑 안 놀아. "
머리에 주먹만 한 혹을 얻은 나는,
계속 은빈이를 쏘아댔다.
정말 치사하게 주걱으로 연발을 하느냔 말이야!
그것도 나만 때리구 말이야!!!
"어우- 쫌생이 강은빈. 진우 무서운 거는 아냐?
어떻게 나만 때리냐? 이 좁쌀 영감탱이"
"시끄러, 누나가 잘못했으니까"
"웃기고 있네"
그렇게 집을 나서며 쿡쿡거리는 진우를 내버려두고
우리는 그렇게 틱틱대며 싸웠다.
"됐어, 너랑 상종을 말아야지. 이제 나한테 와서 안기지마!!
발로 차버릴 거야. 이 나쁜 동생놈"
"야!!"
"어쭈? 야? 누가 누나한테 야아?"
그렇게 스파크를 튀기며 눈싸움을 하다,
강렬한 은빈이의 눈에 져버린 나는 고갤 휙 하고 돌려버렸다.
그런데 내 두 눈에 보이는 것은…
한 남자와, 여자의 찐한 키스…
우와 아아 멋지…
그렇게 열심히 보려는데, 갑자기 어두워 지는 주위
"보지마. 눈 상한다. 신경 쓰지마. 저 미친놈이 너 아프게 하려고
저러는 가 본데, 보지마. 아파하지도 마. 울지도 마."
내 두 눈을 가려버린 은빈이. 그래서 어두웠던 거였다.
"무슨 말이야? 손 좀 치워봐. 자세히 좀 보게"
"가만히 있어. 이대로 걸어"
은빈이의 말에 기가 찬 나.
"말이 돼? 어떻게 네가 내 눈을 가린상태에서
걸으란 말이야? 넘어지겠어! 불편도 하고! 이것 좀 치워봐
구경 좀 하게"
"정말. 한 번 쓰러지더니 미치셨군"
'탁'
재빨리 은빈이의 손을 쳐냈다. 아우 기분 나빠.
"누나 왜 그래? 아프니까 보지 말라는데 자꾸 이럴레?"
"진짜 누가 아프다는 거야? 나 안 아파!"
"웃기지마. 저 녀석이 저러고 있는데 안 아프다고?
계속 비실비실 앓고, 저 녀석 주위에 바뀌는 여자들 보면서
안 그런 척 하면서 질질 짜댔으면서, 안 아프다고?"
이제 그만 듣고 싶다.
내가 알 수 없는 얘기는… 괜히 짜증만 더 해 간다.
"정말 몰라. 정말이야. 정말 모른단 말이야…"
갑작스런 현기증에 머리를 잡고 은빈이에게 말했다.
"제발 그만해. 너 갑자기 신경질 내고 화내는 거 적응 안돼. 은빈아.
나 진짜 몰라. 네가 무슨 말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진짜 모른다고? 말이…"
발끈하는 은빈이의 어깨를 잡는 진우.
"강은빈. 그만 하자. 너희 누나 진짜 모르는 거 같다"
"형? 그게 말이되? 괜히 우리 신경안쓰게 하려고 저러는 거잖아! 저 바보가!"
"그만 해. 가자"
"싫어! 나 저 새끼 죽여놓고 갈 거야!"
뭐야…누군데? 저 남자가 누군데?
"누군데? 누군데 이러는 거야? 혹시, 쟤가 이태현이야?"
내 말에 발광해대던 은빈이와 진우가 나를 쳐다봤다.
"뭐야…누나 진짜 몰라?"
"몇 번을 말해야 해? 몰라. 진짜 몰라. 쟤가 누군지 몰라"
내 말에 은빈이는 입술을 질근 깨물었다.
"가자"
그런 우리의 어깨를 잡으며 걸음을 옮기는 진우.
뭐야. 괜히 저 남자 때문에 기분만 이상해졌어.
내가 사랑했던 애라는 건 알겠는데… 왜 이렇게 까지 날뛰는거야?
은빈이는 왜 자꾸 저러는 거야?
헤어졌으면, 저 애가 저런짓을 하든지 말든지 상관없잖아.
.
.
반에 들어온 나와 진우.
수영이가 보인다. 어? 근데 저기 서 뭐 하는 거지?
"수영아, 뭐해?"
내 사물함에서 무엇을 꺼내던 수영이는 화들짝 놀라며
사물함을 닫아버리고, 들고 있던 쇼핑백을 뒤로 숨겼다.
"은하? 왜 지금와?"
"왜라니? 나 맨날 이 시간에 오잖아"
"그, 그래"
"그건 뭐야? 내 사물함에 뭐 있어?"
사물함을 열어보려던 나의 손을 탁 쳐버리는 수영이.
나는 깜짝 놀란 눈으로 수영이를 쳐다봤다.
"열지 마."
"왜? 숨기는 거 있어? 그 뒤에 쇼핑백에 든 건 뭐야?"
"이거? 아무것도 아니야"
수영이는 쇼핑백을 흔들어대며 웃어 보이더니,
다시 재빨리 쇼핑백을 뒤로 감췄다.
"뭐야, 이상해 너 빨리 봐봐"
나는 그렇게 수영이가 들고 있는 쇼핑백을 낚아챘다.
"뭐야?"
그 안에 들어있는 건 다름 아닌 편지들.
"…그냥 너무 많아서 내가 버리려고…"
"뭐야~ 나 원래 이런 거 다 읽어 보는 거 알잖아…질투하니?"
가늘어진 내 눈을 본 수영이는 손사래를 치며 아니라고 외쳐댔다.
"미쳤어? 내가 너보다 예쁜건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아는데!!"
내 눈이 더 가늘어져 버렸다. 어떻게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지.
"모, 몰라…바보 같은 년아! 네가 맨날 편지 보면서 울길래
치워주려고 했던 건데… 눈치도 없는 저 바보"
첫댓글 잘봤습니다~! 사랑이야기 좀 특이하군요..ㅋㅋ 다음이야기 빨리써주세요~!! 주인공이름이 강은하라니..제가알고있는 사람이름하고 같군요..남자주인공도 이태현..ㅋㅋ 재밌습니다~1씨!! 빨리 원츄~!!! > _<
엑..왜 편지를 보면서 울까요..으악..?<<이해력부족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