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시드니에 살고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 우리팀 승리 후 시드니 최고 중심가인 George Street 에서는 근 1000(?)여명의 한국인들이 기쁨에 겨워 태국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불렀습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호주 경찰들이 달려와서 교차로 전체를 차단시키고 우리에게 축제의 공간을 마련해 주었습니다(기특한 것들..). 근 한시간을 소리지르고 노래 부르고(애국가 부를 때는 모두다.. 흑흑..)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별탈 없이 또 한시간 가량 Darling Harbour 주위를 몇 백명이 태극기를 흔들며, 물론 소리도 꽥꽥 질렀죠 대~한민국이라고, 행진을 하였습니다. 물론 현지인들도 같이 즐거워 해 주었구요....
이상은 이곳 시드니 상황이었고(또 여러 호주 독자들이 이곳 상황을 알려 드렸으니) 지금 이 글의 목적은 중국의 오버액션 입니다.
딴지에 올라와 있는 중국 학생들의 한맺힌 사연들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저도 대만에서 4년간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너무 잘 압니다. 더욱이 전 92년 대만과의 단교 직후에 유학생활을 시작해서 대만인들의 반한감정과 그들의 친일 정서 모두 경험해 봤지요....
아래 기사는 요즘 중국 애들 사이에 많이 회자되고 있는 기사라 생각하여 딴지 독자들에게도 읽어 보기를 권하는 맘에서 번역해 보냅니다. 중국측 시각에서 한국팀의 승리를 분석한 sohu의 기사입니다. 기사 올라간지 이틀도 안 되어 거의 만회 가까운 열람 횟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국 축구 성공의 비결
이번 월드컵 최고의 다크호스는 누군인가 ? 그건 물론 한국팀일 것이다. 어쩌면 한국인 자신들도 그들의 4강 진입을 예상 못했을 것이다. 한국 축구의 승리는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일 뿐만이 아니라 세계 축구 역사상의 기적이다. 그렇다면 한국팀은 어떻게 해서 이토록 짧은 며칠 사이에 "미운오리새끼" 에서 "백조"로 탈바꿈할 수 있었을까 ?
1. 구장(球場) 요소
만약 이번 월드컵 최고의 축구팬을 뽑으라면 당연히 한국의 붉은 악마일 것이다. 6만 축구 팬들은 구장을 붉은 바다로 물들이며 포효와 같은 함성으로 울부짖었다. 이는 한국 선수들의 정신력을 진작시키고 투지를 불러일으키는 호각과 같았다. 하지만 상대 선수들에게는 자신감과 사기를 뭉개버리는 잡음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그라운드의 응원이 없었다면 한국팀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구장요소의 작용 지수는 20%
2. 정신 요소
종합적인 실력으로 보면 한국팀은 포르투갈, 이태리, 스페인등 강팀 보다 아래에 있다. 한국팀이 약체이면서도 강팀을 이긴것은 그들의 정신력이 관건으로 작용했다.
우리는 이를 "한국정신" 이라고 곧잘 표현한다. 한국 선수들이 보여준 강팀을 두려워 하지 않는 자세, 강인한 의지력, 굽히지 않는 투지와 기세. 한국인 특유의 정신력이 한국축구를 세계 축구 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한 무기인 것이다. 그러므로 정신요소 작용지수는 20%
3. 체력 요소
정신력에 더해진 체력, 이는 한국축구가 계속해서 아시아 축구에서 패권을 지켰던 전통적인 강점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은 이러한 그들의 장점을 최고로 발휘하였다. 이러한 한국팀의 넘치는 체력이 포,이,스페인과의 경기 막바지에서 그들을 쓰러뜨리고 승리를 차지한 것이다. 그러므로 체력요소는 10%
4.기술 요소
한국 선수들의 기술은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것 이라는 것이 한국축구에 대한 전통적인 인상이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준 한국팀의 기술은 많이 향상되었다. 볼 콘트롤 능력 및 원활한 경기 운용 등은 세상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축구는 기술을 요하는 스포츠다. 훌륭한 기술의 밑받침 없이 이만큼의 성적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기술 요소 5%
5.감독요소
히딩크 감독 없이 한국팀이 이렇게 장족의 발전을 하지는 못하였을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의 전면적인 수비, 공격 기술을 한국에 들여왔다. 공격시 모두 라인에서 압박하고 수비시에는 전 그란운드에서 달려들어 뺏는다. 한국팀의 탄탄한 수비와 우수한 체력을 충분히 발휘한 것이 한국의 전술 수준을 급속도로 끌어올린 직접적인 요인이다. 그러므로 전술 요소 10%
6.프로리그 요소
한국의 K리그는 아시아에서 제일 먼저 출범했으며 또한 아시아에서 가장 수준 높은 리그 중의 하나다. 올해 수원과 안양팀의 경기는 이를 잘 설명해 준다. 프로리그는 한나라의 축구 발전의 기초가 된다. 훌륭한 프로 리그는 훌륭한 선수를 낳는다. 그러므로 리그작용지수는 5%
7.경험요소
과거, 한국팀과 유럽팀과의 경기는 한국의 백전배패였다. 그러나 근래 들어 한국은 일부러 유럽 강팀들과의 경기로 자신을 warm up 시켰으며 그 속에서 교훈을 받아들였고 자신감을 키우며 경험을 쌓아나갔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팀은 포,이,스페인을 격파했으며 그들의 “유럽공포”도 이미 치유되었다. 그러므로 경험요소의 작용 지수는 5%.
