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남밀면 해운대 본점의 '밀면' |
' |
- 고구마전분 많이 넣은 면 쫄깃
- 좋은 사골로 우린 육수 구수
- 냉육수로 비빔·물 한번에 맛봐
변덕스럽던 봄 날씨가 계속되더니 어느새 낮기온이 20도를 넘나든다. 시원한 밀면 한 그릇이 그리워지는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밀가루를 면발로 만든 냉국수인 밀면은 부산 향토음식이다. 밀가루와 고구마 전분 등을 배합해 만든 면에다 소 사골 여러 가지 한약재, 채소 등으로 우려낸 육수를 살짝 얼려 시원하게 먹는다. 냉면처럼 물밀면, 비빔밀면으로 구분된다.
밀면은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밀려온 피란민 중 이북 지역 출신들이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메밀 대신 미군 구호품인 밀가루로 냉면을 만들어 먹은 데서 비롯됐다. 이런 시대적 과정을 거치며 탄생한 밀면은 부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유의 음식이 됐다.
■쫄깃하게 살아있는 면발
■물·비빔밀면 한꺼번에 맛봐
무엇보다 이 집 밀면의 특징은 비빔밀면과 물밀면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예로부터 옥수수가 많이 나는 평안도 사람들은 물냉면을, 감자와 고구마가 흔한 함경도 사람들은 비빔냉면을 많이 먹었다. 따라서 '흥남밀면'에서 밀면을 주문하면 우선 비빔밀면이 나온다. 시원한 냉육수도 함께 나오기 때문에 물밀면을 먹고 싶은 사람은 육수를 바로 부어 먹으면 된다. 비빔밀면과 물밀면을 다 맛보고 싶은 기자는 비빔밀면을 충분히 맛본 후 시원한 육수를 부어 물밀면을 즐겼다.
비빔밀면은 홍고추와 각종 채소, 간장 등으로 만든 '다대기' 위에 오이채, 얇게 썬 배, 돼지수육 편, 찐 계란이 고명으로 올려져 있다. 여느 집 밀면과 다를 바 없지만 면 색깔은 조금 특이하다. 면발이 노랗기보다는 다소 검다. 김 대표는 "밀면은 밀가루와 고구마 전분으로 만드는데 다른 집보다는 전분을 좀 더 많이 사용해 색깔이 좀 진하다"고 설명했다. 가위로 면을 자르지 않고 한 젓가락 집어 올리니 면이 통째로 올라온다. 밀가루보다는 전분이 더 들어가서인지 면발이 탱탱하고 쫄깃하다. 가위로 면을 잘라 맛봤다. 면의 탄성력이 좋아서인지 입에 오래 두어도 쫄깃한 식감이 유지된다. 국물의 깊은 맛을 더하기 위해 다대기를 더 넣어봤다. 달콤새콤한 일반 밀면집 다대기와는 다르게 약간 달면서도 짭조름해 식감이 부드럽다. 취향에 따라 식초와 겨자를 더 넣어 먹었다. 고명으로 얹은 돼지고기 편육에는 풍미가 있다. 매콤한 비빔밀면을 먹고 시원한 육수를 그릇 가득 부어 냉밀면을 만들었다. 매콤달콤하면서 시원한 국물은 나른한 오후의 피곤함을 금방 날려줬다. 가격은 기본 5000원, 곱빼기는 6000원이다. (051)746-99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