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유목민의 김윤미 작 손정우 연출의 안녕 앙코르
공연명 안녕 앙코르
공연단체 극단 유목민
작가 김윤미
연출 손정우
공연기간 2015년 10월 23일~11월 8일
공연장소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관람일시 11월 5일 오후 8시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극단 유목민의 김윤미 작, 손정우 연출의 <안녕 앙코르>를 관람했다.
극작가 김윤미는 1967년 경북 봉화에서 태어나 198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분에 [열차를 기다리며]가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석사, 박사 과정을 마쳤다. 희곡집으로는 평민사에서 출판한 <달을 쏘다>, <김윤미 희곡집> 1~4가 있으며 공연희곡으로는 <달을 쏘다>, <체어>, <오중주>, <메디아 환타지>, <결혼한 여자, 결혼 안 한 여자>, <낙원에서의 낮과 밤>, <경성스타>, <낙타풀>, <수인의 몸 이야기> 그 외의 다수 작품이 공연된 미모의 여류작가다.
손정우(1960~)는 경남 마산출신의 연출가다. ‘혜화동1번지’ 동인 2기 출신으로 극단 상상과 표현을 이끌었고, 현재 극단 유목민의 대표다.
연출작으로는 <인형의 집> <체어> <사슬> <사랑의 기원> <빅토르 최> <서민귀족> <낙타풀> <레몬> <만화방 미숙이> <크리스마스에 소꿉놀이를> <병자삼인> <해뜨기 70분전> <유목민 리어> <끝나지 않는 연극>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한국연극연출가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경기대학교 평생교육원장이다.
연극 <안녕! 앙코르>의 앙코르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Angkor Wat)를 의미한다.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북서쪽으로 224km 떨어진 시엠립(Siem Reap)이라는 지역에 위치한 앙코르와트의 명칭은 ‘사원의 도시’라는 뜻을 지닌 크메르어이다. 크메르제국은 서기 9세기부터 13세기까지 현재의 캄보디아와 태국, 라오스, 베트남 일부 지역들까지 영토를 확장했던, 한때 동남아시아의 강한 제국이었다. 따라서 앙코르와트를 포함하여 당시 크메르제국의 수도였던 시엠립 지역 일대에 산재한 석조건축물들을 총칭하여 앙코르 문명의 유산이라 일컫는다.
1970년대 중반 크메르루주(Khmer Rouge)에 의해 자행된 파괴와 대량학살로 ‘킬링필드(Killing Fields)’라는 별명을 얻은 슬픈 역사를 지닌 나라라는 것도 40~50대 이후 세대나 희미하게 기억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앙코르와트(Angkor Wat)는 알고 있는 것 같다. 직접 여행을 다녀온 사람도 적지 않고 언젠가 한번은 가봐야 할 곳으로 꼽는다. 한마디로 캄보디아는 몰라도 앙코르와트는 알고 있는 셈이다.
앙코르와트는 1992년 UNESCO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최대 규모의 힌두사원일 뿐만 아니라 종교시설로서 세계 최대 규모인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앙코르 유적을 대표하는 앙코르와트에 대한 캄보디아인의 사랑과 자부심은 국기의 중앙에 사원을 그려 넣을 정도로 대단하며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캄보디아의 현재 모습은 주변국과의 갈등과 오랜 식민지배 그리고 크메르루주에 의한 내전의 후유증으로 인하여 과거 크메르제국의 찬란했던 모습과는 비견될 수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캄보디아를 여행한 사람들은 체류하는 동안 이 나라의 변화의 조짐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현재 크메르 후예들이 오랜 잠에서 깨어나고 있음을......
<안녕! 앙코르>는 앙코르와트를 방문한 한국인 단체 관광객의 이야기다. 나이든 부부와 딸, 중년부부, 또는 독신남성이거나, 남편과 떨어져 홀로 관광을 하는 여인 등 관광회사 안내원의 뒤를 따라 앙코르와트를 둘러본다. 물론 특산물이나 그 외의 상품구매도 관광에 포함되지만, 이 연극에서는 일행의 반대로 구매행위는 배제된다.
관광객을 태운 미니버스운전자의 운전미숙이 관객을 폭소로 이끌고, 관광객은 현지에서 평양냉면집을 경영하는 북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게 된다. 그곳에서는 예쁜 한복차림의 북한출신 여성이, 북한 시인 조기천의 시를 북한의 음악인 이종오가 작곡한 북한가요 휘파람을 노래해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남한의 관광안내원 청년과 노래를 부른 미모의 북한여가수가 사랑하는 사이로 설정되지만, 남과 북 어느 쪽으로 가서 보금자리를 펼쳐야 할지 결정하지 못해, 결국 헤어져야 하는 안타까운 장면이 전개되기도 한다.
일행 중 미국에서 의사노릇을 하며 살던 노부부와 딸, 부부의 쌓인 갈등과 이를 화합으로 이끌려는 딸의 모습이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지고, 나이 값을 못하고 예쁜 여자에게 한눈을 파는 남편과 이런 모습에 체념을 한 듯 사진만 찍어대는 아내, 학교선생노릇을 하는 노총각과 무슨 까닭에서인지 남편과 일 년 동안 별거를 하며 지내는 미모의 젊은 부인이 자연스레 서로에게 끌려 사랑의 꽃을 피우기도 한다. 6 25사변 직후 서울거리의 모습처럼, 캄보디아 어린이들의 구걸행각이 시선을 끌고, 마냥 냉랭한 모습을 보이던 노 의사의 부인이 소년에게 다가가 구걸하게 된 사유를 물으니, 소년은 부모는 죽어 없고, 현재 할머니와 함께 산다는 말에, 부인이 지폐를 꺼내 소년의 손에 쥐어주고 껴안아주기까지 하는 따뜻한 면모가 관객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드는 느낌이다.
대단원에서 화합을 이루지 못하는 노부부와 망연자실한 딸, 그와는 반대로 여행으로 다시 가까워진 중년부부, 휴대전화로 그간 별거 중이던 남편에게 이혼을 하겠노라고 자신의 결심을 전하는 미모의 젊은 부인, 자신에게로 그 미모의 부인이 오리라는 것을 아직 모르고 여행을 마치면 그녀와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상실감에 빠져있는 독신선생, 그리고 북으로 가버린 북한 여가수와 허탈한 심정의 남한의 관광안내원의 모습이 귀국여정과 함께 마무리가 된다.
정슬기, 오민애, 전형재, 김나윤, 김승환, 김 결, 김 봄, 홍은정, 김혜민, 이승현, 이다혜, 특별출연 에젠바트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이 관객의 갈채를 이끌어 내고, 무대 하수 쪽 연주자 석에서 극의 전개의 따라 연주를 한 타악의 정철륜, 신디사이저의 박지희, 전기기타의 이다훈 등 3인의 연주가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키기도 한다.
예술감독 심재민, 무대디자인 김인준, 영상디자인 최종찬, 조명디자인 임혜원, 사운드디자인 박용신, 분장 백지영, 조연출 심현우, 기획 박소담·김세중, 홍보 공혜진·이민성, 드라마투르크 최보윤, 오퍼레이터 김은선·나재영, 라이브세션 정철륜·박지희·이다훈, 포스터디자인 설수민, 사진 이원준, 진행 임현아·정상협·박영민·민성국 등 스태프 전원의 노력과 열정이 드러나, 극단 유목민의 김윤미 작, 손정우 연출의 <안녕! 앙코르>를 관객모두가 함께 관광을 하는 느낌의 친 대중적인 연극이자, 깊은 상념의 세계로 들어가도록 만드는 독특한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11월 5일 박정기(박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