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의 서비스는 ‘의식주’ 중, 식과 주를 포함하고 있다. 편히 잘 수 있는 객실뿐만 아니라 맛있는 식사 또한 호텔의 서비스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잠자리가 조금 불편했어도 조식이 맛있으면 어느 정도 용서가 된다.
예컨대 힐튼이나 하얏트 같이 세계적인 호텔 체인은 호텔 운영 시 위탁 경영을 하고 있는데, 이때 본사에서 총지배인과 함께 직접 파견시키는 인물이 바로 식음료부장(F&B Director)이다. 이는 호텔에서 얼마나 ‘식사’를 중요시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하겠다. 즉, “식사가 맛없는 호텔”이란 소문은 호텔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는데 치명적이며, 특히 조식은 고객이 호텔을 평가하는 중요한 부분인 것이다. 오늘은 ‘조식’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호텔 조식의 종류는 크게 컨티넨탈(Continental Breakfast)과 아메리칸(American Breakfast)으로 나뉜다.
이는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컨티넨탈과 아메리칸 조식의 유래는 기후 등 환경적 요인에 의거한 민족성의 차이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민족을 조기(早起)민족, 늦게 일어나는 민족을 만기(晩起)민족이라고 하는데, 영국과 독일 같은 국가의 사람들은 아침이 빠른 조기민족이고, 프랑스, 이태리, 스페인 등의 국가들은 아침이 늦은 만기민족이다.
스페인과 같은 남부유럽의 라틴족들은 지중해의 따뜻한 기후 덕분에 성격이 낙천적이며, 음주가무를 즐기면서 저녁 늦게까지 즐기다가 잠자리에 들어가기 때문에 아침이 늦고, 입맛이 없는 탓에 간단하게 빵과 커피 한잔이 조식의 전부다.
반면에 영국을 포함한 북유럽인들은 날씨가 춥고 겨울이 길어 외부생활 보다는 집에 일찍 들어와 잠자리에 들게 되는데, 이에 따라 아침 기상 시간이 빠르며 따뜻한 음식(hot meal)을 포함한 푸짐한 아침식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Break(깨다)+fast(기근, 배고픔) 라는 의미의 ‘Breakfast’가 아침 일찍 일어나 배가 고픈 것을 푸짐한 음식으로 깬다는 뜻에서 나온 것이니, 단어에서도 영국인들의 조식이 예로부터 푸짐했음을 짐작 할 수 있다.
호텔 조식에 대한 기준은 영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간단한 아침식사를 컨티넨탈식 이라고 하는 것도 조기 민족인 영국인이 바라보는 남부 유럽대륙의 조촐한 아침 메뉴에서 유래 한 것이다.
또한 ‘아메리칸’이란 본디 영국인을 의미하고 있으므로,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빵과 커피 외에 따뜻한 요리가 포함된 푸짐한 스타일인 것이다.
유럽의 호텔에 묵을 때 간혹 심하게 조촐한(?) 조식에 실망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런 조식의 유래를 알고 나면 조금은 이해해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호텔을 투숙하게 될 때, 조식을 주의 깊게 살펴보자. 단순한 조식 속에 숨겨진 여행지의 민족성까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