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 국 대 학 교<2003 수시1 심층면접>
■ 수시1학기 국제화 특기생 특별전형 면접문제 ■
■ 일반영역 면접 [오전문제]
■ 인구증가와 식량부족에 대하여 "식략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반면에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고 하는 비관론적인 주장이 있는 반면에 , "모든 사람은 자기 먹을 것은 자기가 가지고 태어난다". 라고 하는 낙관론적 견해도 있다. 세계 인구는 65억을 넘어서고 있으며, 식량생산은 특정 기후대와 국가에 집중되어 있는 특색을 나타내고 있다. 비관론적 견해와 낙관적 견해를 참고로 하여 인구와 식량의 문제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제시하라.
⇒ 출제의도 : 맬더스의 인구론과 모택등의 인구론을 대비시켜 인구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으며, 식량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문제. 구체적으로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식인 식량생산기술 발전 ,대체식량개발, 해양자원개발, 경지확대를 포함하여, 식량자원의 선진국과 후진국간의 편재와 재분재 문제에 대한 다양한 답변이 예상됨 .
■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국경을 초월하여 빈번하게 발생하는 국제 테러는 방식과 규모에 있어 심각성이 우려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지구촌 시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국제 테러에 대응하기 위하여 UN과 같은 초국가적 국제 기구의 힘이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즉, 국제테러, 국가간 분쟁등에 대응할 수 있는 보다 실천력 있는 국제 기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UN에게 단순한 조정자적 역할 뿐 아니라 실질적인 군사력을 보강하도록 허용해 주는 방안이 그 중 하나가 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출제의도 : 이 문제는 두 가지 쟁점으로 논의될 수 있음. 하나는 UN과 같은 초국가 기구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강제력을 부과함으로써 실행력 있는 국제기구로 작동시켜야 할것인지, 아니면 그러한 시도는 결국 UN의 위상을 여는 정부와 같은 성격으로 변질시키게 될 것이므로 적절하지 않다고 볼 것인지의 쟁점. 다른 하나는 UN과 같은 초국가 기구 자체의 본질에서 접근하는 방식으로 과연 UN이 "초국가적" 이해를 반영하는 기제인지, 미국을 포함한 강대국 중심의 기구인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서부터 논의할 수 있음. 이 경우 군사력의 부여는 미국의 국제적 간섭에 대한 정당성을 제공해 줌으로써 미국의 헤게모니 유지에 기여하게 할 것이라는 비판이 가능함 .
[오후문제]
■ 브라질의 아마존강 유역은 지구의 산소공장이라고 불리며, 열대우림지역 보존등을 위해 세계적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브라질의 입장에서 보면 아마존강 유역은 풍부한 지하자원과 임산자원의 보고이며 경제난을 타개할 수 있는 자원의 생산지가 된다. 국제 환경단체가 환경보존을 주장하고는 있지만,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 하는 브라질 정부의 입장에서는 과도한 간섭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국제적 이익과 국가적 이익이 상층되는 문제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 수 있는지 근거를 들어 본인의 의견을 제시하라
⇒ 출제의도 : 인류의 보편적 이익과 국가의 이익이라는 상충되는 가치를 대비시킴으로써 학생의 의사 결정과 가치판단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임. 국제적 이익이나 국가적 이익에서 어느 입장을 선택하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근거를 제시하고 표현의 논리성을 측정 가능함. 아마존 유역개발은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 선진국의 대규모 자본투자에 의한 천연고무 개발로부터 시작하여, 최근 금채취를 위한 2차적인 수은오염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음. 차관공여나 다른 부분에서 브라질의 이익을 보상하는 방법도 강구되고 있는 바임.
■ 인터넷이 급속히 우리 생활 속에 침투해 들어오면서 정치적 의사결정과정에 인터넷을 활용하는 방법이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의 이면에는 인터넷을 활용하게 됨으로써 대의민주주의가 갖는 한게를 극복하고 국민이 직접적으로 정책에 대한 의사표현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기대가 깔려있다.인터넷이 정치적인 의사표현의 도구로서 직접민주주의의 실현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는 주장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설명하라 .