8. 심판요소
2002 월드컵에서 한국이 모든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4강에 든 것은 심판의 작용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심판은 이미 수 차례 논쟁에 여지가 있는 판정을 내렸으며 이로 인해 한국팀은 사지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비록 심판이 경기의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쳐도 그러나 승패를 좌우하는 건 역시 선수 자신들의 컨디션과 실력인 것이다. 그러므로 심판 작용지수는 10%
9. 행운요소
만약 올 월드컵 최고의 행운 팀이 누군가 하고 뽑는다면 이 역시 한국팀이 될 것이다. 두 번씩이나 공이 골대를 맞고 튕겨져 나갔다. 이로 인해 포르투칼과 스페인은 참담히 무너졌고 한국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다. 한국팀이 4강에 오르는데 골대가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행운요소의 작용 지수는 5%
10. 막후 요소
막후 요소라 함은 일부 알 수 없는 요소를 지칭하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는 존재 가능하며, 은폐되어 있으며 증명할 수 없는 것들이다. 일부에서는 한국의 승리를 정치적 요소와 연계 시키기도 한다. 예를 들면 정몽준의 FIFA 내에서의 막강한 파워 및 주최국의 월드컵상위 랭킹 보장설 등등.. 이러한 요소들은 잘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있기에 막후요소의 작용지수는 약 0~10%이다.
아래는 이 기사에 대한 네티즌의 즉각 반응들입니다. 일부러 악의적인 내용을 고른 것이 아니고 같은 페이지에서 순서대로 번역해 보았습니다.
1. 비결은 단 하나, 인면을 벗고 돼지피를 뒤집어 써라 !
2. 만일 어떤 팀이 연속해서 포,이,스페인을 격파했는데 이 팀은 예전 월드컵에서 일승도 못 올렸던 팀이라면? 또한 이 나라에는 축구의 기초가 되어줄 세계 일류 수준의 프로축구 리그도 갖고 있지 않으며 유럽리그에서 아주 뛰어나게 활동하는 선수도 없다. 심지어 월드컵 본선 전에 가졌던 중국과의 경기에서는 비겼던 팀이다. 그렇다면 며칠 사이에 이들 선수들과 인류본질에 변화가 발생했음이 분명하다. “신의 손” 이나 66년 잉글랜드 미스터리등은 논하지 말자. 왜냐하면 그건 강팀들 간의 경기였으며 격전중의 행운이었던 것이다.
나는 한국에 애통함을 느끼며 속이 메스껍고 불편하다. 2006년을 생각해 보라. 한국은 분명히 참담한 꼴이 될 것이다. 왜냐 ? 그때면 정몽준도 피파를 떠났을테니…
3. 지금 나는 아시아의 한 사람으로서 수치스럽다. 한국인은 썩 물러가라. 너희들은 지금 뭐 때문에 즐거워 하는 거냐 ? 단지 아무 의미도 없는 두 글자 , 4강 !!!
저는 지금 너무 슬픕니다. 정말 기뻐하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벅찬데... 정말 눈물이 맺힙니다. 중국은 저에게 제 2의 모국과도 같은 나랍니다. 오랜 세월 중국문화를 접하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전 지금 할 말이 없습니다.
같은 아시아인의 승리를 같이 기뻐해 주지는 못할 망정... 화가 납니다. 제 컴퓨터가 중국어 써포트가 안되는 관계로 반박 글도 쓸 수가 없습니다.
저는 딴지의 모든 기사를 지지합니다. 특히 이번 영문으로 번역된 판정 시비에 관한 기사 정말 너무나도 필요합니다. 힘에는 힘입니다. 우리 한민족 너무 순진하고 늘 예의 바르기만을 강요 당해 온 민족입니다. 예의, 좋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최국 이라고 참지 맙시다. 왜 우리가 욕을 먹어야 합니까.
쟤네가 뭐라하든 조까!! 한마디로 끝내고 싶지만 저것들이 너무 날뛰는게 이제 한국민들의 상처가 됩니다 특히 재외 한국인들한테는요.
이러다 월드컵 끝나면 말겠지..그런 안일한 자세 위험합니다. 국가 이미지 다 구긴 후에? 세계인 가슴에 한국은 파렴치한 사기꾼 나라라고 강력한 인상 팍팍 심은 다음에? 대한축구협회 및 국내 언론 다 같이 싸워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축구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가 이미지입니다.
마지막으로 제 이탈리안 친구가 했던 말 한마디를 끝으로 글을 닫겠습니다.
They (Portugal, Italy, Spain) played for money, but Korean played for their nation’s glory.
그들은 돈을 위해 뛰지만 한국인들은 국가의 영광을 위해 뛰었다.
충분합니까 ? 우리 국가 대표팀 사랑합니다. 전 그들이 목숨을 내놓고 싸웠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죽을 힘을 다해 뛰었던 건 축구를 위해서가 아닙니다. 대한민국과 한국 국민 당신들을 위해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