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살(刺殺)
刺’ 자는 ‘찌르다, 찔러 죽이다’의 뜻을 갖고 있는 글자다. 그냥 ‘찌르다’는 뜻으로 쓰일 때는 자극刺戟, 자상刺傷과 같이 ‘자’의 음으로 주로 쓰이나, ‘찔러 죽이다’의 뜻으로 쓰일 때는 ‘자’의 음으로 바이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나, 관용적으로 ‘척’의 음으로 주로 읽는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자살刺殺은 설명 없이 표제어로만 올려 있다. 그러므로 ‘찔러 죽이다’의 뜻으로 쓰일 경우에는 척살刺殺로 읽는 것이 좋을 듯하다. 자살은 자살自殺과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으니 더욱 그러하다.
자수刺繡는 원래 척수라 하다가 후대로 오면서 자수로 바뀌었음을 부기한다.
칠판(漆板)
칠판漆板을 흑판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으나, 이는 일본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이므로 칠판이라 쓰는 것이 타당하다.
이때의 ‘칠’은 옻칠의 준말인데, 옻칠은 처음에는 회색이지만, 물체에 발라 시간이 지나면 검은 색을 띠게 된다. 그래서 칠판은 검은색의 판板, 곧 검은 널빤지를 가리킨다.
한자의 칠漆은 옻나무를 나타내는 글자인데, 칠이 검기 때문에 검다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칠흑 같은 머리 또는 칠흑 같은 어둠이란 말이 쓰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칠漆이 칠七과 음이 통하여, 칠七의 갖은자로 쓰이게 되었다. 참고로 숫자의 갖은자를 보이면, 壹 貳 參 肆 伍 陸 漆 捌 玖 拾과 같다. 그런데 칠漆은 칠柒과 같은 글자여서 일반 관습에 따라 칠柒 자를 주로 많이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