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레이스 홈의 다른 이름 란나검도클럽!”
올해에는 우리 아이들이 네번의 검도대회에 참석하였습니다. 1월에는 3회 치앙 마이 검도대회, 2월에는 방콕에서 한태 검도대회, 11월에는 4회 치앙마이 대회, 그리고12월의 방콕에서의 나카네컵 대회에서 우리 아이들은 다시한번 좋은 성적 을 거두어 태국에서는 적어도 가장 앞서가는 검도팀임을 다시한번 입증하였습니다. 더우기 감사한 것은 검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중,고등부에 걸려있는 세개의 우승 컵을 우리가 다 가지고 왔고 향후 몇 년간은 우리가 독주할 수 있는 저변이 확대되 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12월에 있었던 방콕대회는 명실공히 가장 유명한 대회입니다. 일명 나카네컵으로 25년전 태국에 검도를 처음 보급한 나카네 사범을 기념하기 위해 2003년에 신설된 대회로 실질적인 챔피언쉽 대회로 올해가 8회째였습니다. 우리 팀은 작년에 처음 참석하여 아스파가 중,고등부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전부였었습니다.
우리는 대회에 참여하기 전부터 어떻게 아이들을 선발할 것인지 고민을 많이 하 였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중등부(13-15세)가 신설되었기에 방콕에 갈 수 있는 인 원은 재정 형편상 봉고에 탈 수 있는12명 정도였고 우리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 는 그룹은 12세 이하와 중등부 남,녀 그룹과 고등부(16-18세)였습니다. 재정이 허 락한다면 검도하는 아이들을 모두다 데리고 가고 싶었지만 봉고 한대만 가더래도 최소 1,000$ 정도가 들기에 아이들의 숫자를 절반으로 줄여야 했습니다.
아이들을 선발시에는 평소의 열심인 아이들과 마지막 기회인 아이들을 고려하여 뽑았습니다. 평소에 열심인 워라멭과 위차이와 꼽을 데리고 가야했지만 중등부가 인원이 너무 많아 사정상 이들은 제외해야 했고 초등부에서는 잎과 라를, 중등부 여자팀에서는 아리야와 까이, 그리고 남딴을, 사실 남딴은 나이가 초등부인데 제가 나이를 잘못 아는 바람에 중등부에 가게된 경우였습니다. 평소에는 까이가 실력은 좋은데 성격이 소극적이어서 실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적극적인 아리야와 결승전에 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였습니다.
중등부 남자로는 찰랏과 올해 15세인 죤은 마지막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 열심 히 하지는 않지만 기회를 주었고 키는 작지만 칼이 메서운 깽과 나이는 많지만 중 3인 아스파를 중등부에 넣어서 중등부는 아마도 우리끼리 결승전을 할 것이라 예 상되었습니다. 이들은 고등부에 들어가도 4강에 들어갈 정도의 실력이 되었기 때문 입니다. 고등부에 해당하는 아이는 올해 3번의 대회에서 챔피언에 오른 위치안과 그에 버금가는 깨띠삭이 유력하였고 수라찻은 실력은 조금 떨어지나 격려하고 기회 를 준다는 의미에서 같이 가기로 하였습니다. 나는 14명을 검도스텝인 자매에게 넘겼고 그녀가 최종적으로 결정하도록 하여 그녀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하였습니다.
아이들의 열심을 유도하기 위해 12월 8일에야 방콕에 갈 선수의 명단을 발표하 면서 이번에 못가는 중등부 3명은 다음에는 반드시 데리고 갈 것을 이야기하였고 필요한 재정이 확보되면 다음 기회에는 다같이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방콕으로 출발하기 하루 전에 시장에 가서 고아원에서 먹을 음식이며 또 오가며 차 안에서 먹을 과일이며 방콕에서 필요한 채소를 사가지고 왔습니다. 처음 에는 방콕에 않가겠다고 하던 아이들도 막상 떠날 시간이 되자 서둘러 떠날 체비를 해가지고 나타났습니다.
10일이 공휴일이어서 학교를 쉬는 때라 일찍 출발하여 중간에 아유타야라는 태 국 고적지를 둘러보고 가려고 서둘렀습니다. 9시에 15인승 봉고차가 와서 우리는 기도하고 떠났는데 한참을 가다보니 지름길로 가지않고 길을 돌아서 가고 있었습니 다. 지름길로 가면 750km라고 해도 10시간이면 충분한데…. 이미 많이 와서 되돌 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중간의 유적지를 보는 것은 포기를 하여야 했고 방콕에 도 착하니 저녁 8시가 다되고 있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선교사님 댁에 들어가니 9시 가 넘었습니다.