⇒ 출제의도 : 인터넷을 정치 영역에 활용할 경우 정치적 소요비용의 감소, 소수집단의 세력화, 유사 집단간 연대 강화 등 정책결정의 효율성을 증채시키고, 참여를 고무하게 되리라는 기대가 있음. 그러나 직접민주주의의 실현이라는 문제에 있어서는 기술적인 한계의 극복, 현실정치로의 연계 등 문제가 남아있음. 특히 digital divide현상은 사실상 현실세계의 권력구조를 답습하게 되리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음. 이러한 인터넷의 정치적 활용에 대한 현실화 가능성과 긍정적, 부정적 측면에 대한 이해 정도에 따라 평가할 수 있을 것임.
■ 영어문제
**면접시 유의사항: 학생이 간단히 요점을 말한 후 면접관이 본문의 한 두 문장을 지적하면 학생이 해석을 해야함.
[오전문제]
다음 두 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읽고 요점을 간단히 말하시오.
■ Because of economic dominance, China was forced to bow before the superior weaponry and technology of countries it had once considerde inferior. Even worse, a cultural tradition three thousand years old was fallinf apart beneath the impact of Western scientific thought, futher weakening the confidece of Chinese interllectuals. Chiness writers published articels claiming that their own people were inherintly incapable of operating foreign machines, let alone inventing new ones. A mood of self -doubt, of dissatifaction with wisdom, extended into every branch of study. Pushed by Occidental standards for scientific proof. Chinese historians studied their ancient records with increased skepticism .
요점 : 서양의 뛰어난 과학기술에 열등감을 느낀 중국의 지식인들은 과거의 전통을 의심하기 시작하였다.
경제적인 힘에 밀려서 중국은 과거에 깔보았던 나라들의 우수한 무기와 기술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 3천년을 자랑하는 중국의 문화적 전통도 서양 과학의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지식인들의 자부심에도 멍이 들었다. 중국의 문필가들은, 중국인들이 새로운 기계를 만들어내기는커녕 외국의 기계를 조작할 능력도 없다고 탄식하는 글들을 발표하였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 과거의 지식에 대한 불만의 분위기가 모든 학문의 분야로 확산되었다. 과학적 검증이라는 서양의 학문 기준에 자극을 받은 중국의 역사가는 과거의 자료들을 의심스런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 Under British colonial rule, the practice of traditional medicine was discouraged or sometimes forbidden in Nigeria. Traditional healers were called "witch doctors" by the colonizers, who viewed their medical practices as inferior. Since independence, the Nigerian goverment has decided to give these healers official recognition. Although discouraged, the practice of traditional medicine never died out during the colonial era. The goverments current position is a recognition of reality that healers serve a great majority of the Nigeran people. Nigerians experiment is a chance to see whether developing countries can countries can make use of a great resourse: traditional doctors who have inherited centuries of traditional knowledge about medical drugs.
요점 : 영국의 식민지에 놓여있을 때 나이지리아의 전통적 치료사들은 멸시를 당했다. 그러나 독립된 이후로 나이지리아 정부는 그들의 중요한 역할을 충분히 인정하기 시작하였다.
영국의 식민지 하에 있는 동안 나이지리아에서 전통적 의술은 괄시를 당하고, 때로 시술이 금지되기도 하였다. 전통적 의술이 형편이 없다고 생각했던 식민주의자들은 전통적 치료사를 "마술사 의사"(사이비 의사)라고 명명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독립된 이후에 나이지라아 정부는 그러한 치료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하였다. 비록 탄압을 받기는 하였지만 식민지 시절에 전통적 시술의 명맥이 완전히 끊겼던 것은 아니었다. 현재 정부는, 치료사가 대다수 나이지리아인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있는 현실을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 그러한 나이지리아의 실상을 통해서 우리는 개발도상국이 훌륭한 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그 자원이란 물론, 의약품에 대한 전통적 지식을 소유한 전통적 치료사들이다.
[오후문제]
다음 두 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읽고 요점을 간단히 말하시오.
■ Apologies can be equally powerful in day-to-day situations at home and at work. One company manager told me that they were magic bullets. When he admitted to subordinates that he had made a mistake and then expressd remorse, they not only forgave him, but became even more loyal. Conversely, When I asked people what most frustrated them in their work lives, co-workers refusing to admit fault was a frequent answer. Given the importance of taking respostibility for the results of our actions, it is distressing when the litigious (tending to take arguments to a law court for a decision) nature of our society prevents us from doing so. We are, for example , instructed by lawyers never to admit fault.
