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어디로 갔을까?
- 장근배
날아갈 듯 처마선 고운 찻집 뜨락
햇살 맞은 모과는 황금인 듯 빛나고
잎 벗은 나무들과 아직 덜 벗은 나무들이
강강술래 하듯 손잡고 서있다
벌써 벌거벗어 짠한 감나무 아래로
단풍나무 잎이 내려 적선 하듯 쌓인다
부챗살로 퍼지는 햇살과 겨울의 경계
왁자그르하던 가을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가을은, 한 시절 불꽃처럼 타올랐다가
주인 떠난 까치 둥지처럼 선 나무 밑둥 아래
아무도 몰래 엎드려 낮게 숨 쉬고 있었다
가을은 떠났다가 다시 오는 게 아니었다
쉼 없이 외줄 타는 산타 인형처럼
뿌리부터 우듬지까지 오르내리는 것이었다
땅속에 꼬리 숨긴 가을에게 악수를 청한다
뜨거운 가을과 내 손이 닿아 파르르 떨린다
떠난 줄로만 알았던 가을은 거기에 있었다
낙엽 아래 숨어 첫눈을 기다리고 있었다
찻집으로 열린 계단을 올라 모과차를 마신다
새콤하게 우러난 가을이 내 몸에 흥건하다
낙엽더미 위로 기어코 첫눈은 내리고..
🍂 Tedium Of Journey ( 긴 여정 ) - The Sound Of Angels
『담양 창평 삼지천마을 옛 담장』
전라남도 담양군 창평면 삼천리
이 곳 창평 삼지천마을은 1510년경에 형성된 마을로 동편에는 월봉산,
남쪽에는 국수봉이 솟아 있고 마을 앞을 흐르는 천의 모습이 봉황이 날개를 뻗어
감싸안고 있는 형국이라 하여 삼지(내)천〔三支(내)川〕이라 불렀다.
이 마을은 들판 가운데에 있어 예로부터 농산물이 풍부한 지역으로 창평 유지들의 요람이 었다.
마을 내에는 시도민속자료 제5호‘담양 고재선가옥’을 중심으로 여러 채의 전통한옥이
잘 남아 있어 전통마을로서의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이 마을 담장의 구조는 전반적으로 돌과 흙을 사용한 토석담으로 비교적 모나지 않은
화강석 계통의 둥근 돌을 사용하였고, 돌과 흙을 번갈아 쌓아 줄눈이 생긴 담장과
막쌓기 형식의 담장이 혼재되어 있다. 대체로 담 하부에는 큰 돌,
상부로 갈수록 작은 돌과 중 간 정도의 돌이 사용되었다.
‘S'자형으로 자연스럽게 굽어진 마을 안길은 고즈넉한 분위 기를
연출하고 있으며 고가들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