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더뉴스-더사건] 설 '가족 간 비극'...반복되는 명절 잔혹사

[정명진]

[더뉴스-더사건] 설 '가족 간 비극'...반복되는 명절 잔혹사
Posted : 2020-01-28 15:10

■ 진행 : 함형건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공정식 / 경기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올해 설 연휴에도 가족 간에 비극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명절 때 더 부각되는 가족을 향한 분노 범죄. 그 이유를 범죄심리학자의 사건 추적 더사건에서 알아보겠습니다. 공정식 경기대 교수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가족하고 친척들이 오랜만에 만나는 설 연휴 기간인데 연휴가 지나면 이런 가족 간의 비극적인 사건들이 뉴스를 통해서 계속 전해지고는 해요. 올해도 그런 사고 소식이 많이 있었죠?

 [공정식]
집안 난방 온도 때문에 아버지를 살해한 아들도 있었고 또는 집에 불 질러서 어머니를 살해한 아들의 이야기도 있고 또 아버지한테 혼났다 그래서 자살한 딸의 이야기도 있고 해서 이번 명절에도 가족 간에 불미한 일들이 많이 발생을 해서 안타까운 일입니다.

 [앵커]
유독 명절 때마다 이런 소식이 자주 들려오는 건 범죄심리학에서는 어떻게 해석을 하나요?

 [공정식]
그거는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성과 많이 연관해서 봐야 되는데 사실은 명절 때 우리나라가 유독 이런 가족 간의 폭력이라든가 또는 살인 행위들이 많이 발생하거든요.

그거는 외국과 비교해보면 영국 같은 나라보다도 우리나라가 한 5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하는 걸 보면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성이 있다.

그중의 하나가 뭐냐 하면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가족 간에는 일종의 하나라는 의식들이 굉장히 강한 거죠.

그렇기 때문에 가족 간에 사소한 갈등에서도 상당히 크게 분노를 느끼기도 하고 또 하나는 어떤 서열 문화가 있어서 가부장적인 문화가 있어서 내가 이야기하는데 가족이, 나보다 손아래 사람이 반대하거나 그러면 굉장히 분노하기도 하고 또 그것을 못 받아들이는 자녀들 입장에서 보면 부모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더 크게 화가 나는 이런 어떤 문화적인 충격들이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다른 나라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좀 적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마는 다른 나라도 이런 명절 휴가 기간이 있을 텐데요. 가족 간의 갈등으로 인한 사건이 있기는 있죠?

 [공정식]
먼저 우리나라에서 연간 발생하는 살인 사건이 1000건 정도 되는데 그중에서 연간 존속살인이 한 50건 정도 되거든요. 한 5% 정도 되는 거죠.

그런데 우리나라보다는 영국에는 한 1% 정도, 미국은 한 2%, 프랑스는 한 2.8%니까 우리보다 거의 최대 5배 이상이나 높은 거예요. 그런데 그 원인을 봤더니 가장 큰 게 가정불화가 50%이고 정신질환이 35%예요. 그리고 경제 상황이 15%거든요.

그러면 가정불화와 경제 상황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은 우리나라에서는 자녀들이 성인이 돼도 부모에게 경제적 의존도가 높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런 경제적 의존도에 대한 기대가 커서 거기에서 오는 어떤 불만이나 스트레스, 특히 명절 때는 실업 등의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서 그게 원인이 되는 거거든요.

따라서 명절 때 실업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문제, 더불어서 가부장적인 문화 이런 것들이 영향을 주어서 발생했다라고 볼 수 있죠.

 [앵커]
그러면 이런 가족 간의 비극을 막기 위해서 개인적인 노력도 필요할 것 같고 사회적인 대책도 필요할 것 같거든요. 어떤 게 있을까요?

 [공정식]
근본적으로는 우리 문화에서 가부장적인 문화. 가족을 소유물로 보거나 또는 나보다 손아래 사람이니까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 이런 것들을 버려야 되는 것이 필요하고요.

그다음에는 경제적으로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자녀는 성장하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게 당연한 거거든요.

그런데 그런 문화가 아직 형성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이고 또 하나는 설이라고 하는 것은 가족들이 서로 정을 나누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상처를 주거나 자극하는 용어들은 사용하지 않는 게 대책이라고 볼 수 있겠죠.

 [앵커]
이번에는 다음 사건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최근에 동물학대 사건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지난해부터 법원이 동물학대한 사람에 대해서 잇따라 실형 선고를 내리고 있어요.

 [공정식]
그렇습니다. 우리나라가 동물보호법이 제정된 게 1991년이고 한 29년 정도 지났는데 처음 우리나라에서 동물학대로 실형 선고한 게 2012년도예요.

진돗개를 도끼로 살해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 한동안은 동물학대에 대한 실형 선고가 거의 없다가 최근에 3건 정도, 수원에서 고양이 두 마리를 연이어 살해한 사건.

또는 잘 아시는 것처럼 경의선에서 고양이 자두 살해사건, 또는 길 잃은 반려견 또순이 사건 이런 것들이 다 실형을 선고받게 된 거죠.

그런데 문제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처벌을 할 때, 실형을 선고할 때 동물보호법만 적용하는 건 아니에요. 왜냐하면 동물보호법이 너무 약하기 때문에 재물손괴죄를 적용했어요.

