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 밀집거주지 4•11총선 결과
“야당후보 당선자가 절대 우위, 왜?”
[김용필 =본지 편집국장] <동포세계신문>은 지난호(제266호)에 중국동포들이 밀집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출마하는 국회의원 후보들과 공약을 소개한 바 있다. 이 지역 후보들이 특별히 중국동포와 관련된 공약을 내걸지는 않았지만, 지역내에 중국동포들이 많이 거주한다는 점을 고려해 거주지역내 중국동포 관련 단체에 직접 방문하여 지지를 호소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이에 중국동포 관련단체들도 중국동포 유권자들의 투표참여를 독려하고 호의를 보여준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하였다.
이번 4.11총선은 재한동포사회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도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뿐만 아니라 4.11총선 후 누가 당선되느냐에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본지가 선정한 중국동포 밀집거주지역인 서울 6곳(구로을, 영등포을, 금천구, 관악을, 동갖갑, 광진을) 선거구와 경기지역 4곳(성남수정, 안산단원갑, 고양일산서구, 수원병) 선거구의 당선자 현황을 보면, 안산단원갑과 수원병을 제외하고 민주통합당 후보 7명과 통합진보당 1명이 당선되어 야당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중국동포출신 유권자들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으로서 현정부의 동포정책에 만족하지 못하는 중국동포들의 민심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같아 관심이 쏠린다.
4.11총선에“중국동포 민심 반영됐나?”
[서울•경기 중국동포 집거지 선거구] 민주통합당 후보가 대부분 당선…뚜렷한 우세 보여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는 국회의원 300석중 여당인 새누리당이 152석을 차지하고 민주통합당 127석, 통합진보당 13석, 자유선진당 5석, 무소속이 3석을 차지하는 결과를 낳았다.
투표율을 보면, 전국 유권자수 40,205,055명 중 21,815,420명이 투표를 해 제18대 총선 때 투표율 46.1%보다 약 8% 정도 높은 54.3%를 기록했다.
전국적인 판세를 보면, 새누리당이 강원도와 경상도를 거의 싹슬이 하였고, 충청도에서도 예상외로 선전을 하였다. 반면 과반석 이상을 차지해 제1당을 목표로 뛴 민주통합당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사실상 선거에 참패했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통합당은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훨씬 많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서울의 경우 총 48 지역구 중 민주통합당은 30곳에서 승리하였고, 경기 52 지역구 중 29곳에서 승리하였다. 전국적으론 새누리당의 승리이지만 수도권에서는 민주통합당의 승리인 셈이다.
특별히 어느 때보다 10만 유권자 군을 이루고 있는 중국동포들이 밀집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민주통합당 후보가 거의 다 당선되었다.
국내 체류 중국동포 50만 인구 중 수도권에 80% 이상 체류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 볼 때, 중국동포 밀집거주지역에서 중국동포 민심이 이번 선거에서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중국동포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영등포구 대림동에선 중국동포들이 새누리당 보다는 민주통합당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이런 현상은 저절로 생긴 것은 아니다. 동포에 대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따듯한 이미지가 동포들 마음속에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불법체류자 구제정책을 펼쳤고 방문취업제를 도입해 중국동포들의 입국문호 확대 등 동포포용정책을 확실하게 펼쳤다는 것이다. 반면, 이명박 정부 들어서 동포에 대해서 규제가 많아지고 동포포용정책이 크게 후퇴하였다는 것이다.
특히 방문취업 5년 만기자가 도래되어 출국해야 되는 시점에서 법무부가 출입국사무소에 지문과 얼굴 인식기 를 설치해 과거 위명여권 입국 전례를 물어 강제추방과 입국불허 하는 사례들이 많아지면서 현정부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였다.
◆ 서울지역 당선 판도
서울지역을 보면, 민주통합당의 압승이었다. 대표적인 동포밀집지역 선거구 6곳 중 민주통합당 후보가 당선된 곳은 5곳이고, 나머지 한 곳도 통합진보당이 차지했다.
가리봉동이 포함된 구로을은 재선에 도전한 민주통합당 박영선 후보는 지난해 10.26 서울시장보궐선거에 출마해 박원순 후보와 경선을 치루면서 정치적 입지를 높혀놓은 상황이었다. 그 입지를 말해주듯 이번 4.11총선에서 박영선 후보는 61.9%(54,902표)라는 높은 지지를 얻어 31.5%(31,063표)를 얻은 새누리당 강요식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되었다.
