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탱고~~방실이
어느날은 이 노래가 흥겹다가도
짠하게 들려ᆢ
서울살이가 27년째야
서른중반에 서울로 왔지
88올림픽이 치뤄지던 그 해
26살에 23살연하의 남자와
연애를 했고 임신을 해서
결혼을 했어
신혼집은 군인관사가 부족해서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산양리의
민간인 원룸이었어
그때는 대위들도 미혼이 많아서
소위가족이 아파트배정받기가
힘들었지
허름한 문간방원룸이 월세
3만원으로 기억되네
주방도 입식이 아닌
방과 분리되어 있고
바깥으로 출입하는
작은 주방이었지
몇 가구의 집들이 있는
전형적인 산골동네였어
2군단 포병이던 알파부대
전포대장인 꽃소위를 따라
최전방 화천서 신혼을 보냈지
그림같은 산골마을에 작은
원룸은 연탄불을 피는 집이고
겨울엔 너무 추워서 방안에도
연탄난로를 피워야 하는 집이지
간혹 연탄가스가 위험했어도
난로를 피워야 춥지 않았어
맨손으로 쇠문고리를 잡으면
손에 달라붙는 추위였어
그런 집에서 딸도 낳아 키우고
세탁기도 없어서 손빨레를 했지
분유값 아끼려고 2년간이나
모유수유만 하고 천기저귀를
사용했지
나한테 가난한 날의 행복이
그 시절이었어
대포소리 펑펑 들리고
장갑차가 지나가는 풍경을
보고 때로는 전쟁공포심도
생겼어
그런 마을이 20대 후반을
보낸 신혼시기였지
밭에서는 상추가 너울너울
춤을 추더라
그 상추쌈을 먹었고 고추도 따 먹고
산골아낙처럼 살아졌어
미나리도 캐고 쑥도 캐고
도시여자가 산촌에 사는
시간이동이었지
딸아이가 조금 자란뒤에
마을회관에 초등생대상
미술교습소를 차렸어
전공이 응용미술이라
미술실기교사자격증이 있었지
돈을 벌어보고 싶어서
교습소를 했는데 잘 되었지
2년뒤 화천을 떠나
광주상무대로 OAC교육때문에
이사를 왔고 그곳에서 6개월후 다시
파주로 이사를 갔어
파주에는 백마부대가 있었지
그곳 군부대관사에서 살았고
무료해서 테니스를 치거나
빈땅을 일구어서 밭을 만들어
작은 농사도 해봤어
파주에서 다시 66예비사단발령나서
가평으로 갔고 가평서 살았지
가평서는 내 나이가 30전후였어
아이가 유치원다니니 시간이 나서
문화원에 모든 수업을 들었어
농협 합창단도 하고
문학수업도 듣고
서예도 하고
가야금도 배우고
사물놀이에 농악까지
문화원극단에 가입해서
연극무대에도 섰지
문화원수업은 다 재밌었어
농악놀이서 장구를 맡고
경기도 행사에도 단체로
참가했지
가평서는 돈버는 일 안하고
뭐든 배우고 놀았어
참 행복한 시절이였어
여기까지가 결혼6년차인데
31살에 가평서 이혼을 했지
의정부법원가서 협의이혼이지
이혼사유는 남편이 금전적
으로 나를 속인 것 이야
신혼초부터 부은 적금들이
3000만원정도인데 그걸
나 몰래 다 깨서 썼드라고
어디에 어떻게 썼냐고
물어도 대답이 없어서
내가 추측하기론 유흥이나
도박으로 생각했지
그게 이혼사유야
나를 속였다는 배신감ᆢ
이혼이 참 쉽지
남편이 나를 속였다는 상처가
큰 배신감이었어
그리고 돌싱으로 지금까지
살고 있네
서울 대치동서 25년째 살고 있고
그 사이 딸도 출가했고 지금은
6살 손자도 있어
부동산사무실도 24년짼데
3년뒤 은퇴예정이네
돈으로 나를 속인 남편때문에
돈에 한이 맺힌듯이 일중독되서
돈도 많이 벌어봤고
노후대책끝나서
이제 서서히 은퇴준비중이네
인생은 전화위복!!
누구든 사연이 있겠지만
화가 복이 되는 거 맞아
산행은 나의 정신을 올 곧게
하고 육체를 건강하게 해주니
정말 좋아
앞으로는 재밌게 살자가 목표야
재밌게 살자!!
지금의 나로 살게 한 모든 시절들에
감사하고 알게 모르게 위로와
용기를 준 벗들에게도 감사해
나의 지극히 사적인 얘기는
재밌자고 또는 자랑질로 쓴 거
아니고 지금쯤 혹시라도
힘든시기 지내는 분들한테는
힘내시라는 뜻입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니!!
인생별 거 없어요
재밌게 살면 그만입니다
낼은 관악산길에서 제 영혼이
바람처럼 자유롭게 나부낄 듯
합니다
스위드림스!!
카페 게시글
여행/등산/레저
서울탱고
시나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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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7 08:46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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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내가 아는 산악회 친구
그녀의 인생여정을 깔끔히 정리하여 공개했다
개인적으로 내막을 아는터라
가감없는 속내를 들여다 보면서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멋있네.
삶을 터놓기 쉽지 않을텐데 자신 넘치게 솔직하다.
(근데 3살 연하였겠지?)
마져 3살인네 읽고 받아들이기에 따라 23살, 연하라고 해도 무방~
방실이는 뇌출혈로 반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