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일기 1472 : 제11차 삼례컨퍼런스, 우리의 대모(代母;godmother) 임영순이 이룬 그 준비의 기적에 대하여,
2013.10.23(수)
연나흘 국토를 종횡으로 1,500여 km를 오갔다.
서둘러 간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보내야만 했고, 산 사람은 그래도 살아야 했기에.
예레미야가 희구했던 ‘눈물의 근원됨’이 오늘 내 안에서 응했다.
삭정이 같은 내 육신에도 그렇게나 많은 눈물이 깃들어 있었다는 사실에, 나도 놀랐다.
사람이 아름다운 것은 그 육신 어딘가에 눈물이 숨어 있기 때문인가 보다.
눈물로 오가면서도,
내 안에서 배시시 웃음이 연신 새어 나왔다.
절로 배어나오는 첫사랑의 연모처럼.
아~, 103년 차.
주일오후에 장례일정을 치르는 울산으로 갔다가, 월요일 오전 11시경에 입관식 예배를 집례한 후, 득달같이 우리 103년차 제11회 내장산/삼례 컨퍼런스가 열리는 삼례성결교회로 향했다.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달리는 낯선 희열을 만끽하며, 산청을 지나 진안 마이산을 한 컷하며 즐겼다. 시속 160~70을 오간적도 적잖았다.
삼례성결교회는 읍내 저자거리 중앙에 자리하고 있었다. 삼례, 이름이 촌스러워(?) 전주 먼 데 산골짜기에 자리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다리 하나 건넌 전주에 당당히 자리하고 있었다. 웅장했다. 바깥주인 전병윤 목사의 풍채처럼. 그런데 허우대만 규규한 게 아니다, 삼례 입성 마중물 복분자주는 우리를 죄다 마초 되게 했다. 불끈불끈. 난 거푸 다섯 잔이나 마셨는데, 그 효험이 닷새는 가는가 보다. 아직도 나는 주책없이 팔팔하다. 여인 천하 되어 버린 삼례컨퍼런스에서 졸지에 거세되어, 내시(內侍)되어버린 찌질 남(男)(쏘리,ㅋ)들은 대책이 없겠지만, ㅎ,ㅎ
레알, 반가운 얼굴들을 다시 만났다. 가을 물 든 듯 홍조 가득했다.
가을 호남 들녘처럼 풍성한 저녁 만찬은 이런 기도로 시작되었다나?
난 못 들었는데. 오랜만에 출현한, 식사 기도를 맡은 쾌남 오성문 목사가 이런 사설을 늘어놓으며 하나님께 103년 차를 고발했단다.
“(다도(茶道)의 근원되시는 여호와 하나님, 여기) 가장맛있는차!가장끈적끈적질긴차!가장향기가오래가는차!가장향기가멀리가는차!내장산단풍보다더아름다운일공삼차!……일공삼차는영원할것입니다~♬ 홧팅! 아멘.”(이상은 호남(好男) 오성문이 내게 카톡으로 보내 온 내용이다) 뭐 이랬다나. 그 기도의 내용은 밥상 앞에 머리 숙인 엄숙한(?) 사모들을 키득거리게 했나니. ㅋ,ㅋ,ㅋ
대명 양금숙 사모는 103차가 그리워 연가(戀歌)를 부르다가 연가(年暇)를 내고, 참석 했단다.
그 낯설고, 기이한 고백에 오늘 전주 투어가이드를 자청했던 오성택 목사님께서 놀라 혼절하셨나니.
어디 그뿐이랴, 대구에서 벽제 화장터 찍고 내려온 대구 차경란 부부,
교단 테니스 대회 마치고 밤길을 더듬어 온 김완철, 전영대 선수.
딸 아이 병원 입원도 미루고 온 강윤순 부부.
해열 진통제를 복용하고 단 한 시간 눈붙이고 내려 온 안미옥 부부.
특히 왕언니 김군자 누님은 성지순례를 지난 목요일 날 마치고 돌아 와, 그 이튿날 토요일 경기도 퇴촌으로 이사하시고, 주일을 보낸 후 오늘 우리 모임에 오셨단다.
남편 경환 형이 “대체 뭐가 씌었기에, 103년차 103년차 하는지 자신도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난 속으로 답했다.
‘콩깍지, 솔로몬을 연모한 술람미 여인처럼.’
“이에 내가 일어나서 성 안을 돌아다니며 마음에 사랑하는 자를 거리에서나 큰 길에서나 찾으리라 하고 찾으나 만나지 못하였노라 / 성 안을 순찰하는 자들을 만나서 묻기를 내 마음으로 사랑하는 자를 너희가 보았느냐 하고 / 그들을 지나치자마자 마음에 사랑하는 자를 만나서 그를 붙잡고 내 어머니 집으로, 나를 잉태한 이의 방으로 가기까지 놓지 아니하였노라(아가3장2-4절).”
