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 여행 다섯째날!
6월 19일 일요일
벌써 여행 시작한지 5일되는 날이다
예상치 못했던 발의 물집 때문에 속도도 많이 느려지고
지도만 보고 세운 계획이라 아무래도
고흥까지는 갈 수 없을 것 같아서
계획 수정을 다시 해야할 것 같다
우선 도조 부부가 오늘 오후에 부산으로 돌아간다고 하니까
가고 나면 우리 사정에 맞게 다시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오늘은 좀 늦게 출발 하기로 했는데
언제나의 습관처럼 5시에 일어나서 준비하다 보니까
좀 일찍서둘러 졌나보다
발에 연고 바르고 지어온 약도 먹고 만반의 준비를 한뒤
힘차게 8시 30분에 시원청 모텔을 출발했다
물집이 터져서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태라 발을 디딜때마다
작은가시밭을 맨발로 걷는 것 같은 아픔이 날이 갈수록
심하게 느껴졌지만 하소연 할 수가 없었다
안그래도 왼쪽 무릎이 아픈상태에서 도보여행을 시작했고
아프면 언제든 되돌아 가기로 남편과 약속 했기에
지금 아프다고 하면 도조부부 갈 때 같이 가자고 할게 뻔하니까
나 혼자 속으로 참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어제 지어온 약에 약간의 진통제가 들어있었는지
조금 걸으니까 아픔이 조금 가셔 지는 듯 하다
우선 삼천포항으로 들어가는 부둣길로...
<삼천포 시장 들어가기전 부두에서 도조와 >
노산 공원과 박재삼(삼천포 출신 서정시인)거리를 지나
삼천포시장으로 들어섰다
< 삼천포시장 입구 >
삼천포 시장은 부산의 자갈치시장과 같이
부둣가를 끼고 있는 아주 큰 재래시장으로
싱싱한 해산물과 생선 야채들이 가득히 쌓여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고
도매시장도 되는지
아침 일찍부터 장보러 나온 사람들이
점포마다 물건과 값을 흥정하느라
시끌 벅적 활기가 느껴졌다
어제 밤에 이곳에 도착했다면
싱싱한 회 맛을 볼 수 있었는데.....
아쉬운 마음에 입맛 한 번 다시고
뒤돌아보며 침한번 꿀 꺽 삼키고....
내가 좋아하는 찐빵도 떡도 싱싱한 과일도
먹음직 스럽게 진열되어 있었지만 그림의 떡!!!
아침을 넉넉히 먹고온 상태라
눈으로 구경만 하면서 열심히 걷는다
마침!
아주 맛있어보이는 총각김치가 있기에
부산 시세를 생각하고 3천원어치를 샀더니
한 보따리를 준다
가지고 다니기엔 무거웠지만 그래도 오는날 까지
김치걱정 없이 맛있게 잘 먹었다
시장을 살짝 벗어났더니 저 멀리 창선, 삼천포 대교가 보인다 (위 사진 )
대교를 지나기전 대방진 굴항(사진)에서10분간 휴식
(*대방진 굴항 (大芳鎭 掘港) : 고려시대말 남해안에서 극성을 부리던
왜구를 막기위해 설치한 군항시설인데 임진왜란 때에는
이순신 장군이 수군기지로 이용하였다 함)
창선, 삼천포 대교는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4개의 연륙교로서
4개의 다리가 각기 다른 공법으로 만들어졌고
1994년 12월에 시작하여 2003년5월에 완공 하였으며
사천시에 속하는....
제1교는 796m 제2교는 329m 제3교는 340m
< 창선,삼천포대교 제 1교 >
< 창선,삼천포 대교 제2교 >
< 창선,삼천포대교 제 3교 >
제4교는 남해군 창선면 소재로 340m 였다
이대교는 차를타고 가다 중간에 내려서 구경하는 사람들은 있어도
우리처럼 처음부터 걸어가는 사람은 없었는데
베낭을 메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신기한지
이것 저것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들 도보 여행에 대해 관심들도 많았고
부러워 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은근히 어깨가 으쓱해진 기분이었다
쉬면서 구경도 하고 다리 중간 중간에 연결된 섬들도 보면서
여유롭게 대교를 지나고 보니 어느덧 남해군 창선면!
