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원장 지관스님)이 5000여만 원의 예산과 협찬금으로 10개 전국단위 종합일간지·통신사·월간지 기자들을 대상으로 인도 성지순례 취재를 전액 지원한 사실이 밝혀져 종단 내부에서도 비판의 가 터져 나오고 있다.
24일 조계종 총무원과 종단 출입기자 등에 따르면 총무원은 지난달 12일부터 22일까지 9박 11일간 인도 동북부 불교 8대 성지일원을 둘러보는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성지순례엔 기획실장(장적 스님) 등 조계종 관계자와 경향신문·서울신문·세계일보·조선일보·중앙일보·한겨레·한국경제·한국일보·연합뉴스 등 9개 매체 종단 출입기자와 월간조선 기자가 참석했다. 또한 교계 매체로는 불교방송(기자·카메라 1명씩)·BTN·불교신문·불교닷컴 등 5명의 취재진이 포함됐다. 이 중 경향·서울·조선·한국·한겨레·연합 등 6개사 기자는 김수환 추기경 선종 소식을 듣고 지난 17일 귀국했다.
총무원은 이들 중 일간지·연합뉴스·월간조선 기자 등 10명에 대해 해외취재 경비 일체를 지원했고, 교계 매체 기자들에겐 절반을 지원했다.
소요된 비용은 5000만∼6000만 원 가량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총무원 예산은 3000만 원이었으며, 도선사·조계사·조계종 출판사 등이 각 1000만 원 가까이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희승 총무원 기획실 차장은 “지난해 순복음교회에서도 50주년 기념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교계 기자들을 대상으로 취재지원을 했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도 초파일을 앞두고 종교기자들이 부처님 탄신지와 성지를 소개해주면 봉축분위기에 도움될 것으로 보고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애초 지난달 초 이 가 추진됐을 때 참석할 교계 기자를 총무원에서 일방적으로 선정했다가 기자들이 반발해 기자단이 다시 5명을 정하는 일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교계 기자들은 절반씩 자비 부담을 하기로 했다고 한 교계기자가 전했다. 기획실 박 차장은 “원래는 일간지만 하려던 것인데 교계 기자들의 불만을 고려해 오래된 매체 위주로 선정했다가 자신들이 자율적으로 조율하겠다고 해서 다시 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출입기자도 아닌 월간조선 기자가 참여한 이유에 대해 박 차장은 “몇 해 전 네팔 성지순례 취재를 한 인연으로 동참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열린 중앙종회(불교 내 국회)에서 선문 스님(중앙종회 의원)은 △금융위기와 경제난 와중에 수천 만 원의 예산을 들여 성지순례를 실시한 배경 △인도성지순례의 성과 △인도성지순례의 예산 항목과 출처 △교계 언론사 선택 과정 등에 대해 ‘종책’질의를 했다. 선문 스님은 24일 “불교계 홍보를 하기 위함이라 해도 시기와 방법은 맞지 않았다”며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민과 경제를 생각하면 그에 걸맞은 행사를 가졌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간지는 로 가고, 교계는 50% 부담하게 한 것도 뭔가 투명하거나 매끄럽지 않았다”고 했다.
일각에선 오는 10월 총무원장 선거와 동국대 이사장 선거 등을 앞둔 선심성 행사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 차장은 “지관 스님으로선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까지 이번이 첫 기자 취재지원이었다”며 “선거를 고려한 선심성 지원이라는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고, 정치적 의도가 있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당시 참석했던 종단 출입기자단 간사는 “불교 취재를 하다보면 성지를 가봐야 할 필요성도 있었던 차에 조계종에서 출간된 ‘금강경 표준본’으로 봉정법회를 인도성지에서 한다고 해 불교문화를 이해할 좋은 기회로 보고 참여하게 됐다”며 “놀러간 행사도 아니었고, 나름대로의 의미와 취지가 있던 만큼 불가피하게 지원을 받아 가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경호 한국기자협회장은 “기자로서 많이 알고 익히는 기회를 가져야 하지만 조계종 총무원의 예산으로 경비지원을 받아 해외취재를 다녀온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이해관계에 따른 일이었거나 주류언론으로서의 특권에 의한 것이었을 것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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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개인적으로 '성지순례'라는 말이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기독교인들도 주의해야 합니다. / 불교도 썩었군요~
쩝....이건 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