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불구하고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중소 의류기업이 있어 업계의 부러움 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영캐주얼 '온앤온'브랜드를 운영하는 보끄레머천다이징(대표 이만중), 30년 동 안 '데미안'브랜드로 한우물만 파는 데미안(대표 이필순), '키스' '기비' 등 일본 브랜드이지만 일본보다는 국내서 더 성공한 아이디룩(대표 이경후) 등이 속칭 불황을 모르는 기업들이다. 이들 중소기업들이 불황을 극복한 비결은 최 고경영자(CEO)의 독특한 경영철학에서 엿볼수 있다.
◆ 보끄레머천다이징=보끄레머천다이징은 중국시장에 진출해 돌파구를 찾은 사례다.
이 회사는 3년 전 '온앤온'브랜드로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국내 브랜드로 더군다나 여성의류를 가지고 중국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모험이나 다름없 었다. 중국에 진출한 많은 국내 의류업체들이 대부분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만중 보끄레 사장은 중국인을 알아야 중국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 다. 그리고 현지인 채용을 강화했다.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다롄 등의 대 학에서 장학생을 선발해 직원으로 채용했고, 매년 15~20여 명의 중국인 직원들 을 국내에 데려와 최고급 서비스를 체험케했다.
중국인 직원들의 감수과정을 거친 '온앤온'제품들은 현지 여성들의 체형에 맞 고 그들이 좋아하는 색상과 디자인이 가미되어 서구유럽의 글로벌 브랜드들을 제치면서 인기를 누리게 됐다. 보끄레는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선전과 상하이 , 칭다오, 항저우, 쑤저우 등지에 모두 27개의 매장을 운영중이다.
이 회사는 올해 중국시장에서의 선전으로 1000억원대 매출을 예상하고 있고 내 년 2월 신규브랜드 '더블유닷(W.)을 출시할 계획이다.
◆ 데미안=데미안은 내년이면 30주년을 맞는 최장수 브랜드다. 출시된 지 한 두해 만에 사라지는 브랜드가 허다한 국내 의류시장 풍토를 감안할 때 이례적 인 일이다.
데미안은 연매출 200억원 정도로 매년 큰폭의 변화없이 꾸준하다. 불황에도 불 구하고 올해도 순익이 8% 정도 신장했다.
데미안이 이처럼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은 한우물만 파는 이필순 사장의 경영철 학에 있다. 이탈이 심한 패션리더층보다는 자사 브랜드 로열티(충성도)가 있는 고정고객층을 확실하게 관리해 나가는 게 비용을 줄이면서 안정경영을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매장직원 대부분이 10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다. 대대적인 판촉이 이 루어지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고정고객 관리가 된다. 유통망도 패션에 민감한 서울 중심권보다는 구미 동아백화점, 대구 동아쇼핑, 마산 대우백화점 등 지방 상권을 위주로 공략했다.
◆ 아이디룩=아이디룩은 일본 룩(LOOK)사가 보유한 라이선스 브랜드 '기비' ' 키이스' 등을 운영한다.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 서구 유럽의 패션브랜드들이 포진한 국내 의류시장에 서 드물게 성공한 일본 브랜드로 올해 매출 1400억원을 달성했다. 극심한 불황 에도 불구하고 올해 10% 이상 성장했다.
그 비결은 수입브랜드지만 한국 소비자의 체형과 취향,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아이템을 개발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이경후 사장은 "브랜드 아이덴티가 확고한 라이선스 브랜드 장점을 살리면서도 매달 정기적 시장조사와 고객 반응체크 등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을 파악하는 데 직원들이 발품을 파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