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 뿐
이젠 버릴 것 조차
거의 남은 게 없는데
문득 거울을 보니
자존심 하나가 남았네
두고 온 고향 보고픈 얼굴
따뜻한 저녁과 웃음 소리
고갤 흔들어 지워버리며
소리를 듣네 나를 부르는
쉬지말고 가라하는
저 강물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없이
익숙해 가는 거친 잠자리도
또 다른 안식을 빚어
그마저 두려울 뿐인데
부끄러운 게으름 자잘한 욕심들아
얼마나 나일 먹어야
마음의 안식을 얻을까
하루 또 하루 무거워지는
고독의 무게를 찾는 것은
그보다 힘든 그보다
슬픈 의미도 없이
잊혀지긴 싫은 두려움 때문이지만
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없이
아무도 내게 말해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
[신해철]
[사진: 순천황전초등학교 정성모 주무관님]
첫댓글 이 노래 참 좋던데요 ~
저의 전성기(?) 시절보다 딱 한 시절 아래 분들이
좋아했던 가수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이 분의 음악을
들으며 저도 20~30대를 보냈던 것 같고요..당시엔
크게 느끼지 못했던 음악의 깊이..현실 참여..내재된 사고들이
작고한 이후로 더욱 영감을 주는 듯 합니다.
좋은 음악이라 함은 유능한 작사가.작곡가도 중요하겠지만..
역시 좋은 뮤지션이 만들어 내는 것 같습니다.
해철이 형 가사에는 철학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노랫말들이 사랑에만 매몰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맞습니다.
역사의 흐름을 역행하는 몰민주적인
리더쉽에 상처기를 입은 지금 우리 국민들에게 '독설'과 현실 참여적인 노래로 큰 위로를
주었을 것입니다만..
그래도 그의 멋진 노래가 곁에 남아서
살아있는 우리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