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가-제2곡 방자 분부듣고 수업01.mp3
<아니리> “도련님 분부 그러 하옵시면 자세히 아뢰리다. 북문 밖 나가오면 교룡산성이 좋사옵고,
서문 밖 나가오면 선원사도 좋사옵고, 동문 밖 나가오면 귀연한 관행묘가 천고 영웅이 어제 논 듯 하옵고,
남문 밖 나가오면 광한루, 오작교, 영주각이 좋사오니 처분대로 하시옵소서.” 도련님 이 말 듣고
“이 애, 니 말로 듣드라도 광한루가 제일 좋을 법하구나. 광한루로 구경가게 나구 안장 지어라.” “예이.”
<늦은자진모리>
방자 분부 듣고 나구청으로 들어가, 서산나귀 솔질하야 갖은 안장을 짓는다.
홍영자공(紅纓紫 :붉은 고삐와 재갈) 산호편(珊瑚鞭) 옥안금천(玉鞍錦薦) 황금륵(黃金勒)
청홍사 고운 굴레 상모(象毛) 물려 덤벅 달아 앞 뒤 걸쳐 질끈 매야,
칭칭다래 은엽등자(銀葉鐙子) 호피도둠으 태가 난다.
모탄자 걸쳐 덮고 채질을 툭 쳐 돌려세워, “말 대령허였소.” 도련님 호사헐 제,
산수 좋은 고운 얼골 분세수(粉洗手) 정히 허고,
감태 같은 채진 머리 동백기름으 광을 내어 갑사 댕기 들였네.
쌍문초 진동옷, 청중추막에 도복 받쳐 분홍띠 눌러 띠고, 만석 당혀를 좔좔 끌어,
“방자, 나귀 붙들어라!” 등자 딛고 선뜻 올라 통인 방자 앞을 세우고 남문 밖 나가올 적,
황확으 날개 같은 채금당선(彩錦唐扇) 좌르르 피어 일광을 희롱허고,
관도성남(官道城南) 너른 길 호기있게 나가실 제,
기봉하(奇峰下)에 나는 띠끌 광풍 쫓아 펄펄 날려,
도화 점점 붉은 꼭 보보향풍(步步香風) 뚝 떨어져
쌍옥제변(雙玉蹄邊) 네 발굽 걸음걸음이 생향이라.
일단선풍(日團仙風) 도화색 위절도(魏節度) 적표마(赤驃馬)가 이 걸음을 당할소냐?
항 장수 오초마가 이여서 더할소냐?
서부렁 섭적 걸어 광한루 당도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