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최대한 살리고 꼭 필요한 것만 임플란트"
자연치아 1개 경제가치 3000만원 살릴 수 있는 치아는 살려야
#서울에 사는 직장인 주모(40)씨는 업무가 바빠 치아관리 할 시간이 없었다. 잇몸이 붓고 양치할 때마다 피가 나긴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다 치아가 하나둘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도저히 음식을 씹을 수 없을 정도로 불편한 상태에 이르러서야 치과를 찾았다.
의사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내렸다. 모든 치아를 뽑고 전체 임플란트를 하라는 것이다. 믿을 수 없어 다른 병원도 가봤지만 같은 진단을 내렸다. 젊은 나이에 치아를 모조리 뽑는 것도 서러웠지만,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부담이 밀려왔다. 그는 마지막 동아줄을 잡는 심정으로 더와이즈치과병원(서울 강서구)을 찾았다. 임세웅 더와이즈치과병원 원장은 다른 처방을 내렸다. "바로 발치해야 할 정도로 안 좋은 치아도 있긴 하지만, 키레이저 잇몸치료를 먼저 시도해 살릴 수 있는 치아는 최대한 살리자"는 것이었다.
더와이즈치과병원
① 잇몸이 내려앉고 염증이 심한 환자. ② 전악 발치 후 전체 임플란트할 것을 진단을 받은 적이 있지만, 더와이즈치과에서는 키레이저 잇몸치료 후 7개의 임플란트만 식립했다. 치료를 받기 전(③)과 후(④) 파노라마 사진.
키레이저 잇몸치료는 2회만 내원하면 돼 바쁜 와중에도 치료를 받기가 수월했다. 치료를 시작하고 2주가 지났을 무렵 놀라운 일이 생겼다. 부었던 잇몸이 가라앉고 고름과 피도 멈췄다. 흔들리던 치아도 많이 진정됐다. 처음부터 심하게 흔들렸던 앞니 8개와 어금니 2개는 발치하고, 나머지 치아는 살리기로 했다.
◇흔들리는 치아, 다 뽑고 임플란트 해야 할까?
임세웅(뒤) 더와이즈치과병원 원장이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임 원장은 “임플란트 치료를 위해 병원을 선택할 때는 잇몸 치료를 먼저 하면서 치아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병원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바쁜 일상에서 구강관리를 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생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성인들은 특별히 아픈 증상이 없으면 치과를 방문하지 않게 된다. 문제는 소리 없이 찾아오는 치주질환이다. 40대 이상 성인 80~90%가 치주질환을 가지고 있지만,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없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주씨의 사례처럼 생각지도 못한 다수 치아의 발치 진단을 받게 된다.
경제적 부담에 부딪힌 환자들은 임플란트를 싸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낮은 비용에 현혹돼 시술했다가 안 해도 될 치아까지 임플란트를 하거나, 치과가 폐업해 제대로 사후 관리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임 원장은 "병원을 선택할 때 치아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곳인지 살펴야 한다"며 "살릴 수 있는 치아는 살리고 꼭 필요한 곳에만 임플란트를 심는 것이 저렴한 임플란트를 선택하는 것보다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자연 치아는 살리고 임플란트는 줄이고
최대한 자연치아를 살리고, 꼭 필요한 곳에만 임플란트를 심는 방법이 있을까? 임 원장은 두 가지 노하우를 소개한다. 첫 번째는 '키레이저 잇몸치료'다. 치아가 흔들려 내원하는 환자에게 바로 발치를 권하지 않고, 잇몸 염증을 제거한 후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다. 이때 '키레이저 장비'를 사용한다. 기존 잇몸치료 시에는 마취 후 잇몸을 크게 절개해 염증을 제거했다.
최소 6회 내원해야 치료가 마무리됐고, 시술을 할 때마다 통증이 심했다. 키레이저를 사용하면 잇몸 절개를 하지 않아도 되며, 레이저 팁으로 염증만 선택해 제거할 수 있다. 가글 마취를 하기 때문에 주사 마취에 대한 부담도 없다. 치료 횟수가 2회 이내이므로 내원 부담도 적은 편이다. 치료 후 2~4주는 경과를 지켜보고, 더 이상 살릴 수 없는 치아를 선별해 발치한다. 나머지 치아는 지속적으로 관리해 오래 쓸 수 있도록 한다.
두 번째는 '임플란트 브릿지'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여러 개 치아가 연달아 상실된 경우에는 치아가 없는 만큼 임플란트를 심지 않는다. 최대한 잇몸뼈가 건강한 곳을 찾아 치아가 상실된 개수보다 적은 임플란트를 심는다. 빈 곳은 치아 머리 부분을 연결하는 '브릿지' 형태로 보철물을 제작해 채운다. 임 원장은 "작은 어금니나 앞니는 씹는 기능을 많이 하지 않기 때문에 무리하게 임플란트를 심을 필요가 없다"며 "임플란트 브릿지만으로도 충분히 씹을 수 있으며, 수술과 치료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 치아의 경제적 가치
간혹 이 뽑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나중에 임플란트나 틀니를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의 한 연구기관에 따르면 치아 하나의 경제적 가치는 3만 달러(약 3000만원)다. 치아 하나를 살릴 때마다 3000만원을 버는 셈이다. 이런 의미에서 임 원장이 강조하는 잇몸 치료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임 원장은 "임플란트를 한 개라도 더 심으면 병원 수익은 올릴 수 있겠지만, 환자를 생각하면 치아를 하나라도 더 살리고 임플란트는 하나라도 덜 심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며 "이렇게 쌓인 환자와 의료진 간의 신뢰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