대교입구에 멋진 유람선처럼 생긴 회센타가 있었다 (위 사진 )
시간은 11시 50분! 약 12Km를 걸었다
여기서 점심을 먹고 도조 부부는 부산으로 가기로했고
먼저가는 미안함에
회를 사겠다는 도조 신랑의 마음을 고맙게 받기로했다
마침 자리펴고 앉아서 음식을 먹을수 있는 멋진 8각정이 있고
어제 아침 민박집 할아버지 집에서 뜯어온 상추와
회를 사면서 얻어온 초고추장도 있고
술을 살 수 있는 상점도 있으니
적은돈으로 이별 파티를 하기엔 안성 맞춤이었다
알고 보니 이곳이 휴게소 였나보다
일요일이어서 인지 조금 지나니까
관광버스도 많이 들어오고
경마를 즐기는 멋진 사람들도 있었으며
자가용들도 쉼 없이 들어와서 오래만에 사람과 차들이 붐비는 곳에서
점심을 먹게되었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는데
몇일 동안 길위에서 살다보니 노숙자가 다 되었다
남들의 시선이 이젠 부담스럽지 않았다
여러사람들이 우리들을 보거나 말거나 둘러앉아서
회를 안주로해서 소주로 건배도 하고
점심은 배가 불러서 아침에 눌려온 누룽지로
숭늉을 끓여서 대신하고
30분쯤 낮잠까지 즐겼으니....(지금 생각하니 좀 심했나?)
시간은 흘러 2시 50분..
5일동안 동고 동락했던
도조 부부와 아쉬운 이별을 했다
도조는 사천 시외버스터미널로..
우리는 남해를 향해서....
여태까지 4명이서 걷다가 둘만 남게 되니까
한동안 마음이 이상했다
허전하기도 하고 같이 부산으로 가고 싶은 생각도 들고...
한참을 쉬었는데도
걷기 시작하니까 또 발이 아프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 시작한 일 이라 남편에게 하소연도 못하고
끝장은 봐야겠기에 억지로 참으면서 걷는다
창선에서 남해읍으로 가는 길(77번, 3번일반국도)은 참으로
재미없는 길이었다
더구나 일요일이며 창선, 삼천포대교가 관광명소가 되어서
이길로 차들이 쉼 없이 달리고 있었다
여태까지 지나온 길과는 달리 쉴수 있는 곳도 없었고
차도 옆에 따로 인도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큰버스들이 지나갈때는 약간의 위협도 느껴졌다
따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중으로 남해에 들어가야 민박이나 모텔을 만날 수 있으므로
가장 빠른 길 인 것 같아서 쉬지않고 부지런히 걸었다
냉천마을(냉천 어촌체험마을 있음) - 당항마을 - 천년고찰인 운대암을 지나서
당저1리 - 당저2리 - 지족마을에 도착했다 5시 50분에....
3시간만에 약 16.7Km를 걸은 셈이다
오는도중 자전거 하이킹 하는 사람들과
오토바이로 질주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오래만에 길에서 사람들을 만난 셈이다
모퉁이를 돌면서 멀리 창선 대교가 보인다
이다리만 건너면 창선에서 남해로 들어간다
유명한 남해의 죽방림도 보인다
(*죽방림 : 남해는 물이 깨끗할 뿐 아니라
물살이 빠른 물목이라 부채꼴 모양의 나무말뚝을 박아
고기를 잡는 원시적 어로 방식)
창선대교를 건너니 바로 왼쪽에 비치장 모텔이 있다
마침 대중목욕탕이 같이 있어서 오늘은 여기서 숙박하기로 했다
베낭을 내려놓고 목욕탕부터 갔다
찬물과 뜨거운물에 번갈아 가면서 아픈다리 맛사지하고
반신욕과 뜨거운 사우나에서 피로를 풀고 나니까
한결 몸이 가벼워 진듯 하다
목욕탕에 체중계가 있지만 몸무게는 달아 보지 않는다
도보여행이 끝나는 날의 즐거움을 위해서....
점심에 남은 밥으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내일을 위해 다리의 근육을 풀기 위해서
30분정도 저녁 산책을 하고
오늘은 베낭을 다시 정리하기로 했다....
첫댓글 삼천포! 내 본적지 인지라 더 정겹고 반갑다, 창선, 삼천포 시장, 반가운 마음으로 둘러 본다
항상 바쁘고 활기차게 보내는 너를 보면 생활의 활력이 느껴져... 요즘은 부산엔 안오니? 오면 연락줘 보고싶어!!!
힘들고 고생하면서 찍어온 사진들 너무 편하게 감상하고 나간다..사진 너무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