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산 정상에 도전하기 위해 모인 아이들 얼굴에 긴장이 느껴집니다.
정상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감 때문이었을까요?
다같이 “모험의숲으로 고고고!!!” 외치고 호기롭게 출발한 아이들은 시작하는 짧은 오르막도 힘들어 해 불길한 느낌이......
하지만 실을 타고 내려와 아이들을 반겨주는 애벌레 그리고 여러 종류의 애벌레들이 모여 사는 애벌레 나무아파트를 발견하고 기운이 솟은 아이들은 발걸음이 한층 가벼워지고, 재잘재잘 수다도 시끄러워졌습니다. 바위는 그냥 지나치지 않고 올라가보고, 편한 길이 옆에 있지만 울퉁불퉁 바위돌이 있는 길을 선택해 가기를 주저하지 않는 아이들이었습니다.
계속 되던 오르막길이 돌산 전망대를 지나자 내리막길로 바뀌었습니다. 정상을 간다고 했는데 왜 내려가는 길이 나오는지 궁금한 아이에게 "끝까지 계속 오르막이면 얼마나 힘들겠어. 내리막길도 평탄한 길도 섞여 나오면서 조금씩 정상을 향해 가는거지," 라고 이야기 해주며 교사 스스로 깨달음을 얻습니다. 사람의 삶도 오르고 내리고 쉬며 나만의 정상을 향해 가는 여정이겠지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이 배움의 시간이 됩니다.
연초록 나뭇잎들은 어느새 아이들 얼굴만큼 넓어져 시원하게 그늘을 만들어 주고, 울긋불긋 철쭉꽃들은 활짝 피어 아이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아이들의 산행을 격려해주시는 어른들의 넓은 품도 느껴보고, 간식은 힘들게 걷고 나서 쉬며 먹을 때 제일 맛이 좋다는 것도 새삼 느끼며 삶의 재미를 알아갑니다.
이야기숲 출신 아이들이라 체력 걱정을 안 했는데 1학년 아이들은 그동안 새로운 학교생활로 체력이 많이 약해진 느낌이었습니다.
긴 계단을 내려와서는 "봐봐 산들바람~ 다리가 저절로 떨리고 있어!" 라고 이야기 하며 신기해 했습니다.
강씨놀이터 소나무 아래에서 때죽나무가 준비해 주신 점심을 먹을 때 지친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우습기도 했지만 한편 참 기특했습니다. 누구 하나 힘들었다고 툴툴거리지 않고 거뜬하게 정상에 다녀온 스스로를 대견해 하며, "이렇게 편하게 앉아 있으니 천국같다."라고 말하며 노고의 값을 제대로 알아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구름산 정상까지의 산행이 힘들었을 아이들이지만 모험의숲에 돌아와서는 모래마당에 주방살림을 차려놓고 바쁘게 움직이더니 갑자기 초성퀴즈잔치를 열어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풀며 편안히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끔은 오빠들의 장난기로 속상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아이들은 서로 넘어지면 괜찮은지 봐주고, 미끄러운 길은 조심하라며 알려주고, 뒤에 쳐진 친구들이 올 때까지 기다려주며 힘든 시간을 함께 했기에 오늘 하루 서로에 대한 우정이 더욱 돈독해졌을 것입니다.
P.S 부모님들도 풀어보세요~ 초성퀴즈
1. ㅁㅎㅇㅅ
2. ㄱㅁㄱㅇ(지하철역)
3. ㄱㄹㅅㅇ(동물)
4. ㅇㄹㅎㅌㄴ(나라)
첫댓글 다리가 저절로 떨리고 있다는 말이 너무 공감되네요.ㅎ 얼마 전 엄마들도 구름산을 다녀왔는데, 같은 연두숲을 보았겠습니다^^
저희도 정상을 가는데 왜 이리 내려가냐고 했었는데요.ㅎㅎ 정상을 향한 오르내림의 인생 여정이었네요^^
ps. 문제를 주시니 괜히 풀고싶어지는데요~ㅎ
1. 모험의 숲
2. 경마공원
3. 가래상어(인터넷 검색했어요.ㅋㅋ)
4. 아르헨티나
인가요?ㅎㅎ
ㅋㅋ 3번 고래상어 입니다.아이들이 낸 문제라 정답은 아이들이 정한 것으로 ㅎㅎ 검색까지 하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