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말씀 💕
딸아,
평안히 가거라.
그리고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져라(마르5.34)
🙏 반신부의 복음묵상 🧎
연중 제4주간 화요일(마르5,21-43)
고통도 은총의 한 부분입니다
어려서의 기억입니다. 배가 아프다고 하면 어머니께서는 놋쇠 밥그릇 뚜껑을 따뜻하게 하여 배에 올려놓고 쓰다듬어 주셨습니다. 때때로 “내 손이 약손이다”하시며 배를 만져주시면 곧 통증이 멈추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배를 차게 해서 아프니까 밥그릇 뚜껑을 이용해 따뜻하게 해 줌으로써 그 원인을 치료해 주었던 것입니다. 거기에다 어머니의 사랑과 믿음이 담긴 약손이었으니 낫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살려 주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회당장 야이로는 마을 사람들에게서 명예와 존경을 받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 회당장이 “예수님을 뵙고 그분 발 앞에 엎드렸습니다.” 누구 앞에 엎드린다는 것은 항복한다는 것이요, 모든 것을 맡긴다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발 앞에 엎드린다는 것은 그의 믿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린 딸이 병으로 죽어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기에게 다가온 큰 고통이 그를 무릎 꿇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예수님의 능력을 만났습니다. 그렇다면 고통도 은총의 한 부분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회당장이라는 높은 직책을 가지고 있으면 근심 걱정거리가 없을 것 같지만 내면을 보면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을 안고 있었고, 그 고통 때문에 그동안 보지 못했던 곳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으며 자신의 무능력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발 앞에 엎드려, “아이가 병이 나아 다시 살게 해 주십시오”(마르5,23). 하고 간곡히 청하였습니다. 만약에 회당장이 죽어가는 어린 딸을 절망과 슬픔으로만 바라보고 있었다면 아이를 살리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지위도 있고 내로라하는 이가 다른 사람 앞에 엎드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어린 딸에 대한 한없는 사랑은 그보다 더한 일도 하게 합니다.
우리는 일상 안에서 남모르는 걱정거리를 안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말 못 할 고민이나 근심 앞에서 회당장처럼 예수님 앞에 엎드리는지, 아니면 예수님과 함께 있으면서도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마르4,39) 하고 두려워하는 태도를 보인 제자들의 모습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 절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시련과 고통, 어둠 속에서도 주님은 우리를 지켜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환난도 자랑으로 여깁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환난은 인내를 자아내고 인내는 수양을, 수양은 희망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로마5,3-4). 오늘은 믿음의 손이 그리운 날입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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