요점 : 잘못을 했으면 당연히 사과를 해야 한다. 그래야 인간관계가 좋아진다. 그런데 우리의 사회는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가정과 직장에서 사과의 말은 매우 강력한 역할을 한다. 어떤 회사의 매니저는 사과의 말이 마력을 가진 총알과 같다고 나에게 말하였다. 부하 직원들에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나서 미안한 마음을 말로 표현했을 때, 그들은 자신을 기꺼이 용서했을 뿐 아니라, 이후에 더욱 충성스럽게 일을 하였다는 것이다. 반면에, 직장생활에서 가장 절망적인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동료들이 그들을 절망시킨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소송을 부추기는 우리 사회의 성향은 오히려 우리가 책임을 회피하도록 만든다. 예를 들어, 변호사는 우리가 절대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도록 가르친다.
■ In the marriage of traditional and Western medicine, neither partner reigns superior. Where one fails, the other succeds. One of the strengths of traditional medicine is its spiritual emphasis. Western doctors have recently begun to acknowledge the importance of psychological factors in maintaining health. But the Nigerians have understood the connection for ages. Traditional Nigerians healers view physical illness as an outward manifestation of a spiritual problem. While traditional medical practitioners are helping Western scintists catalogue an international stock of drugs, Western medicine makes contrivutions to the promotion and maintenance of public health in Nigeria in areas previously unappreciated by traditional practice
요점 : 서양의 의술과 전통적 의술이 서로 돕는 상보의 관계에 있다.
전통적 의술과 서양의 의술의 결합이 되면서 어느 한 쪽도 일방적으로 다른 쪽을 지배하지 않게 되었다. 한 쪽이 실패하는 분야에서는 다른 한쪽이 성공을 한다.전통적 의술의 강점 중의 하나는 정신력에 대한 강조이다. 최근에 들어서야 서양 의사는 건강유지에 심리적 요인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하였는데, 나이지리아 사람들은 이미 오래 전에 그것의 중요성을 터득하고 있었다. 나이지리아 치료사들은 육체적 질병이란 정신적 문제가 밖으로 터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현재 전통적 치료사들이 서양의 과학자들을 도와서 세계적 치료약의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 반면, 서양 의사들은 이전에는 전통의술에 의해서 거부되었던 나이지리아의 지역에서 공중 건강의 유지와 향상을 위해 공헌을 하고 있다.
■ 국어문제
[오전문제]* 다음 두 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물음에 답하시오.
■ 아래 지문을 읽고 권력과 국민간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하시오.
"얘들아, 너희들도 아까 보았지만, 날짐승들은 한 지도자 밑에 얼마나 질서정연하고 위풍이 당당하냐· 우리들 개구리도 한번 이런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 어떠냐·"
바로 턱 밑에 쭈그리고 앉은 멍텅구리 파랑이가 또 주책없이 물었다.
"얼룩아, 지도자가 무에니·"
"지도자란 건 왕이라구두 하구 임금이라구두 하는데, 아까 본 독수리는 이를 테면 새들의 지도자요 왕이요 임금이란다"
저쪽에서, 역시 파랑이에 못지 않은 멍텅구리 검둥이가 바보같은 소리로 물었다.
"얼룩아아, 왕이란 건 그렇게 막 잡아먹는 거니이· 아이구 무시라아"
얼룩이는 한번 픽 웃고 좌중을 훑어보았다. 지도자의 참뜻을 아는 것은 자기만이라는 것이 분명하였다.
"잘못하는 놈은 잡아먹지, 아니 잡아먹어야지"(중략)
"얘들아, 내말 좀 들어라. 새들이 저렇게 훌륭한 지도자 밑에 일사불란의 질서를 유지하고 단결하였는데, 만약 저마다 멋대로 날뛰는 우리 개구리 사회를 들여다 본다면 무어라 하겠느냐 말이다. 그러기에 나는 우리도 당당한 지도자를 받들고 이 무질서를 질서로 정돈하기를 제의하는 것이다."(중략)
"여기 반대하는 개구리는 앞발을 들어라"
발을 드는 놈은 하나도 없었다. 유독 맨 뒤에 자빠져 있던 초록이가 반쯤 머리를 들고 반박하였다.
"얼룩아, 보기두 싫다. 높은 데서 뽐내지 말고 내려와. 네나 내나 마찬가지야. 지도자구 질서구 되지 못하게. 나는 이대루 자뿌라질 자유, 낮잠 잘 자유, 제멋대루 거꾸루 살 자유가 좋다."
