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절대로 다시 돌아가기 싫은 시절을 말하라'고 하면 대개의 남자들이 '군입대하는 날'이라고 할 정도로
군입대의 추억은 다시 기억하기도 싫다.
고등학교 갓 졸업한 풋풋한 스무살.
이제 대학가서 신나게 놀아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대학에 입학을 했다.
하지만 대학 1학년 첫 수업을 들었을때 뭔가 이건 내가 꿈꾸던 대학생활과 다르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주위에 들리는 휴학에 대한 소문과 고등학교 부터 쭉 같이 대학에 온 친구녀석의 말을 들어보면
"우리학교는 1학년때 휴학을 군대를 다녀와서 복학하고 제대로 1학년부터 다닌다"는 것이었다.
친구와 같은 기숙사방을 쓰는 복학생형도 나에게 진지하게 휴학을 하고 군대를 갔다오라며,
'이왕 갔다가 올거면 제대로 갔다오는게 좋다고 해병대를 지원해볼 것'을 권했다.
그때 나는 3월 31일에 신검 날짜만 잡아놓고 신검도 받아놓지 않아 군입대 날짜도 정해져 있지 않았다.
친구에게 같이 신검받고 동반입대를 하자고 말했다.
친구놈의 "난 벌써 신검받고 6월에 입대날짜 정했다" 라는 말에 이유모를 배신감이 느꼈다.
알고보니 친구는 그 사실을 입학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다.
친구는 한 술 더 떠 나에게 "니가 신검받고 군대 입영날짜를 신청하면 빨라야 11월일걸!"이라며 놀렸다.
지금 돌이켜보면 군대가는 다른 방법도 많다는걸 알지만 그때 당시에는 오직 한가지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휴학 후 거의 1년간의 공백기를 보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6월에 입대 날짜를 정했다'는 친구는 학교를 다닌지 일주일도 되지않아 휴학한다했고 친구도 떠난다는데, 학교 생활이 재미있을리 없었던 나는 휴학을 같이 해버렸다.
휴학을 한다음 군대를 입대하기 전까지 후회없이 놀기로 가자 맘먹었다.
하루하루 여자친구와 고등학교, 동네 친구들 입대 전의 즐거운시간을 가졌다.
드디어 신검받는 아침.
일찍 신검장에 갔다. 결과는 1급. 기분이 좋아야하는대 뭔가 아쉬웠다.
'내 몸이 이렇게 건강했었나' 라는 생각과 함께 꼼꼼히 검사받아보면 아픈데 몇군데 있을거같았다.
제대로 검사를 안했구나 라는 생각도 들면서 '신의 아들'이 되지 못한것에 대해 약간 아쉬웠다.
집으로 와서 바로 입영신청을 하려했지만 심검당일은 입영 신청이 안된다고 했다.
'이렇게 입영날짜가 하루 늦어지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또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오후 2시쯤에 일어났다.
일어나보니 집에 아무도 없었고 잠이 덜깬 상태에서 컴퓨터를 켜서 병무청 홈페이지를 들어가는데 '이제 내 자유시간에 카운트다운이 생기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입영날짜를 정하기위해 신청하는 곳을 찾다가 실수로 사람들이 취소해놓은 걸 모아놓은 곳으로 들어가버렸다.
그때 나는 그게 정식신청하는 곳인줄 알았고 남은 날짜들을 보니 역시나 11월 12월날짜만 있었다.
그런데 화면 구석에 306보충대에 4월 7일날짜가 하나 내눈에 들어왔다 .
5월이나 6월이이라도 있었으면 망설임없이 신청했을건데 7일후인 4월7일이 있었다.
11월 12월은 입대 하기까지 너무 길고 반대로 4월은 너무 짧았다.
모니터만 바라보며 고민하다가 바보같이 아무도 안선택할 4월7일을 내가 고민하는 이순간 다른 사람이 선택할거같아서 선택해버렸다.
그 순간 적어도 100일정도는 있을줄 알았던 나의 시간이 갑자기 7일도 안남게 되어버렸다.
