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루 만드는 돌, 연석山(硯石山)
(전북 완주군 동상면, 진안군 부귀면, 정천면에 걸쳐 있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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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석山에서 운장산을 거쳐 구봉산까지 이어지는 능선의 종주코스는
육산의 장쾌함과 함께 바위산의 힘찬 분위기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코스이며,
과거에는 주줄山 혹은 구절산(九折山)이라고 불리었다.
이번 주 화요일엔 추적추적 흐느끼는 가을비가 내렸다.
태풍이 자나간 탓 때문일까 그 많던 나비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생각해본다.
살랑살랑 가뭇가뭇 춤추던 꽃밭의 요정이자 느긋느긋 나풀나풀
하늘을 떠 다니 던 꽃잎 같은 나비들.
한 여름 유리창을 토닥토닥 두드려대던 나비는 요즘 뭘 하고 있으며
천방지축 풀숲을 해 집고 돌아다니던 나비는 어느 꽃그늘에 숨었을까.
물결나비, 시골처녀나비, 금빛어리표범나비, 각시멧 노랑나비,
거꾸로 여덟팔나비 등등.
비에 젖은 나비의 솜털날개가 한없이 애처롭게 생각된다.
이 비 그치면 진짜 가을이 올까? 생각해본다.
남한의 대표적 고원지대인 진안고원에 위치한 운장산(雲長山)은
올 초에 두 번이나 비 때문에 가지 못하다 삼고초려로 세 번 만에
다녀온 산이다.
정상부는 노령산맥 중 제일 높은 산으로 상봉(1126m), 동봉(1133m),
서봉(1122m)의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있다.
운장대는 1126m인데 동봉은 1133m로 더 높지만 산 이름을 운장대의
운장산이라 부른다.
운장산에서 발원한 계류가 대불里를 지나 운일암, 반일암계곡을 거치며
주자川을 이루고 있다.
산행코스 중에 운암山 서봉을 경유해서 연석山으로 가게 된다.
요즘은 날씨가 좋아 어린 가을날로 구름이 한껏 멋 부리는 계절이다.
아침저녁으로 반소매 살갗에 알싸하게 “모시바람꽃”이 돋고 훌쩍
한걸음 다가온 앞산이 푸르고 정겹기만 하다.
속울음 울며 저릿하게 흐르는 강물 바라보며 걷는 발길에는
“차르르-” 부서지는 논두렁 이슬방울에 애매한 신발만 젖어든다.
파란 연못에 담긴 흰 구름송이들의 향연(饗宴)이 벌어지고 있다.
진주 빛 영롱한 지개구름, 나팔꽃트럼펫 모루구름,
“매애-”울음소리 양떼구름, 아득히 떠도는 새털구름,
둘둘 말린 두루마리구름, 외딴 산봉우리 삿갓구름,
피어라 꽃구름아, 놀구름들아.
오늘의 주 산행지인 연석山(928m)은
전북 완주군 동상면, 진안군 부귀면, 정천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서쪽은 완주군, 동쪽은 진안군의 경계에 있다.
동상면 쪽의 사봉川, 고산川은 만경강의 수계(水界)이고,
진안군 정천면, 부귀면 쪽의 정자川, 주자川은 금강의 수계이다.
산의 정상까지는 경사가 비교적 완만하며 칭칭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연석寺, 산제堂(당) 등이 있다.
산 이름이 벼루(硯) 만드는 돌[石]이 많이 난다고 해서 연석山(硯石)
이라 하였다.
여인이 베를 짜고 있는 모습과 흡사하다는 베틀바위가 있고,
시집을 온 각시가 거기서 베를 짜면서 피로와 외로움을 잊기 위하여
폭포 아래에 있는 소(沼)에서 목욕을 하였다는 각시沼가 있다.
비 그친 이삼일 후부터는 날씨가 너무나 좋다.
태풍에 나무는 꺾였어도 더위까지 꺾지는 못한 것 같다.
“낮 더위”는 좀체 물러날 줄 모르고 기승을 부린다.
올해는 유난히도 무더웠기 때문에 선선한 가을이 더 그리운 게 아닐까.
게다가 시도 때도 없이 내리던 비를 보고 우산과 모자가 필수라는
영국(英國)날씨가 우리 날씨에 꼭 들어맞는다는 신문기사를 보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아라.” 한가위 날 하는 말이 아니다.
