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소식 서울시 재개발 구역지정 요건 완화 ‘시급’

[권경욱]

서울시 재개발 구역지정 요건 완화 ‘시급’

서울시 도정조례 개정을 위한 전국주택재개발연합회 정비구역 보류추진위를 위한 긴급 대책회의

서울시 기본계획‘고시’- 각구청 추진위‘승인’- 구역지정은‘불가’

두 가지 요건 충족 필수… 노후도만 맞는 구역은 사실상 사업 불가능

서울시 기본계획상 재개발 정비예정구역에 포함되고 추진위 승인까지 거쳤지만 정비구역 지정을 받지 못하는 재개발 지역들이 나타나 파장이 일고 있다.

이에 재개발 정비구역 지정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이하 도정조례) 제4조를 개정해 정비구역 지정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해결에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해당지역 추진위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불합리한 기본계획 수립부터 문제

기본계획에 포함된 정비예정구역이지만 정비구역 지정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재개발 사업 자체가 어려워진 사업장이 유독 서울에서만 발생된 이유는 서울시 도정조례 4조에서 최소 두 가지 이상의 구역지정 요건을 충족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을 제외한 경기도, 인천, 대전, 광주, 부산, 대구, 울산 등 타 지자체는 최소 하나의 요건만 충족해도 재개발 정비구역 지정이 가능하다.

서울시 도정조례 4조에서 정하고 있는 주택재개발 구역 지정 요건은 △노후·불량건축물의 수가 대상구역안의 건축물 총수의 60% 이상인 지역 △건축대지로서 효용을 다할 수 없는 과소필지, 부정형 또는 세장형 필지 수가 50% 이상인 지역 △상습침수지역·재해위험지역 등 재해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으로서 신속히 사업시행이 필요한 지역 △주택접도율이 30% 이하인 지역 △호수밀도가 60 이상인 지역 등이다. 따라서 노후도 외에 다른 요건 중 아무것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재개발 정비예정구역들은 어떤 방법으로도 정비구역 지정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사업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실제 노후도 외에 다른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정비예정구역이 상당수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지난 2004년 6월 고시된 서울시 기본계획 자체가 제대로 수립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문제는 기본계획 수립에 따라 정상적으로 추진위 승인을 받은 뒤 정비구역 지정 신청까지 최소 3~5억원 가량 자금을 소요하며 사업을 이끌어온 시점에서야 서울시가 요건에 맞지 않는다며 구역지정을 보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 도정조례 개정으로 해결해야

정비예정구역이지만 구역 지정 요건이 맞지 않는다는 황당한 상황에 처한 해당지역 추진위들은 정비구역 지정을 통해 정상적인 재개발사업이 가능하도록 서울시 도정조례 4조 개정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가 고시한 기본계획에 따라 각 구청의 인가를 받아 추진위를 구성해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한 재개발사업인 만큼 행정기관이 나서서 사업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해결을 위한 뚜렷한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서울시 주거정비과 정비계획팀 관계자는 “기본계획에 포함된 재개발 정비예정구역 중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구역지정이 보류되고 있는 지역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정비구역 지정을 규정하고 있는 서울시 도정조례를 무시하고 행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례를 개정해야 문제가 해결되지만 본래 조례를 만든 취지가 있는 만큼 보편타당한 개정의 이유가 제시돼야 조례 개정은 가능할 것”이라며 “일부 추진위까지 설립된 구역들을 구제하고 아직 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정비예정구역들 중 구역지정 요건에 맞지 않는 곳들을 기본계획에서 제외시키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주택재개발연합회는 지난 12일 오후 2시 성북구 보문동7가에 위치한 전국주택재개발연합회관에서 ‘정비구역 보류 추진위원회를 위한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회의에는 전재련 오병천 회장과 조춘길 부회장, 이영환 사무총장을 비롯해 돈암5구역 김기중 조합장, 정릉3구역 김재신 추진위원장, 삼선3구역 이태환 추진위원장, 보문2구역 조춘길 조합장, 갈현2구역 정병수 추진위원장, 신사3구역 최규일 추진위원장, 미아4-1구역 김형상 추진위원장 등 다수의 일선 조합·추진위원장들이 참석해 문제해결을 위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더불어 대책회의를 통해 △서명운동 전개 △서울시 조례 개정 청원서 작성·제출 △서울시 담당부서 및 시의회 방문 △공청회 개최 등의 안건을 통과시켜 앞으로 협회 차원에서 서울시 도정조례 개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엄진영 기자 young@nt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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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지자체 정비구역 지정기준 요건

구역지정 요건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대전시	광주시	대구시	부산시	울산시
면적 1만제곱미터 이상	o	o	o	-	-	-	-	-
노후도(~% 이상)	60	50	40	40	40	40	40	40
호수밀도(~호/㏊ 이상)	60	70	70	60	50	50	50	50
주택접도율(~% 이하)	30%	30%	40%	40%	40%	40%	40%	40%
과소·부정형·세장형필지(~% 이상)	50%	40%	40%	40%	40%	40%	40%	40%
최소 충족요건(~가지 이상)	2	1	1	1	1	1	1	1

자료 : 전국주택재개발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