<김성한의 [개구리]>
⇒ 출제의도 : 위 예문은 권력과 국민의 극단적 속성을 대비시켜 놓은 것이다.
이러한 대립은 방치해 놓으면 수많은 모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조화가 불가피한데 이러한 조화의 방식은 다양하게 제시될 수 있다. 어떠한 방식을 택하든 간에 그것에 대한 사례와 그에 대한 논리를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있다.
예 - 마약 복용의 자유, 문화생산에 대한 검열문제, 언론출판 집회 결사의 문제 등
■ 아래 지문을 읽고 우리 나라 교육풍토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하시오.
일어학원이 있는 종로 일대에는 일어학원말고도 학원이 무수히 많았다. 서울 아이들은 보통 학교를 두 군데 이상이나 다니나 보다. 영수학관, 대입학원, 고입학원, 고시학원, 예비고사반, 연합고사반, 모의고사반, 종합반, 정통영어반, 공통수학반, 서울대반, 연고대반, 이대반...... 이 무수한 학원으로 무거운 책가방을 든 학생들이 몰려들어가고 쏟아져 나오고 했다. (중략)
어느날 어디로 가는 길인지 일본인 관광객이 한떼, 여자안내원의 뒤를 따라 이 거리를 지나고 있었다. 어느 촌구석에서 왔는지 야박스럽고 경망스럽고 교활하고 게다가 촌티까지 더덕더덕 나는 일본인들에 비하면 우리나라 안내원 여자는 너무 멋쟁이라 개발에 편자처럼 민망해 보였다. 그녀는 멋쟁이일 뿐아니라 경제제일주의의 나라의 외화획득 역군답게 다부지고 발랄하고 긍지에 차보였다. 마침 학생들이 쏟아져 나와 관광객과 아무렇게나 뒤섞였다. 그러자 이 안내원 여자는 관광객들 사이를 바느질하듯 부비며 소곤소곤 속삭였다.
"아노 - 미나사마, 고치라 아타리카라 스리니 고주이 나사이마세(저 여러분, 이 근처부터 소매치기에 주의하십시오)"
처음엔 나는 왜 내가 그 말뜻을 알아들었을까 하고 무척 무안하게 생각했다. 그러다가 차츰 몸이 더워 오면서 어떤 느낌이 왔다. 아아, 그것은 부끄러움이었다.(중략)
나는 마치 내 내부에 불이 켜진 듯이 온몸이 붉게 뜨겁게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내주위에는 많은 학생들이 출렁이고 그들은 학교에서 배운 것만으론 모자라 XX 학원, OO 학관, △△학원 등에서 별의별 지식을 다 배웠을 거다. 그러나 아무도 부끄러움은 안가르쳤을 거다.
<박완서의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 출제의도 : 이 문제는 독해능력도 염두에 두었다. 일어학원에 대한 문장을 제일 먼저 제시한 것은 의도적인 것이였다. 그것을 다음 문단에서의 일본인 안내원과 연결시켜 있기를 학생들에게 바라고 있다. 그래서 그러한 과열 교육이 오히려 한국인이 한국인을 열시하는 결과를 빗었다면 우리 교육의 큰 맹점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교육풍토에 대한 학생들의 대한제시 능력에 초첨을 ?추었다. 세계화와 연결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오후문제]* 다음 두 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물음에 답하시오.
■ 아래 지문에 나타난 가치관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그 이유를 논하시오.
훈이(나의 조카)가 고등학교 이학년이 되자 반을 문과 이과로 나누게 되었고 훈이가 나한테는 아무 상의도 안하고 문과를 택한 걸 나는 나중에야 알았다. 나는 우선 그런 문제를 나한테는 상의 한마디 안한 게 서운했고,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오빠가 전문학교에서 문과였다는 것만으로 덮어놓고 문과를 싫어했다. (중략)
나는 학교에 쫓아가서 담임선생님에게 애걸하다시피 해서 훈이가 문과에서 이과로 전과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나서 훈이를 설득하려 들었다. 나는 막연히 훈이를 두려워 하면서 중언부언 내 말을 했고, 훈이는 언제나처럼 젊은이다운 대담한 시선으로 나를 쏘아보았다.
