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웅
- 법률, 정책, 투자, 평가
- 現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
- 세인종합법률 사무국장
이 세상 영원한 것은 어디에도 없다. 단단한 갯바위도 몰아치는 파도에 부서지기 마련이고, 칠흑 같은 어둠도 떠오르는 태양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자취를 감춰야 한다. 2013년은 누가 뭐래도 격변기로 보는 게 옳을 것이다. 곧 출범할 새 정부의 정책들이 보수의 옷을 입은 진보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보편적 복지, 중소기업육성, 일자리 나누기, 금융소득 확대 과세, 지하경제 색출 등 지금까지 보기 드문 정책들이 줄지어 시행될 것이고, 서민들이나 자영업자들은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났다고 한탄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그게 세상의 흐림인 것을,
부동산시장은 혼례 집 강아지다. 혼례 준비하느라 모두들 정신이 없어 강아지에게 밥을 주는 사람이 없다. 강아지는 이 사람, 저 사람 눈치를 살펴보지만 뷔페접시만 오락가락 할 뿐, 아직 갈비 뼈 한 대 던져주는 사람이 없다. 그래도 강아지는 말없이 기다린다. 기다리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외국 자본 들어오기 시작했다-
미국이나 일본, 중국, 유럽 등 세계 경제 대국들의 소용돌이는 더욱 심하다. 한쪽에서는 긴축을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돈을 풀어내느라 정신이 없다. 이런 돈들이 우리나라에 꾸역꾸역 들어오기 시작했다. 원. 달러 환율이나, 원. 엔 환율이 날마다 요동을 치기 때문에 당국도 눈치를 살피느라 정신이 없으리라.
인플레 상승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대열에 합류하지 않으려고 애를 써보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세계가 하나 되었기 때문이다. 어느 학생이 유명 아웃도어를 입으면 모든 학생들이 다 입는다. 결국 우리나라도 인플레 상승을 비켜갈 수 없을 것이다.
인플레 상승은 그런대로 괜찮다. 인플레는 세월이 가져다 준 선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때처럼 돈이 빠져 나갈 때에는 논바닥이 쩍쩍 갈라지듯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갈기갈기 찢어 놓는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까? 현재의 부동산시장으로 봤을 때에는 인플레상승이 무방할 수도 있지만, 안심할 일도 아니라는 뜻이다.
-부동자금 움직였다-
기준금리는 여러 달째 2.75%를 고수하고 있다. 2013년도 경제성장률을 2.8%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에 올릴 수도 없고, 더 내릴 수도 없다. 2금융권에서는 제발 돈 좀 찾아가라고 사정을 하고 있지만, 찾아봤자 처리하기가 마뜩찮아 예금자들은 손사래를 젖는다.
가죽가방에 담아 장롱 속에 넣어둔 수백조 원의 부동자금은 수년 째 바깥바람을 쐬지 못해 미칠 지경이다. 총각냄새를 맡고 싶은 처녀를 수년 째 집에 가둬 놔 보시라. 나중에는 담 넘어 도망을 할 것이고, 도망 나온 처녀는 보는 총각마다 다 좋다 할 것이다. 총각은 바로 부동산이 아닐는지?
아무리 부동산시장이 죽을 쑤고 있어도 인플레가 올라가면 돈이란 놈은 봄바람에 벌렁거리는 개구리 가슴처럼 혼자 있지를 못할 터, 그렇다면 곧 답이 나올 것이다. 그간 부동산시장은 2010년에 바닥, 2011년에 지하 1층, 2012년에 지하 2층이었다. 지하까지 내려갈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러나 일반 아파트는 지하 3층이 거의 없으니 안심하시라.
-얼어있던 부동산 투자심리 풀리기 시작했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 시켜야 합니다. 취득세 감면 연장하겠습니다.”라는 박근혜 당선인의 말을 기억하실 것이다. 1월 중 국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지방세특례제한법을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처마에 얼어붙은 고드름이 1년 내내 붙어 있던가? 반짝 햇볕에도 우수수 떨어지리라.
부동산 매수심리도 그런 것이고, 사람 마음도 다 그런 것이다. 1975년경부터 부동산 끝났다. 라는 말은 10년마다 있었다. 이런 말은 어린애들이 싸우다가 다시는 너하고 놀지 않겠다. 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 부부간에 싸울 때는 죽을 때까지 각 방 쓰자고 다짐을 하지만, 그 후 애들은 또 태어난다. 그 애들은 여자 혼자 낳은 애들일까?
이 세상 모든 일에 오기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 그게 뭔지 아시는가? 첫째는 결혼이고, 둘째는 부동산 매매다. 선을 보노라면 상대방이 마음에 들어도 하찮은 자존심 때문에 오기를 부리고 발로 툭 차버리는 일이 있다. 일생 두고두고 후회하지 않던가? 행여 부동산 매매에 오기부리지 마시라. 순리대로 따라가지 않으면 결국 피 같은 돈을 손해 보게 된다.
글을 맺는다. 지금은 멀리서나마 기적이 울리고 있다. 터널에서 빠져 나오는 기적소리는 유난히도 우렁차고 가슴 뿌듯했음을 기억하시리라. 제대복 입은 부동산 총각은 진달래 피어있는 산모퉁이를 돌아 넓은 들판에 다소곳이 엎드린 작은 역에서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 어머니가 점 찍어준 처녀도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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