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기야, 자기 바보 아냐?
발렌타인데이에 내가 그녀에게 들은 말이었다.
그날 난 그녀에게 초콜렛을 선물한 죄밖에 없었다.
2. 자기야, 자긴 너무 저질이야!
그녀가 우리집에 왔을 때 내가 빌려다 놓은 비디오 테입 을 보고 한말이었다.
그 비디오 테입은 "낙타부인 물 만났네."였다.
3. 자기야, 소가 웃는다가 뭔 줄 알아? 그건 우하하야....
그녀가 해준 말 중에 가장 썰렁한 말이었다.
난 그날 처음으로 그녀를 때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4. 자기야, 자긴 옷걸이가 너무 멋져!
그녀가 사준 티를 내가 입었을 때 그녀가 해준 말이었다.
그 티에는 내 얼굴만한 스위티 그림이 있었다.
남포동 거리를 걸으면서 쪽팔려 죽는 줄 알았다.
5. 자기야, 자긴 천재인가봐!
바둑게임인 천하수담을 이긴 후 들은 말이었다.
난 그녀에게 천하수담이 아마 5단이라고 뻥을 깠었다.
사실 천하수담은 8급밖에 안 된다.
6. 자기야, 자기 오늘 진짜 섹시하다!
어느날 만나자 마자 그녀가 내게 해준 말이었다.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잠시 후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자기야, 사실은 자기 남대문 열렸어.
7. 자기야, 자긴 꼭 쉰세대 같애!
어느날 그녀가 허준호 아버지가 누구냐고 묻길래..
난 자신있게 허장강이라고 대답했을 뿐이다.
젠장 허장강을 아는 것도 죈가?
8. 자기야, 자기 이젠 날 사랑하지 않는 거지?
약속 시간에 늦게 나갔을 때 그녀가 한 말이었다. 딱 10분 늦었다.
내가 10분 늦으면 그건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 거고...
그녀가 1시간 늦으면 그건 서울의 교통 현실 때문이라나?
9. 자기야. 난 순결한 몸이 아니야!
나에게 마음을 줘버렸기 때문에 자기는 더이상 순결하지 않다고 그녀가 말했다.
난 그녀에게 널 위해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을 했다.
그렇게 우린 그날 하루종일 닭살 돋는 말들만 주고 받았다.
10. 자기야, 자기 오늘 청국장 먹었지?
그녀와 키스 후에 들은 말이었다.
그후 난 식후엔 꼭 가그린을 사용하는 버릇이 생겼다.
11. 자기야, 키스밖에 안 했어!
그녀가 전에 사귀던 녀석과의 사이를 고백했다.
난 쓰게 웃어 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술에 절어 살았다.
12. 자기야, 난 꼭 자기를 기다릴 거야!
입영하는 날 그녀가 해준 말이었다.
하지만 난 그게 거짓말이 될 거란 걸 예감하고 있었다.
13. 자기야, 난 지금 지쳤어!
일병때 면회 온 그녀가 내게 한 말이었다.
그녀에게 다른 놈이 생긴 게 분명하다고 상병 하나가 비아냥 거렸다.
그날 밤 난 그 상병과 맞장 뜨고 말았다. 그리고 군기 교육대에 갔다.
14. 자기야, 정말 미안해!
병장때 받은 그녀의 편지에 적힌 말이었다.
미안해란 말이 꼭 나 결혼해란 말로 들렸다.
근라 난 탈영의 유혹을 참느라 가슴을 쥐어 뜯어야 했다.
15. 자기야, 오늘 정말 멋진데!
결혼식장에서 그녀가 한 말이었다.
하지만 그 말은 다른 남자를 위한 말이엇다.
몰래 숨어서 그녀의 말을 듣는 내 자신이 너무나 초라했다.
16. 저기...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우연히 만난 그녀가 내게 한 말이었다.
그녀의 존댓말이 왠지 어색했다. "김선배는 잘 있어요?"
난 바보같이 그딴 말을 하고 말았다.
김선배 그 자식을 죽이려고 수류탄을 들고 탈영하려 한 게 엊그제
같았는데....!!!
17. 자기야, 난 아직도 자기를 사랑해!
그녀가 다시 돌아와 내게 한 말이었다.
난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흘렸다.
그녀를 껴안기 위해 팔을 그녀에게 향했지만 그녀를 느낄 수가 없었다.
언제나 꿈은 .... 날 슬프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