나의 기쁨 나의 소망되시며 나의 생명이 되신 주 밤낮 불러서 찬송을 드려도 늘 아쉰 마음뿐일세 ♬
나의 진정 사모하는 예수여 음성조차도 반갑고 나의 생명과 나의 참 소망은 오직 주 예수 뿐일세 ♬
빈 들에서나 그 장막 안에서 만나 뵈인 일 없는가 ♪
오~주님!
이동하던 차중에서 경환형의 서울동지방회를 위한 물심양면의 헌신에 대해 들었다. 물경 오~오천만원이나 후원해, 전세금을 빼내 집 팔아서 하나님의 뜻을 이룬, 작은 형제교회 목사들의 성지순례를 도운 믿기지 않은 감동 실화를 생생하게 경환 형에게 들었다. 그분은 무척 힘들었으나 결과적으로 가슴 벅찬 대사를 치르고 난 후, 느낀 세 가지 영적 교훈을 우리에게 들려주셨다. (차후 다음 모임에서 우리 다시 듣기로 하자.)
하나, 하나님이 시작하신 것은 반드시 이룬다. 일기까지도 조정해 주신 하나님.
둘, 가치 있는 일은 절대 감정을 가지고 처리해서는 안 된다. 부부-가치 있는 관계. 감정 가지고 깨서는 안 되듯.
셋, 가치가 있는 것은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 광야 체험 그 은혜를 어떻게 돈으로 살 수 있나?
(그 헌신의 열매로 영·육간에 빈핍에 절어 있던 서울동지방회에 큰 은혜 받고, 변화가 일어났다고 함)
이경환-김군자 동기 부부, 사심 없어 위대한 우리 103년차 동기인.
사심이 없다고, 아니 여길 읽어 봐. 황용득의 사심.
또 차중에서, 오지랖 넓은 황용득이 “수양 사모 탔어?” 답작거리며, 설레발치자, 그 누가 그랬다. “당신이 왜 수양을 챙겨?” “뭐시라, 수양은 내 책임이야, 내가 책임져” 그 호언에 운전수 바로 뒷 자석에 앉았던 수양 사모 왈 “쳇, 지가 뭔데 나를 책임져, 지가 뭔데.” ‘ㅋ,ㅋ’ 그 단호하게 내뱉던 논개의 절개. 와~우, 진주 남강에 사는 여인네는 확실히 달랐다. “(저 노무 시키) 지가 뭔데 나 같은 격조 높은 공주를 책임 져~어(소갈머리도 없는 주제에).” 꼭 그런 것 같았다. 그런 거. 진~주. 오, ‘양경숙’ 그녀는 103년차 진주(眞珠)였다. ‘장메시 행복하것수.’ 황내시 주제에 감히 세기적 스트라이커 메시를 재낄려고? 천부당만부당하는 소린 줄 아오. 넌 디졌다 이제, ‘똑숙이’ 은숙이 한테. ㅠㅠ
익산 국화축제를 즐겼다. 꽃보다 남자 전영대가 출몰했다. 김완철 목사는 삼례교회에 당도해 있었다. 사람들로 만발한 삼례는 마침 북적거린 장날이었다. 대형 원로 이형삼 목사님 내외를 비롯한 17가정이 참석했다. 삼례 본당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왕궁 온천에 둥지를 들었다.
29일 화요일, 신 새벽 오전3시. 나는 밤이슬 맞으며 천리 울산으로 다시 향했다. 발인예배가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고속주행하면서, 나는 오전 6시 정각에 카톡으로 모닝콜을 해댔다. 카톡카톡카톡카톡카톡카톡카톡카톡 여덜방을 날렸다. 의무는 고속보다 강하고. ㅜㅜ
난 조사를 낭독했고, 종일 분주했고, 아팠다.
그 틈틈이 카톡이 날아들었다.
부산 황짱 이튿 날 후기 올려라.
제 삼일 째 되던, 수요일 나는 오후 상경했다.
설봉식 목사가 연신 전화로 꼭 마천동에 들렸다가 가라고 했다.
삼례 임영순 사모님께서 내 선물도 챙겨 주셨다고 했다.
나는, “니가 다 먹고 떨어져, 그곳에 들릴 시간이 없어.”라고만 답했다.
“아니, 아니 꼭 들려야 돼. 이건 내가 먹고 떨어질 수 없는 것이야.”
“먹고 떨어지라니까! 당신이.”
“아냐 형이 받아가야 글이 나와, 글이.”
귀찮게 채근해댔다.
“니가 써, 니가”
결국 그의 성화에 못 이겨 나는 바쁜 와중에 할 수 없이 마천동으로 향했다.
“어머, 어머~ 세~상에나.”
기절초풍!!
세상에는 없는 103년 차 다운 선물!!!
백야(산야초)는 전병윤-임영순 동기 부부가 11년 전 사역하던 부안의 바닷가에서 이른 봄 해풍 맞은100여 종류의 약초들을 설탕에 발효시켜 걸러 11년 동안 숙성시킨 발효 원액으로 손쉽게 담글 수 없기에 가장 아껴 쓰는 소스란다. 놀랍다. 십년 이상을 숙성시킨 자신을 흔쾌히 나눈 이 도타운 동기애.
