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진 동화집 『핑크와 블루의 아주 멋진 날』(좋은꿈, 2023)을 읽고
정혜진 선생님은 1977년 《아동문예》에 동시가 천료되고, 1991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었다. 2022년 17권째 동시집 《우리 곁엔 병원이 있어》를 펴냈고, 이번에 8권째 동화집을 펴냈다. 초등 국어 교과서에 〈봄비〉, 〈내 가슴엔〉이, 음악 교과서에 〈단풍잎 행진〉이 수록되었다. 한국 아동문학상, 한국 동시 문학상을 비롯해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고, 전라남도 명예 예술인으로 지정되었다.
『핑크와 블루의 아주 멋진 날』에는 7편의 동화가 수록되어 있다. 정혜진 선생님은 「책머리에」에서 “주변에 있는 이야기를 모아 동화집에 담았습니다. 어린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발견한 이야기입니다. 자연이 보내 준 신비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눈과 귀로 듣고 머릿속에 기억해 놓았던 생각 보따리와 마음 바구니에서 꺼낸 이야기들입니다.”라고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의 쓰게 된 이야기를 펼쳐 놓습니다. 위의 소중한 동화집은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으로 선정되었다.
「도둑님, 다 보여요, 빨리 나가세요」
운주네 과수원에 도둑이 들어 열 그루 정도의 복숭아나무에 달린 과일을 훔쳐 간다. 이를 돌비석이 다 보고 있었다. 운주는 토요일이라 아빠를 따라 복숭아 과수원에 간다. 꺾이고 열매가 없는 나무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도둑이 들었다는 것을 안다.
“운주야, 내가 지켜 줄게.”
돌비석의 말이 운주에게 들린다. 운주는 돌비석의 말을 듣고 싶어서 만능 전자부품 상가에 가서 부품을 구해 온다.
아빠와 전자공학과에 다니는 사촌 형의 도움으로 센서를 만들었단다.
“보여요, 보여요. 다 보여요. 나가세요. 빨리 나가세요.”
(돌비석이 말하는 것처럼 동화적으로 표현한 장면이 재미있었다. 돌비석에게 입을 만들어 주자는 발상이 기발합니다. 조상님이 복숭아밭을 지킨다는 설정이 효 사상에서 비롯한 아름다운 이야기로 읽혔다.)
「보름이와 보름 새」
열두 살 보리는 달을 따서 어머니께 드리려고 길을 떠난다. 달을 따러 간 길 위에서 노란 새를 만난다. 바위 봉우리를 올라야 하는데 어렵게 오르는 걸음마다 노란 새가 용기를 준다. 노란 새는 구름 공주가 보낸 새다. 구름 공주는 온 천지를 다 보는 천황님의 딸이다.
아프신 엄마가 보름달을 안아보면 병이 낫겠다고 소원하는 말을 듣고 달을 따러 간다. 노란 새와 상의 끝에 보름달을 직접 따기는 어려워 보름달이 직접 내려오도록 하기로 한다. 샘물로 들어온 보름달을 품에 안고 행복해한다.
(어머니를 위해 험한 길을 마다하지 않는 효심이 돋보인다. 노란 새의 지혜와 우정이 아름답다. 그 고운 마음을 하늘도 돕는 것 같다. 마음이 훈훈해졌다.)
「거꾸로 기차 여행」
수영이는 오빠와 바닷가에 낚시하러 간다. 수영은 부둣가의 낚시꾼들하고 낚시 내기를 하는 오빠를 지켜본다. 집에 가겠다고 한다. 수영이는 기차 할아버지 놀이터에 간다. 할아버지는 기차 책꽂이를 정리하고 계셨다. 할아버지는 놀기만 좋아하고 책을 읽지 않는 아이들을 걱정한다.
기차는 과거로 간다. 수영은 왕할머니가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장면을 만나서 기쁘다. 삼촌 할아버지의 지혜로 육이오 전쟁에서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기차 할아버지는 지혜로운 삼촌 할아버지가 하던 일을 이어받아 기차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었다.
