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치가 많이 잡히고 흔히 먹는 지역은 강원도 바닷가이다. 특히 강원도 최북단의 바다를 앞에 두고 있는 고성에 도치가 흔하다. 이 고성 앞바다는 겨울이면 명태가 넘쳐났었다. 북쪽의 바다에서 한류를 타고 동해에까지 내려오면 이를 잡았다. 그러나 이 고성 바다에 명태가 잡히지 않게 된 것이 꽤 되었다. 어민들도 명태 잡이를 포기한 상태이다. 대신에 잡히는 겨울 물고기는 도치를 비롯해 대구, 도루묵, 임연수어 등이다. 새벽 4시쯤 바다에 나가 그물질을 하고 아침 해뜰 무렵에 항구에 들어온다. 도치는 거의가 살려서 들어온다. 고성에서 가장 큰 규모의 어항인 거진항에서는 매일 아침 8시에 현장에서 경매가 이루어진다. 경매 받은 도치는 대부분 인근의 식당으로 가져간다.
도치는 사철 잡히지만 제철은 겨울이다. 2월에 산란을 하는데 산란 전의 겨울 도치는 살도 지고 알도 배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파는 도치 음식은 회와 알탕, 수육 등이다. 도치회는 일반 생선의 회와는 맛이 현격하게 다르다. 살이라기보다는 껍질에 가깝다. 거무스레한 표피에 약간 투명한 속껍질이 있고 그 안에도 검정색의 막이 있다. 꼬들꼬들한 식감은 아귀의 껍질을 삶았다가 식혀 놓은 것과 비슷하다. 비린내는 아예 없다. 생선의 것이라 말하지 않으면 포유류의 내장으로 여길 수 있는 맛이다. 알탕은 여느 알탕과 비슷하게 감칠맛이 있다. 생선의 알은 막이 질겨 식감이 좋지 않은 것이 많은데 도치의 알은 크기에 비해 부드러움이 있다. 씹을 일 없이 훌훌 마시듯 먹을 수 있다. 알탕에는 살도 들어가는데 생것보다는 물러 식감이 덜하다. 어민들에 의하면, 수컷은 회, 암컷은 탕으로 먹는 게 맛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