다음날은 아이들이 무엇을 할까하여 아이들의 의사를 타진하였으나 왕궁이나 박 물관 등은 가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오전에 3-4시간 보낸 후에 오후에는 쉬고 저녁 시간에는 검도 연습을 하기로 하였기에 그리 시간이 많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이 PC방에 가고 싶어하여 아이들을 가까운 PC방에 데려다 주고는 2시간씩 놀도록 하였습니다. 습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게임에 열중하였습니다.
오후에 아이들이 장난을 치다가 잎이 그만 손을 다첬습니다. 아동부에서 줄곧 챔 피언에 올랐던 잎이 손을 다처 거의 칼을 잡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약을 바르기 는 하였지만 갈수록 왼손이 부어 올라 검도대회에 참여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 되었 습니다.
아내와 선교사님이 준비한 점심을 먹고 아이들은 탁구와 만화책을 보고 일부는 어제 자지못한 잠을 자며 시간을 보냈고 오후 5시경에는 검도연습을 하기위해 집 을 나섰습니다. 검도가 끝나고 같이 저녁을 뷔폐에 가서 먹기로 하였습니다. 내일은 시합이 끝나면 바로 올라가야 하기에 오늘 아니면 도와주시는 선교사님 가족과 같 이 식사할 기회가 없기에 식사를 하기로 한 것입니다. 아이들은 검도가 끝나고 늦 은 저녁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12일이 주일이라 우리는 6시에 일어나 모든 준비를 마치고 7시에모여 앉아 예 배를 드리고 아침을 먹고는 집을 나섰습니다. 검도 대회장까지는 한 시간을 달려야 했기에 서둘러야 했습니다. 대회장인 방콕국제학교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접수를 기다리며 몸을 풀고 있었고 접수를 마치고 경기규칙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9시가 되어 간단한 예식을 하고 아동부부터 대진이 시작되었습니다. 5학년이지 만 키가 작은 라와 10세이지만 키가 큰 잎은 손이 아픔에도 불구하고 8강까지는 잘 올라갔습니다. 라는 이겼고 잎은 패하고 난후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4강 에 오른 라는 우승자인 일본 아이를 만나 2-1로 아깝게 져서 3위로 마감했습니다. 우리는 각자 찾아다니며 진 아이에게는 위로와 격려를, 또 이긴 아이에게는 축하해 주었습니다.
중등부에 참여한 아리야는 다른 조에, 까이와 남딴은 같은 조에 편성되었는데 오 늘은 까이가 컨디션이 좋지않아 남딴이 조1위를 하였고, 까이가 2위를 하는 바람 에 4강전에서는 아리야와 까이가 붙게 되었고, 남딴과 다른 선수가 붙게 되었습 니다. 결승전에 오른 아이는 아리야와 치앙마이 자치구 검도부의 일본계 학생이었 습니다. 까이가 긴장을 많이 하였는지 평소의 까이같지 않았습니다.
연이어 중등부 남자들의 경기가 진행되었는데 4명이 출전한 우리 아이들은 찰랏 과 죤이 같은 조에 편성되었고 깽과 아스파에 같은 조에 나뉘어져 죤은 예선에서 탈락하였고 찰랏은 결승전에 진출하였습니다. 같은 조에 편성된 아스파와 깽은 아 쉽게도 8강전에서 만나 깽이 패했고, 아스파가 결승전에 진출하여 찰랏과 챔피언 자리를 놓고 겨루게 되었습니다.
고-대학생들의 여자 경기가 마치고 결승전이 이어졌습니다. 아동부는 일본 아이 들 형제가 결승전에 올라 형이 가까스로 동생을 이겼고 여중생들의 경기에서는 아 리야가 챔피언을 차지하였습니다. 남중부에서는 찰랏과 아스파가 붙어 힘겨운 시합 을 하여야 했습니다. 평소에 서로를 너무 잘 알고 또, 지기 싫어하는 라이벌 관계가 보이지 않게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까스로 아스파가 1점을 내어 경기가 마무리 되어 아스파가 챔피언에 찰랏이 2위를 차지하였습니다. 2체급에서 챔피 언에 오른 치앙마이 란나검도팀은 모든 클럽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어 진 점심 시간에는 인사를 받기에 바빴습니다.