(거꾸로 기차여행을 타고 조상 대대로의 과거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상상이 동화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 다녀온 수영은 책을 많이 읽겠다는 다짐 해서 다행이었다. 좋은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핑크와 블루의 아주 멋진 날」
집 밑에 있는 바닷가 모래밭에 물놀이를 간 핑크는 태풍에 날개를 다쳐 모래에 묻힌 아기 새를 발견한다. 엄마는 물총새라고 말해 주며 치료하고 돌봐준다. 건강할 때까지 도와주기로 한다. 블루라고 이름도 지어 주었다.
나는 엄마와 함께 한 달에 두 번 불축꼬리에 간다. 1일과 15일에 외할아버지가 우리를 위해 먹을 것을 갖다 놓는다. 외할아버지는 고개 넘어 지리 해수욕장 옆에 살고 있다. 외할아버지께서 주신 것들을 가져온 사이 블루도 많이 나아서 음식을 다 먹었다. 블루가 건강해질 때까지 새장을 만들어 주기로 한다. 한편, 블루는 다 나았는데도 날지 못했다.
핑크는 방송국에 사연을 편지로 써서 물총새에게 가족을 찾아주려고 한다. 새를 연구하시는 선생님과 사진을 찍어주시러 방송국 선생님도 오신다. 방송국 선생님은 촬영을 마치고 되돌아가셨다. 새를 연구하는 이대로 선생님은 섬에 남는다. 엄마가 그분이 핑크의 아빠라고 이야기해 준다.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아빠라서 서로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누군가를 측은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정말 중요한 마음이다. 동물을 불쌍하게 생각하고 도와주려는 마음이 복을 불러온 것 같다. 블루에게 가족을 찾아주려는 착한 마음이 핑크 가족을 만나게 해 준 것 같아 참 행복했다. 핑크도 블루도 가족들을 만나 행복했으면 좋겠다.)
「박수 마을의 기적」
박수 마을의 부자가 현인(어질고 총명하여 성인에 다음가는 사람)을 찾아가기로 한다. 현인은 ‘약속의 마법’을 행동으로 가르쳐 주는 사람이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간청한다. 현인은 100일 동안 부자의 집에 머물며 그 마법을 알려 주기로 약속했다.
현인이 부자의 집에 오기 전에 부자의 집에 점을 봐주는 사람이 왔다. 앞으로 100일 동안 아무도 집에 들어와도 안 되고, 집을 나가도 안 된다고 한다
현인이 약속을 지키러 부자의 집에 갔을 때, 부자는 절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현인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집 밖에 머물려 구걸하여 먹는다. 100일이 되는 날 돌아가려고 부자에게 말하자, 부자는 죄송하다며 현인의 말처럼 모은 재산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마을은 살기 좋은 마을이 되었다.
(현인의 지혜와 약속을 지키려는 마음이 거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 많다고, 재산이 많다고 부자인 것이 아니라. 마음이 부자라야 진짜 부자다. 나누며 사는 삶이 진정한 부자의 삶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준 현인의 가르침이 인상적이었다.)
「천 마리 색동 나비」
평금이는 색동 나비 리본을 꽂고 엄마를 따라간다. 수산협동조합이 있던 자리에는 반쯤 누운 나무가 있었다. 물기가 촉촉하게 배어 있던 나무가 울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무가 평금이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이 건물은 옛날 일본이 우리나라를 지배했을 때 바다에서 나온 김을 검사하는 곳이었다. 사람들이 김을 말려오면 검사해서 그 김을 일본으로 가져갔다고 한다. 벌써 100년이 지난 일이란다.”
평촌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수협이 생긴 곳이라고 한다. 수협의 일이 많아져서 건물을 늘리다 보니 나무 위까지 건물이 서고 나무는 햇빛을 받을 수 없어 옆으로 눕게 되었다고 한다.
