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나는 더욱더 지치곤 해
문을 열자마자 잠이 들었다가
깨면 아무도 없어
좁은 욕조 속에 몸을 뉘었을 때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내게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줬어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거라고
아무도 못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모두 어딘가로 차를 달리는 길
나는 모퉁이 가게에서
담배 한 개비와 녹는 아이스크림 들고 길로 나섰어
해는 높이 떠서 나를 찌르는데
작은 달팽이 한마리가
어느새 다가와 내게 인사하고 노랠 흥얼거렸어
내 모든 걸 바쳤지만
이젠 모두 푸른 연기처럼
산산이 흩어지고
내게 남아 있는 작은 힘을 다해
마지막 꿈속에서
모두 잊게 모두 잊게 해줄 바다를 건널거야
-첼로
*언젠가 소설가 양귀자님이 라디오 대담프로에서 추천했던 노래입니다.
가사를 잘 음미해 보면 어떤 뜻모를 쓸쓸함에 빠져들게 합니다.
밤늦게 퇴근하는데 날씨는 춥고 갑자기 이 노래가 생각나더군요.
내일 아침은 옷 껴입고 나가는 거 잊지 마세요.
(콘테 심미안님의 글을 퍼왔습니다. 이 노래 정말 좋군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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