"훈아, 너희 담임선생님이 그러시는데 너는 인문계보다는 이공계가 더 적성에 맞는데. 좀 좋아. 공대 같은데 가면 요새 공장이 많이 생겨서 공대 출신이 제일 잘 팔린다더라. 넌 큰 기업에 취직해서 착실하게 일해서 돈도 모으고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해서 살림 재미도 보고 재산도 늘리고, 그러고 살아야 돼. 문과 가서 뭐하겠니· 그야 상대나 법대로도 풀릴 수 있지만 그게 그리 쉬우냐, 까딱하단 문학이나 철학이나 하기가 꼭 알맞지. 아서라 아서.
사람이 어떡허면 편하고 재미나게 사느냐를 생각하지 않고 사람은 왜 사나, 뭐 이런 게지. 돈을 어떡허면 많이 벌 수 있나는 생갇燻다 돈은 왜 버나 뭐 이런 생각 말이야. 그리고 오늘 고깃국을 먹었으면 내일은 갈비찜을 먹을 궁리를 하는 게 순선데. 내 이웃은 우거짓국도 못먹었는데 나만 고깃국을 먹은 게 아닌가 하고 이미 뱃속에 든 고깃국 조차 의심하는 바보짓 말이다. 이렇게 자꾸 생각이 빗나가기 시작하면 영 사람 버리고 마는 거야. 어떡허든 너는 이 사회에 순응해서 이득을 보는 사람이 돼야지 괜히 사회의 병폐란 병폐는 도맡아 허풍을 떨면서 앓는 소리를 내는 사람이 될 건 없잖아"
<박완서의 [카메라와 워커]>
⇒ 출제의도 : 위의 화자가 말하는 현실관은 오래 전부터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고정관념이라고 할 수있다. 이러한 고정관념에 대한 창의적인 비판이 얼마나 가능한지를 묻고 싶었다. 위의 지문에서는 취업, 결혼, 전공선택, 사회적 책임 문제등이 제시되고 있는데 각각의 쟁점에 대한 개별적인 질문을 할 수도 있겠다. 역시 논리가 얼마나 조리가 있는가, 근거가 얼마나 타당한가, 예를 들었다면 그 예는 적절한가 등이 평가 척도가 될 것이다.
■ 아래 지문을 읽고 의사로서의 한교수의 윤리의식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하시오.
"한동무, 특별동에 위급한 환자가 생겼시요. 원장동무가 직접 나와 보구 야단났습네다레"
"여긴 더 위급한 환자가 있소. 수술중이라 꼼짝할 수가 없소"
한교수는 나지막한 의자에 누운 아이의 몸에 얼굴을 바짝 갖다 대고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서동무도 어디루 갔는지 자리를 비웠시요. 지금 사방으루 찾아댕기멘 법석이래두요"
"끝나면 곧 가겠다고 전하시오"
간호원이 말했다.
"우리가 어케 손써 볼테니 선생님 날래 가보시라요"
한교수는 그들의 등을 밀어 내보내고 침착하게 바늘귀에 실을 꿰었다. 재봉실에 보통 바늘이었지만, 별로 손색이 있을 것같지는 않았다. 거친 음성과 구둣발 소리가 다가왔으나 그는 첫바늘을 꿰어 실이 팽팽해질 때까지 살포시 잡아당겼다. 방공호의 통로를 몸 그림자로 가리고서 원장이 성급하게 소리쳤다.
"뭘하구 있는거요·"
한교수는 봉합부분을 잘 살피기 위해 아이의 몸 가까이 무릎을 끓었다. 방공호 안의 어둠에 눈이 익은 원장이 그 광경을 들여다 보고 어처구니 없다는 듯 혀를 찼다.
"까짓, 애들은 또 낳는 거요. 지금 경무원이 기총소사의 관통상을 입구 피를 흘리는데 이런 따위 일에 시간을 낭비하기요·"
<황석영의 [한씨연대기]>
⇒ 출제의도 : 이 문제는 생명에 존엄성에 대한 의사의 가치관을 묻는 질문이다. 지문에서 어린아이는 또 낳을 수 있지만 어른은 사회적 효용성에 의해 더 가치있다는 원장과 달리 한교수는 아이에 충실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나올 수 있다고 판단된다. 또 방공호 안에서의 치료상황은 작중 현재가 전쟁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어 그러한 급박한 상황에서의 선택의 문제를 포착할 수 있으면 독해능력이 뛰어난 학생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