점심시간 이후에 벌어진 고등부 경기는 가장 흥미진진 하였습니다. 참가 인원도 많았지만 검도 실력도 많이 평준화된 것 같아 우승자를 가늠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 었습니다. 먼저 4그룹으로 나누고 각 팀의 1,2위가 다른 그룹의 1,2위와 교차하여 대진하게 되며 이후부터는 토너먼트 형식이 되는데 각 조마다 불꽃튀는 접전이 벌어졌습니다. 위치안은 두번 모두 2-0으로 이기고 8강에 올랐고, 깨띠삭도 1승 1무로 8강에 올랐습니다. 수라찻은 초반에 결승전에 오른 일본 학생과 키가 큰 아이를 만나 예선 탈락하였습니다.
결승전이 시작되기 전에 줄라롱껀에 다니는 대학생이 대학부4강에 올랐는데 그 선수가 우리를 찾아와 자신은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기도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우리 가 계속 이기는 것을 보고 자기도 이기고 싶어 기독교인인 우리를 찾아와 기도를 부탁하였던 것입니다. 우리는 그가 경기할 때에 열심히 응원해 주었습니다.
깨띠삭은 우승후보였던 학생과 만나 아쉽게 져(2-1) 탈락했고 위치앙은 승승장구 하여 결승전에 진출하였습니다. 먼저 결승전에 진출한 위치안은 다른 조에서 진행 되고 있는 경기를 보았는데 결국 일본인 사범의 아들이 결승전에 올랐습니다. 그는 일본에서 검도학교에 다니고 있다가 이번 대회 참석차 잠시 온 것이라고 하였습니 다. 우리는 위치안을 격려하며 지난 2월에는 그 형을 이겼는데 이번에는 동생이다. 네가 이길 수 있다. 염려하지 말고 기도하며 침착하게 하라고 하며 열심히 응원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같이 얘기하면서 주심들이 모두 일본 사람이고 결승전에 오른 아이의 아버지가 호스트로서 귀빈석에 앉아 있었고… 보기에 모두 불리한 여견처럼 보였습 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도하며 경기장이 떠나가도록 열심히 응원을 하였습니다.
게임은 용호상박 그것이었습니다. 오히려 어렸을 때부터 검도를 배운 일본아이가 몸은 더 유연하였고, 동작도 민첩하였지만 몇번의 챔피언에 오른 위치안은 여유가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점수가 나지 않자 일본 아이가 초조하였는지 서두르며 들어오다가 기다리던 위치안으로부터 머리를 정통으로 맞고 한점을 내주고 말았습 니다. 일본인 주심 세 명의 손이 동시에 올라갔습니다. 이후에도 같은 패턴이 지속 되었는데 위치안은 침착하게 잘 막았던 것입니다. 휘슬이 울리고 챔피언에 오른 아 이를 우리는 격려하며 박수로 화답하였습니다. 끝나고 위치안이 찾아가 같이 인사를 나눌때에도 진 것에 대해 마음이 불편한 일본 아이는 상견례를 거절하며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였다.
모든 시합이 끝나고 시상식이 열리는 자리에서 우리는 모두 행복했습니다. 지난 1월에 우리를 찾아와 취재해주셨던 NHK의 방콕 특파원도 와서 같이 너무너무 기뻐해주셨고, 치앙마이 국제학교에서 검도를 가르치시며 가끔씩 그레이스 홈에 찾 아오셔서 검도를 가르쳐주셨던 오사또 선교사님도 우리를 많이 격려해 주셨으며 누 구보다 기뻐한 사람은 우리 아이들을 손자처럼 생각하며 아이들을 먹여주고 재워 주신 임 선교사였습니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나카네 사범을 찾아가 인사하며 같이 사진도 찍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리는 다시 도구를 챙겨들고 봉고에 올랐습니다. 일단 가게에 가서 과자를 사서 아이들에게 먹였습니다. 일단 시내를 벗어나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고, 우리는 다시 750km의 밤길을 거슬러 올라와야 했습니다. 오후 6시 전에 출발하여 다시 집에 돌아오니 새벽 4시30분, 저 먼발치로 짙은 어둠이 서서히 걷혀가고 있었습니다. <끝> 사진은 앨범을 참조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