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박경훈 감독이 사의를 표명한 뒤 공석이던 제주 유나이티드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조성환 2군 감독이 선임됐다.
제주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성환 감독의 부임을 알렸다. 제주 구단은 “과거보다 현재와 미래에 필요한 인재를 등용하는 것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구단의 철학에 조성환 감독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선임배경을 밝혔다.
제주는 지난 3일 박경훈 감독의 사퇴 후에 제주 출신 7인과 비제주 출신 7인 등 총 14명을 물망에 올리고 검토 작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구단 내부 감독선임위원회의 공정한 절차를 거쳐 조성환 감독을 결정했다. 외부에서 볼 때는 ‘깜짝 발탁’에 가까우나 조성환 감독을 아는 축구인들은 ‘준비된 지도자’라는 평이다.
조성환 감독에게 제주 유나이티드는 ‘친정’이다. 조 감독은 지난 2001년 현재 제주 유나이티드의 전신인 유공(부천SK)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결국 데뷔 클럽에서 지휘봉을 잡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조성환 감독 역시 큰 기쁨을 표했다.
조성환 감독은 12일 오후 뉴스1스포츠와의 통화에서 “쟁쟁한 실력을 갖춘 감독님들이 물망에 올랐는데 특별한 이력이 없는 나를 택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면서 “팀이 어려운 상황인데 이 중요한 순간에 지휘봉을 맡겨줘서 영광인 동시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구단이 나에게 바라는 기대치가 있을 것이다. 뜻에 부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조성환 감독은 지난해 박경훈 감독의 부름을 받고 제주 유나이티드 코칭스태프에 합류해 2군 감독을 맡았다. 그리고 1년 만에 팀을 이끄는 수장으로 거듭났다.
조 감독은 “제주 유나이티드는 나에게 친정과 같은 팀이다. 선수생활을 했던 곳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동경하는 일”이라면서 “지금껏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이곳에 모두 쏟아 붓겠다”는 굳은 각오를 밝혔다. 자신감도 넘쳤다.
그는 “제주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팀이다. 아무래도 섬이라는 지역적인 특색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측면이 있었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시즌 후반부에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다”면서 “2군 감독을 맡으면서 많은 선수들을 지켜봤다. 주전에 버금가는 능력을 지닌 선수들이 많다. 일단 적절한 경쟁과 조화를 통해 내부 스쿼드를 단단히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이어 “큰 변화보다는 안정 속에서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다. 지금 구성원만으로도 경쟁력이 있다. 다만 최전방의 무게감은 다소 아쉽다. 결정력을 갖춘 외국인 선수가 가세한다면, 다음 시즌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당당한 출사표를 던졌다.
조성환 감독이 새롭게 K리그 클래식에 뛰어들면서 2015년은 그야말로 ‘40대 감독’들의 경연장이 전망이다. 기존의 황선홍 포항 감독, 서정원 수원 감독, 최용수 서울 감독 등으로 대변되던 ‘젊은 지도자’ 싸움에 새로운 인물들이 뛰어든다. 공교롭게도, 새롭게 가세하는 40대 감독들이 모조리 과거 부천SK에서 현역시절을 함께 보낸 ‘니폼니시의 제자들’이다.
조성환 감독을 비롯해 윤정환 울산 감독 그리고 챌린지에서 클래식으로 승격한 대전의 조진호 감독과 광주의 남기일 감독 모두 니폼니시 감독 밑에서 현역시절을 보냈다. 조성환 감독도 흥미로울 것이라는 뜻과 함께 승부욕도 내비쳤다.
“모두 부천에서 현역 시절을 함께 보낸 감독들이다. 하나의 볼거리가 될 것은 분명하다”고 웃음소리를 전한 조성환 감독은 “다들 이기고 싶은 마음가짐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절대 지고 싶지 않다”면서 강한 의욕을 천명했다.
끝으로 조성환 감독은 “믿고 맡겨준 구단에 감사를 전한다. 앞서 말했듯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친정을 생각하는 마음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곳의 선수들을 잘 알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책임감을 가지고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