그래서 같이 해서 조금 더 형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마는 근본적으로 동물보호법이 약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거죠.

 [앵커]
동물 학대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뭔가요?

 [공정식]
크게 세 가지로 많이 얘기하는데 가장 큰 것은 어릴 때부터 부모 양육 과정 중에서 폭력적인 장면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 이런 동물학대를 통해서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한다라고 가장 많이 이야기하고요.

두 번째로는 평상시에 존재감이 없는, 자존감이 약한 사람들이 과도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해서 동물학대를 하기도 하는데 특히 이러한 과도한 형태의 과시형 동물학대는 예를 들면 불특정 다수에게 학대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배포하고 이렇기 때문에 모방범죄의 가능성도 매우 높다는 문제점이 있고요.

또 하나는 사회적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저항력이 약한 동물에게 화풀이 형식으로 이런 범죄를 한다라고 크게 세 가지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앵커]
그러면 이렇게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들은 사람을 상대로도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겁니까?

 [공정식]
그렇습니다. 미국 FBI에서 조사한 결과에 보면 동물학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연쇄살인범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평가를 하고 있고요.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유영철이라든가 강호순이나 또는 이영학 씨라든가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이 뭐냐 하면 동물학대 경험을 갖고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문제가 되고 있고.

또 연구 결과를 보면 어릴 때부터 동물학대했던 아이들이 흉악범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일반 아동보다 5배 이상 높습니다. 더불어서 흉악범들이 어린 시절에 동물학대를 경험한 게 3배 이상 높아요.

통계적으로 그렇습니다. 그런 걸 놓고 본다면 동물학대라고 하는 것은 흉악범죄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앞서 강호순과 유영철 사례를 들어주셨는데 이들 같은 경우에는 동물을 학대한 이유를 뭐라고 설명을 했습니까?

 [공정식]
유영철이나 강호순은 일종에 개를 통해서 살인 연습을 했다라고 얘기했고 또 강호순의 경우에는 개를 많이 도살하다 보니까 생명에 대한 존중감이 없어진 거예요.

그래서 쉽게 사람을 살해하는 데 영향을 줬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결국은 생명을 박탈하는 경험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잔인화될 수밖에 없고 그런 행동들이 습관화돼서 결국은 이렇게 중대한 흉악범죄로 발전하게 되는 거죠.

 [앵커]
동물학대가 사람을 상대로 한 흉악범죄로 연결될 수 있다면 동물학대한 사람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게 되면 그러면 일반 강력범죄도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겁니까?

 [공정식]
현재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을 보면 계속 강화를 해 왔어요. 작년에도 징역 3년 이상, 그다음에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을 했는데 문제는 3년 이하의 형벌은 사람이 맹견에게 살해된 경우, 죽게 되는 경우 이런 경우 거든요.

그다음에 동물을 학대해서 죽게 되는 경우는 역시 2000만 원 이하, 그다음에 2년 이하의 징역이거든요. 그런데 외국 같은 경우를 보면 대부분 3년 이상이 넘고요.

기본적으로 헌법에 아예 동물생명권에 대한 보장을 명문화하기도 하고 우리 민법에서는 동물에 대해서 물건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다른 나라, 오스트리아 이런 나라에서는 민법상으로 동물은 감성이 있는 생명체로 인정을 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이런 규정들 자체를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이 너무 약한 것 아닌가라고 볼 수가 있고 특히 미국 같은 경우는 최대 10년까지 징역형으로 할 수 있어서 상당히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앵커]
해외의 이런 법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 겁니까?

 [공정식]
그렇죠. 지금은 현재 그렇습니다.

 [앵커]
이걸 개정하려는 움직임은 없나요?

 [공정식]
현재 우리나라 연간 1500만 명 정도가 동물,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이런 행위들에 대한 처벌도 필요한데 가장 중요한 건 처벌은 처벌을 강화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에요. 또 말씀드린 것처럼 신속해야 되고 확실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외국처럼 만약에 처벌을 강화하더라도 일시적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놓고 본다면 이들을 관리할 시스템이 필요한 거예요.

따라서 미국이나 대만처럼 동물학대에 대한 신상을 관리하는 등록제도를 도입을 해서 이들에 대해서 예의주시해서 사전에 개입을 하거나 만약에 그런 행위를 하면 확실하게 처벌하는 이런 기준들을 마련한다라면 문제가 해결되고 근본적으로는 어린시절부터 생명 존중에 대한 교육은 당연히 있어야 되겠죠. 이렇게 봅니다.

 [앵커]
이런 동물학대 행위가 사회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면 사회 병리현상으로 볼 수도 있을까요?

 [공정식]
일종에 그렇게 볼 수도 있는데 반려동물에 대한 개념들이 많이 넓어졌어요. 그리고 그게 일상생활이 되다 보니까 거기에 아직도 부적응하는 일부 사람들이 동물을 통해서 자기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이런 것들이 생기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보면 그거는 구조적인 문제보다는 어떻게 보면 개인적 병리 문제로 봐야 되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접근을 한다면 정치공학적인 보완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공정식 경기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명절 #방화 #살해 #가족 #존속살인 #가부장 문화 #반려견 #동물학대
 https://www.ytn.co.kr/_ln/0103_202001281510573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