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 월요일 맑다. 미세먼지 보통 수준. 63빌딩에
오전에 서울대병원 보청기 실에 가서 왼쪽 귀에 꽂을 보청기를 부탁하고 나니 점심때가 다 되었다. 그 구내에 있는 중국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고 서울에서 제일 높다는 63빌딩에 갔다. 나는 이전에 몇 번 가본 적이 있으나, 내자가 한 번도 가본 일이 없다고 가보자고 한다. 전철을 한번 갈아타고, 여의도까지 가서 택시를 바꾸어 타고 갔다.
전망대에 올라가서 사방을 둘러보니, 평지의 숲은 거의 다 사라지고, 그 대신 끝도 없는 아파트 숲이 온통 희뿌연 미세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으니 많이 답답하다. 다만 한강 줄기가 상당히 넓은 평면 공간을 지켜주고 있으니 그래도 조금 숨통이 터일 것 같다.
5월 27일 화요일 맑다. 종일 퇴계학연구원에서
오전에는 붓글씨 연습을 하였고 오후에는 퇴계 시 강의를 하였다. 아침 일찍이 집사람이 시골(상주)에 다녀온다고 나가서 나도 일찍 일어난 대다가 종일 낮 시간에는 활동을 하였으니 좀 피로하다. 한 시간은 서서 체첩을 보고 전자篆字를 쓰고, 한 시간은 앉아서 오후에 가르칠 퇴계시를 한 수를 해서로 써 보았다.
퇴계의 40대 후반의 시를 강의하였는데, 청량산에서 낙동강을 따라 내려오는 도중의 경치를 읊은〈칠대 삼곡七臺三曲〉시와, 주자의〈무이구곡武夷九曲〉시와 퇴계 선생의 그 시의 차운시를 모두 복사여주고서, “예든 길”과 무이산에 갔던 이야기도 들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