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독일전보다는 나았다.
잉글랜드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 한층 어려워졌다. 조금전 끝난 경기에서 핀란드와 득점없이 0-0으로
비겼기 때문이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두 경기를 치룬 지금 고작 승점 1점을 획득했다.
경기는 처음부터 무승부로 가는 양상이었다. 레이 팔러가 수비진을 뚫고 GK
니에미를 빗겨가는 슛팅을 날린 것이 최고의 장면. 팔러가 슛한 공은 크로스바의
아랫부분을 맞고 땅으로 바운드 되었는데 골라인을 완전히 넘지 못해 'NO GOAL' 선언이
되었다. 반복장면에서 공이 골라인을 넘은 듯 보이기도 했으나, 홈 어드밴티지 탓인지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전반 5분에도 수비수 페트리 헬린이 GK에게 백패스를
한 공이 테리 셰링엄에게 커트되면서 다급해진 GK 니에미가 페널티 박스 밖에서 셰링엄을
넘어뜨렸다. 이 상황은 퇴장 명령을 주어도 충분했으나 프랑스인 주심은 경고를 주는데
그쳤다. 잉글랜드로서는 홈 어드밴티지를 탓할 상황이었다.
무승부로 승점 3을
획득하는 데에는 실패했으나, 이번 경기에서의 선수 기용만큼은 칭찬을 받을만 했다.
베컴 대신 선발한 셰링엄은 순발력은 처졌으나 기술이 뛰어났고 지능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상대 수비수들을 힘들게 했다. 가레쓰 배리는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는
성숙한 플레이를 했고, 레이 팔러와 에밀 헤스키는 공-수 양면에 많은 기여를 했다.
후반 8분경 야리 리트마넨의 결정적인 골 찬스를 팔러가 헤딩으로 막아낸 것은 1득점과
다름없었다. 미카 누멜라가 파 포스트(far post)쪽으로 띄워준 공이 리트마넨에게
결정적인 헤딩슛 찬스로 연결되었는데 그 순간 레이 팔러가 귀신처럼 나타나 헤딩으로
걷어내어 버린 것이다.
잉글랜드는 전반전을 우세하게 이끌며 승기를 잡았지만, 공격수들의
방만한 플레이 탓에 득점에 실패했다. 팔러가 찔러줬을 때 앤디 콜은 헛발질밖에
하지를 못했고, 이를 다시 헤스키가 헤딩했을 때에는 리버풀 동료 새미 히피아가
골라인에서 걷어내어 버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핀란드는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나갔다.
리트마넨이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뜨리는 절묘한 힐패스로 미카엘 포셀에게 골찬스를
만들어준 장면은 이날 경기의 압권. 포셀이 GK 시먼 쪽으로 공을 접다가 선방에 막혀버린
것은 핀란드에게 너무도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또 한번 핀란드는 득점 찬스를 맞았는데,
리트마넨이 거의 하프라인을 근처에서 찔러준 스루패스를 사우스게이트가 막아냄으로써
무산되었다. 만일 1초만 늦었더라도 GK와 1대 1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잠시 후 팔러가
득점으로 인정되어도 무방했던 슛팅을 날렸지만 'NO GOAL'이 되어버리고, 잉글랜드와
핀란드는 0-0 무승부로 90분 경기를 막을 내렸다.
* 선수명단
Finland: Niemi, Helin (Reini 36), Saarinen (Salli 67), Hyypia,
Tihinen, Nurmela, Wiss, Valakari, Forssell (Kuqi 77), Litmanen,
Johansson.
Subs Not Used: Jaaskelaninen, Kottila, Riihilahti,
Kolkka.
Booked: Niemi.
England: Seaman, P. Neville, Barry (Brown 69), Wise, Southgate, Keown,
Parlour, Scholes, A. Cole, Sheringham (McManaman 69), Heskey.
Subs Not Used:
Martyn, Barmby, Ferdinand, J. Cole, Ow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