2007년 방문취업제 시행 후 동포들의 최대 밀집거주지역으로 변모한 대림동 지역이 속해 있는 영등포을은 최대 격전지였다. 3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의 실세 권영세 후보와 MBC 간판 앵커이자 민주통합당 대변인을 맡은 신경민 후보가 맞대결은 펼쳐, 결국 신경민 후보가 52.6%(45,458표) 지지를 얻어 47.40%를 얻은 권영세 후보를 이기고 당선되었다.
가산동, 독산동, 시흥동이 속한 금천구는 야당 우세 지역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목희 민주통합당 후보가 52.7% 지지를 얻어 당선되었다.
관악을은 새누리당에 맞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를 이뤄 통합진보당 후보를 낸 대표적인 곳으로 주목을 받았다. 민주통합당 김희철 현역의원과 통합진보당 대표 이정희 예비후보 간의 경선과정에서 이정희 후보가 확정되었지만 여론조작의혹이 불거져 이정희 후보 대타로 통합진보당 이상규 후보가 나오게 되었고, 김희철 민주통합당 현역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야권연대가 무너지는 양상을 띤 곳이라 관심이 모아졌다. 결론은 이상규 후보가 38.2% 지지를 얻어 33.30% 지지를 얻은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다.
동작갑(신대방동 일대)은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이 재선에 도전해 55.6% 지지를 얻고 재선에 성공했다.
강북의 대표적인 중국동포 상가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인 광진구을(자양동 일대)은 4선에 도전한 민주통합당 추미애 후보가 55.2% 지지를 얻어 당선되었다.
총선을 6일앞둔 지난 4월 6일 구로구 구로리공원에서 '지원특별법 제정과 처우개선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모인 국적회복 중국동포 1세들의 집회를 찾아와 인사를 하고 있는 민주통합당 박영선 후보, 이날 진보신당 후보도 와서 관심을 보였지만, 새누리당 후보는 오지 않았다. 사진은 뉴스원에서 보도한 것임
◆ 경기지역 당선 판도
경기 지역의 선거구 중 대표적인 중국동포 밀집거주지역은 성남 수정, 안산 단원갑, 고양일산서구, 수원병으로 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이 두곳에서 각각 차지했다.
새누리당이 차지한 곳은 안산 단원갑과 수원병이다.
안산단원갑은 외국인노동자 최대 밀집거주지이자 다문화특구로 지정된 원곡동이 포함되는 곳으로 노무현 정부때 법무부장관을 지낸 천정배 의원이 16대, 17대, 18대 3선을 이루어놓은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이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김명연 후보가 43.4% 지지를 얻어 36.90% 지지를 얻은 통합진보당 조성찬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다.
수원병은 선거기간 중에 전국을 떠들썩하게 하였던 중국동포 오원춘 토막살인사건이 일어난 지동이 포함된 선거구이다. 이번 수원살인사건은 경찰청장이 옷을 벗는 등 현정부의 민생치안 부재 비난을 불러일으켜 여당인 새누리당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4선에 도전해 50.30% 지지를 얻어 민주통합당 김영진 후보(45.10%)를 누르고 당선되었다.
민주통합당이 차지한 곳은 성남수정과 고양일산서구이다. 이곳에서는 뜻밖의 이변이 일어났다.
경기 성남수정은 4년전 18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전국 최소인 129표차로 당락이 갈렸던 '최대 접전지'였다. 당시 신승을 거뒀던 현 의원 신영수 새누리당 후보와 석패했던 17대 국회의원 김태년 민주통합당 후보는 이번 '4·11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다시 맞붙었다. 그 결과 는 친노무현계인 김태년 후보가 54.80% 지지를 얻어 40.20% 지지를 얻은 신영수 현역의원을 누르고 당선되었다.
고양일산서구는 새누리당 김영선 의원이 4선에 도전하고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민주통합당 김현미 후보가 맞붙는 대표적인 ‘여여 격전지’로 관심을 끌었다. 18대 총선에서는 김영선 후보가 김현미 후보에게 1만1,000여표 차로 승리했다. 이번 19대 총선에서는 노무현정부때 국회의원을 지내고 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을 지낸 김현미 후보가 50.60% 지지를 얻어내,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과 국회 정무위원장을 지낸 김영선 새누리당 후보를 5,694표 차이로 눌러 당선되었다.
@동포세계신문 제267호 2012년 4월 16일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