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 사계/ 김우연
봄꽃은 눈으로 보고
매미소리 귀로 본다
단풍은 가슴으로 보고
고요함은 눈 감고 본다
쉼 없이 출렁거리는
생명의 물결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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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무송/ 리강룡
얼어도 뼛속까지 얼어본 일 있는가
하늘이 가까운 향적봉 정상에서
한사코 언어를 지운 하얀 춤을 보는가
섞지 말라 아무리 아름다운 색채라도
순수는 오로지 홀로 있어 빛나는 법
하늘의 성찬은 저리 무채색의 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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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주소/ 문무학
젊을 적 식탁에는 꽃병이 놓이더니
늙은 날 식탁에는 약병만 줄을 선다
아! 인생
고작 약병과 꽃병
그 사이에 있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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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민병도
풀꽃에게 삶을 물었다
흔들리는 일이라 했다
물에게 삶을 물었다
흐르는 일이라 했다
산에게 삶을 물었다
견디는 일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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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목/ 정표년
아픔도 세월이 가면
녹아 되려 정이 되나
이제 너 없어도
저무는 해가 곱다
그림자 하나 데불고
헤어져 오던 길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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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조영일
오월 첫 일요일 아침 후포에 와
혼자 처절하게 부서지는 파도를 향해
돌 하나 던져 넣고는 발길 돌려세운다.
살면서 상처가 된 이름 고스란히
밀려온 파도가 씻고 또 씻는 바닷가
남겨진 가슴 파가는 물결 소리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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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조선집/ 대구, 시조의 숲2/ 대구시조시인협회/ 2022
바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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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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