산행버스가 도착했는데 양동매씨들이 의기양양하게 버스 뒷좌석을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었다.
“그림이 너무 좋습니다.” 란 농담에 만면에 웃음을 띠운다.
산행이사가 만석(45명)이라고 말한다. “만석” 듣기 좋은 소리다.
그동안 다리가 아파 산행에 불참했던 나 봉금회원도 나왔고,
한 달 반 동안 열심히 건강을 추 스리고 돌아온 고마운 민들레님,
금광을 지원 차 찾아주신 심 진섭 효성산악회장님과
8명의 회원님들 너무나 감사하구요.
이분들을 초대하고 대접하느라 애쓰신 파란하늘님 고맙습니다.
발전기금에 보테 쓰라고 30만원을 내주신 효성의 김 건차님,
두 번씩이나 20만원을 내주신 김 정래회원님,
포도 두 상자를 가지고 오신 홍 금자회원님 너무 고맙고 사랑합니다.
그리고 다음 주에 하산주로 오리 탕을 끓이라고 조 창현사장님이
15만원을 부회장편에 보내왔다.
조 사장님 감사히 접수했습니다.
훈훈한 인정만큼이나 하늘은 맑고 파랬다.
오늘 산행코스는 피암목 재에서 출발:-
활목재 -서봉(운장산) -만항치 -연석山 -연동계곡 -연동마을주차장으로
내려오는 4시간 30분소요 코스였다.
오늘산행은
산행1, 2팀이 함께 서봉까지 올라가 점심을 먹고 산행2팀은 원점회귀하고
산행1팀은 연석山을 올라 연동계곡을 타고 내려오기로 했다.
산행버스는 주차장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산행2팀이 내려오면 오후2시30분
쯤 산행1팀 하산지점인 연동마을주차장으로 가기로 했다.
산행 로는 이번 태풍으로 떨어진 나뭇잎들이 즐비하게 널려있어도 숲이 있어
햇살을 가려 주었다.
그렇게 덥다고 느껴지지는 않은 날씨였다.
송 국장이 산행 후미 팀과 함께하다가 앞에 가는 효성 팀을 독려하겠다고
먼저 가 버렸다.
산은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산행시작 후 30분 정도는 숨이 차고 힘이 든다.
후미 팀이 속도가 늦어지면서 앞 팀과의 거리가 멀어지기 시작했다.
활목재 못미처에서 임 이사님과 기 국장님이 있다.
사연을 물어보니 연로하신 임 이사님이 부담이 되어 함께 있다고 한다.
후미 팀이 이구동성으로 활목재에서 점심을 먹자고 한다.
오늘 내 산행은 서봉도 못가고 여기서 끝이 나버렸다.
올 봄에 삼고초려로 다녀온 운장산을 추억으로 간직하기로 했다.
활목재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양동매씨들이 둥그렇게 앉아서 막걸리를
마시며 담소하고 있는 모습이 평화롭다.
14시 30분까지 하산하겠다던 산행2팀이 1시간이 지연되어 내려왔다.
이유는 산행속도가 느려서 그랬다는 송 국장의 얘기다.
연동마을 주차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산행1팀도 연석山에서 두 갈래로 길이 엇갈려 먼저 내려온 사람들이
30분 이상을 기다려 전원이 하산완료를 했다.
특히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 불통지역이라 연락이 안 돼 애를 먹었다,
오늘 하산 주는 돼지고기 김치찌개였다.
최경자부회장이 지금까지 해오던 하산酒 재료준비를 연로해서 더 이상
힘이 들어 못하겠다고 해서 말 바위 팀 박금자회원이 맡기로 했다.
“밤하늘에 초록별 촘촘한 날 팔베개를 하고 널평상에 누어보세요.
모깃불은 쑥부쟁이 한 움큼만으로도 어머니 젖가슴처럼 아늑해요”
(이 애리: 별마로 소년에서)
말갛게 얼굴을 씻은 하늘 평상에 누어 가을 초록별이라도 보고 싶은 날.
저녁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려 그 조그마한 소망도 거절당해버린다.
(2012년 9월 7일)
첫댓글 벼루를 만드는 산이라 연석산이군요. 새로운 것을 또하나 알았습니다.
이번엔 1, 2팀이 함께 식사를 하셔서 더욱 즐거우셨겠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금광 카페를 사랑해 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