부모님께서 집으로 돌아오시고 입대날짜를 정했다는 것을 말씀드렸는데 평소에 내가 하던거에 크게 아무말 안하시던 아버지께서 너무 빠르다며 얼른 취소하라하시는 것이었다.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고 아침에 눈을 떴을때 '어제 일이 꿈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라도 당장 취소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때 내 핸드폰으로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병무청 직원이었다.
어제 말리시던 아버지께서 아침일찍 병무청에 가셔서 취소시켜달라고 말을 하신 것이다.
병무청 직원이 나에게 입대를 취소를 할 수있다고 하며 나에게 어떻게 할거냐고 물어보았고 내가 선택을 못내리자 1시간의 시간을 주었다.
한시간동안 여기저기 전화하해보며 어떻게 해야 좋을지 고민하다가 어머니께서 이왕 가게된거 시간낭비하지말고 갔다가 오라고 하셨다.
1시간뒤 다시 병무청에서 전화가 왔을때 취소를 안하겠다고 말을 했다.
그 후로 5일이 정신없이 지나가고 입대전날이 됬다.
부모님께서 데려다주신다는걸 약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싫어서 거절하고 혼자 가기로했다.
그런데 '이왕 갈꺼 제대로 가야지 않냐'라며 부사관을 지원하는 친구가 자기가 마침 오늘 신검인데 신검받고 의정부가는걸 같이 가준다고 했다.
그런데 이럴수가 그 친구는 4급이 떠버렸다.
나는 정말 신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했고 그 친구는 4급이 뜬것에대해 엄청 아쉬워했다.
부러움을 뒤로한채 서울가는 버스에 탄 나는 같이 휴학했던 친구놈에게 전화를 했다.
"자기가 먼자 갈줄 알았는데 어떻게 니가 먼저가냐"라고 말하는 친구놈에게
"됐어 짬찌야 제발 내 밑으로 와라 잘해줄게"라며 애써 태연한척 놀려주었지만 속으론 그 친구가 엄청 부러웠다.
그땐 그냥 나 말고 이 세상 사람들 모두가 부러웠다.
입대하고 한참뒤에 안 사실이지만 친구놈도 나랑 차이나기 싫어서 6월입대를 취소하고 4월21일에 입대를 했다.
서울에 도착.
서울 구경할 여유도 없었다.
1분 1초가 아까웠기에 의정부로 곧장 가서 부대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입대 전 후회없이 먹고 가기위해 전부터 먹고 싶었던 것을 먹으러 돌아 다녔다.
하지만 전에는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던 고기와 술도 그날따라 먹고싶지가 않았다.
먹어도 '맛있다'라는 생각은 전혀 안나고 내일 입대한다는 생각과 나 없는 동안 여자친구 고무신 거꾸로 신을까봐 걱정만 됐다.
입대하는 날 아침.
눈이 빨리 떠졌고 무덤덤했다.
머리를 자르지 않았기 때문에 미용실가서 머리를 깎았다.
태어나 처음하는 짧은 머리는 어색하고 거울에 비친 내모습은 '이제 넌 군인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
내가 진짜 입대하는 구나라고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마침내 부대앞에 도착해 친구의 배웅속에서 나는 입대를 했고 인내의 군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군대에 대해 전혀 아는 것 하나 없는 데다가 89년생들이 입대하는 해에 덜렁 90년생이 입대를 하고 정말 뭣 모르는 어린놈이 였지만 일찍 갔다온거 하나만은 탁월한 선택이였던 것 같다.
첫댓글 군대는 빨리오는게 장떙
안가는게 장떙 -ㅅ-
짬찌 조만간 얼굴에 물발라줄께 물민간인
다시돌아가
이번엔 다른쪽으로 갔다와봐
경민아 고생했어~ㅋ
난 군대 꼭 가고싶었는데 병영캠프 보내주드라 ㅋㅋㅋㅋㅋㅋ
나도 20살 고등학교 갓 졸업하고 이제 대학가서 신나게 놀아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대학을 입학을 해서 첫 수업을 들었을때 뭔가 이건 내가 생각하던게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 한 문장이 왜 이리 기냐? 숨이 가빠서 읽어 보겠나? 긴 문장에 줄이음으로 줄줄줄 써 내려가면 누가 읽어 보겠니?
수정했습니다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