나무가 버티고 살아온 것은
“밤마다 별님에게 약속했어. 색동 나비가 되어 꿈을 피워 주고 싶은 소원이 있거든.”
마을 사람들이 모여 천 마리 색동나비를 접었다.
(어쩔 수 없이 누워서 자라는 나무의 슬픈 사연을 듣고 나비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한 평금이와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 너무도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색동 나비 나무가 되어 향나무의 꿈이 이루어진 모습이 아름답게 상상이 되었다. 누워서 자라는 나무에 매달린 천 마리의 색동 나비가 나무의 꿈을 싣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같다.)
「왕버들 숲 붕붕이」
오늘은 마을 제사를 지내는 날이다. 아빠는 아이들은 오면 안 된다고 한다. 나는 제사 지내는 모습이 보고 싶어서 아빠 몰래 따라간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제사 지내는 사람이 훤히 보였다.
제사 지내는 모습을 훔쳐보던 나는 갑자기 나타난 벌들을 피해 도망쳤다.
붕붕이는 끝까지 쫓아온다. 마당의 감나무에서 살게 해달라고 한다. 마을이 부자가 되려면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알려 준다.
마을의 좋은 기운을 막고 있는 장애물인 흉측한 바위들을 가려 줄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것이다.
용기를 내서 아빠한테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빠는 마을 회의에서 나무를 심자고 말한다. 모두 좋다고 한다. 가장 빨리 자라는 버드나무인 왕버들을 심기로 한다.
붕붕이는 필승이 집으로 친구 벌들을 데려온다. 아빠를 설득해 마당에 벌통을 놓는다. 벌들이 많아져서 버드나무 숲에 벌통을 놓는다. 벌들이 많아져서 버드나무 숲에까지 벌통을 놓는다. 왕버들은 숲을 이루고 벌통이 많아지자, 마을도 부자가 된다.
(붕붕이와 필승이의 우정이 돋보이는 동화다. 마을의 불운을 막을 수 있도록 나무를 심게 했다는 이야기가 나무를 많이 심어서 환경을 보호하자는 자연 친화적인 환경동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무를 심으면서 왕버들 숲이 만들어지고, 벌들도 번식했다. 벌을 통해 마을도 부자 마을이 되었다.)
자연 속에서 순수한 동심을 일구고 계시는 정혜진 선생님의 일곱 편의 동화들을 읽으며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자연의 소중함과 가족의 사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혜진 선생님은 교과서에 동시들이 실릴 정도로 아이들의 교육에 한평생 헌신하셨다.
퇴직 후에도 글쓰기 지도와 칼럼, 작품 게재, 문단 활동 등 다양한 봉사로 재능기부를 하고 계시는 정혜진 선생님의 삶 자체가 이 사회에서 존경받아 마땅한 미래를 위한 큰 어른이시라는 생각이 든다.
또 한 편의 귀중한 동화가 선물처럼 우리 곁에 왔다. 어린이들의 꿈을 키워 주고, 어른들도 널리 읽어서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자양분이 되었으면 좋겠다.
첫댓글 정혜진 회장님! 좋은 동화집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벌써,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에서 으뜸책으로 선정되었다는 기쁜소식도 축하드립니다. 위 서평은 예스24, 브런치, 블로그에도 함께 올라가는 글입니다.
너무나 바쁜 민금순 선생님이 자상하고 산뜻하고 훌륭하게 동화에 대한 서평을 올려 주어서 말할 수 없이 고맙고 감사합니다. 작품에 대한 감상이나 나름의 생각이 돋보이고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게 작성된 점이 눈길을 끕니다. 과분한 글로 용기 주셔서 거듭 고맙습니다.
회장님의 좋은 동화가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감동을 주고 선한 영향을 주리라 믿습니다. 이야기마다 착한 어린이들이 나와서 좋았습니다. 회장님 덕분에 리뷰글 쓰면서 행복했습니다~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