<<시대의 건강식품 발효 소스 -
감식초, 매실, 백초(산야초), 오·복(오디와 복분자) 그리고 삼례 특산물로 만든 딸기 쨈,
진안 마이산 호박 고구마 와~우. -중략(中略)-
-ㄸ ㅗ ㅇ - 냄새나는 삼례,
여러 가지 불편한 여건인 시골까지 내방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준비가 미흡했더라도 넓으신 아량으로 예쁘게 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피곤하시지만 운전 조심하시고 다음에 건강한 모습을 기대하며 손꼽아 기다릴게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차” 103년 차를 사랑하는 윤이와 순이 드림>>
윤이와 순이?
오~, 닭살 병윤이와 영순이 ㅋ, ㅋ
나는 못 먹어 봤지만, 각종 말린 과일들의 맛이 일품이었다는데, ㅠ,ㅠ
‘준비의 기적’
삼례컨퍼런스, 우리의 대모(代母;godmother) 임영순이 이룬 그 준비의 기적!!
그랬다. 그동안 간간이 나직이 임영순 사모가 아내에게 혼잣말처럼 속삭였단다.
“이 시골에 몇 사람이라 올까?”
그녀 임영순은 준비하고 있었다. 그 단단한 준비는, 천 년 세월 103년 차를 진실로 아끼고, 사랑한 모성애(母性愛), 그 자체였다. 그 준비의 기적이 금번 삼례 모임을 대성황으로 이끌었음에 틀림없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건설되지 않았듯, 국화 꽃 한 송이가 밤새 울부짖는 천둥소리로 개화 되었듯, 삼례의 기적은 우리의 대모(代母;godmother) 된 예쁘고 고운 임영순이 치성(致誠)으로 우리 103년차를 받들어 섬긴, 가없는 사랑의 열매였다. 끝물이 가장 단물 된 가나의 기적이었다.
아내가 그랬다.
“이렇게 잘 해 버리면, 다음 사람 어떡하지?”
난 당당하게 답했다.
“우린 비교 안 한다.”
우리 103년차 사전에는 비교란 없다.
있는 대로 흔쾌히 주고, 감사하게 받는다.
그래 절대로 우리 사이엔 비교란 없다. 신상도 안 턴다.
자연그대로의 맛과 색-내추럴, 천연 물색 하늘인가 물인가
그게 우리다.
카톡이 정신없다.
이제 밴드로 가잔다.
103년차 밴드.
우린 사이버 공간에서도 여인네들에게 자리를 빼앗길 거다.
엊그제 새만금도 못가고 여인네들한테 볼모 잡혀 끌려만 다녔다는 등신들.
ㅉ,ㅉ
내시를 자청한 남정네들이
그래도 헤벌레 웃는 연유는 뭘까?
그건 순전히
팔 할이 복분자 탓일 거다.
요강을 뒤집었다는
복분자,
아니,
그 내시들을 마초 되게 한
103년차 남정네들을
한 큐에 뒤집은
우리의 곱고, 예쁜 대모(代母;godmother) 임영순 탓이다.
임영순 탓.
감사감사감사!!!
p.s
전병윤 섭섭해 마시라.
그대도 수고 많았으이. 그냥 거들먹거리기만 해대느라고 ㅋ
목회도?
수상하다수상해 ㅎㅎ
첫댓글 저 역시 1000% 정도 동감입니다. 일찍 여기 들어와 임영순 사모님의 정성에 대해 감사의 글을 올리고는 싶었으나 워낙 글 쓰는 재주가 미천하여 좀 인터벌을 길게 잡았더니 아니다 다를까 회장님께오서 깨알같이, 누가 더 갖다붙이기가 민망할 정도로 자세하게 묘사하셔서 이 글을 읽고 덧글만 쓰는 것에 대해 황공무지로소이다. 제가 감사하는 마음이 아무리 크다 한들 여기에 덧붙이면 뱀 다리에 불과할 것입니다. 이심전심입니다. 임영순 사모님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동기 우애 앞에 고개 숙이고 감동 감동 역시 같은 생각 같은 마음 넘 수고하셨습니다. 전목사님 임사모님 회장님 모두 모두여 수고하셨습니다.
동기들의 열정에 감동하고, 윤이랑 순이랑(죄송) 섬김과 정성어린 선물에 감동하고, 오야봉 글 솜씨에 감동하고, 다음 컨퍼런스를 기대와 흥분속에 기다리며...
선물로 드린 소스들은 죄다 원액입니다. 최일만 동기 그 독약(?)을 한 입에 털어 넣었다가,
그만
그 보호하신 은총으로 거뜬 했답니다.
사망권세를 이기신 그 피의 권능으로, 독약이 보약 됐다나, 어쨌다나,
그러나 믿음 약한 이들-묽게, 연하게, 살살, 천천히, 감사한 맘으로
손님 댓글에 오른, 좋은 향기의 글을 여기 펌질 합니다.
"103년차를 103년차로 깊은맛나게 만드는 달필가의 고운글에 흠뻑 빠져 발효되는 느낌도 빼놓을수 없는 103년차맛입니다~ㅎ^^♥ 좋은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