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은
룻
4:-12 절이고, 제목은 “선을 행하되, 더 바르고 공정하게” 입니다. 청한 열명의 장로들 앞에서 보아스가 더 가까운 엘리멜렉의 친족에게 '기업 무를 자'의 책임 이행의 여부를 묻자, 그는 거절합니다. 이에 보아스가
그를 대신하여 '기업 무를 자'로 자원하여 룻을 아내로 맞겠다고 선언합니다. 증인이 된 장로들과 백성들은 두
사람을 축복합니다.
묵상
오늘은 룻이
자신에게 요구한 ‘기업 무를 자’의 권리를 기꺼이 수락하고, 공정한 절차를
따르는 보아스의 태도를 묵상합니다. 우리 말에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결과만 좋으면 잘못된 과정과 수단들은 문제되지 않는다.”라는 식의 그릇된 삶의 방식 중의 하나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을 이루는 과정 또한
바르고, 선한 것이 되어야 합니다.
‘기업 무를 자’(kinsman-Redeemer,
guardian-redeemer)를 히브리어로 ‘고엘’(גֹּאֵל-goel)이라고 하는데,
“무르다. 되찾다. 구속하다.” 라는 뜻을 가지면서, 동시에 근본적으로는 “보호하다”(to
protect)라는 뜻을 가진 동사 ‘가알’ (גָּאַל-ga'al)에서 유래한 고유
명사입니다. 우리 성경에서는 상황에 따라서 ‘근족’(近族), ‘기업(基業)무를 자’, ‘보수자’(報讐者) 등으로 번역 사용되고 있습니다(레25:25; 룻2:20;
3:9,12, 4:3; 민35:12). 간단하게 말하자면, ‘고엘’(גֹּאֵל-goel)
이란, 누군가의 가장 가까운 친족으로서 어려움을 당한 혈족을 구하고,
보전해줄 권리를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고엘’(גֹּאֵל-goel)이 가지는 의무와
권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근족이 가난하여 땅을 팔았을 경우,
그 땅값을 대신 물어주고 그 땅을 되찾아 주는 것이고, 둘째, 그가 진 채무를 갚지 못하여 종으로 팔려 갔을 경우에는 그 몸값을 대신 지불하여 그를 자유의 몸으로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셋째, 족이 대를 이를 후사를 남기지 못하고 죽었을 경우, 그의 미망 인과 결혼하여 아들을 낳아 가문의 대를 이어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근족이 피살되었을 때, 그를 대신하여 살인자를 죽여서 원한을 값아 주는 것입니다(레25:25-28, 47-49; 민35:12). 본문의
경우는 첫째와 셋째 부분과 관련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고엘’(גֹּאֵל-goel)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모두 갖추어야 합니다. 첫째, 혈연적으로 근족(近族)이어야 합니다 (신25:5-7). 가장 가까운 친척이 의무와 권리를 이행할 수 없게 되면, 그 다음으로 가까운 친척이 우선권을
가지게 됩니다. 본문의 경우에 여기에 해당됩니다(룻4:3-4).
둘째, 본인이 자원 해야 합니다(룻 3:13).
셋째, 충분하고 합당한 경제적 능력을 구비해야 합니다(룻2:1).

보아스는 기꺼이
자원하여 ‘기업 무를 자’가 됨은 물론, ‘그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올바른 절차와 방법을 따르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째, 10명의 장로들을 모신 것입니다(2절). 유대인들에게 숫자
‘10’은 법적인 효력을 가지는 최소한의 정족수를 말합니다. 이를 ‘민얀’(מִנְיָן-minyan)이라고 하는데, 공식적인 회당 모임의 정족수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성인 남자 10명이 참석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예배를 드리기도 합니다.
둘째, 자신보다 우선권을 가진 자에게 권리 행사 여부를 먼저 물었습니다(4절). 그리고 그가 거절의 의미로 신발을 벗어 던지는 것을 모두가 목도할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렸습니다(7,8절). 셋째, 기꺼이 자원하여 ‘기업 무를 자’라 될 것을 회중 앞에서 천명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정당한 절차를 따라서 모든 재정적인 손해를 감수면서 나오미의 밭을 사서 말론의 후사에게 넘겨 줄 것을 약속하고 증인들을
세웠습니다(9절).
보아스가 올바른 방법과 절차를 준수하면서 ‘기업 무를 자’의 권리와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모습과 달리, 무조건 장자의 복을 차지하기 위해서 때와 절차를 무시하고, 눈먼 아버지를 속여가며 편법과 거짓을
동원했던 야곱이 그 이후 엄청난(?) 대가를 치르는 치열하고 험악한 인생(창 47:9)을 살았던 것과는 확연하게 대조되는 장면입니다.
하나님께서 택민
이스라엘에게 이례적이고, 독특한 ‘고엘’(גֹּאֵל-goel) 제도를 굳이 율법에
명시하여 만들어 주신 데에는 매우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각 가족별로 제비 뽑아 분배 받은 기업(땅)을 대대로 보존함은 물론, 하나님과의 영원한 언약을
지켜 나아갈 수 있게 하시려는 선하신 뜻을 잘 반영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나중에 우리 모든 이방인들도
영원한 구원의 언약에 동참 시키기 위한 놀라운 구속의 섭리이기도 합니다. 이를 위하여 하나님의 아들이 육신을
입고, 세상에 개입하시어, 완전한 ‘고엘’이 되셨고, 이를 증거하기 위하여 십자가 상에서
“다 이루었다.”(It is finished)라는 말로 번역된 “테텔레스타이”(τετέλεσται-Tetelestai)라고 하셨는데,
이 말은 “물건 값을 치르다, 빚을 다 갚았다.”라는 의미로 사탄에게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는 값을 치르고, 사망의 권세를 되사셔서 우리 모든
인류를 구원해 주신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예수님은 유대인, 이방인
할 것 없이 모든 인류의 유일한 ‘고엘’(גֹּאֵל-goel)이 되신 것입니다.
주님께서 저에게 주시는 오늘의 ‘레마’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네가 믿음 안에서 거룩한 하나님의 자녀임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마땅히 네가
세상 속에서 선을 행함으로 나의 법을 성취하는 데 힘써야 한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그 모든 일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비록 시간이 더 걸리고, 물질적으로 더 많은 손해를 본다 하더라도, 세상이 요구하는 법과 절차를 무시하지 말고, 끝까지 정직하고, 정당한 절차와 방법을 지켜 나아감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담당하며 살아가길 바란다. 오늘의 보아스처럼 말이야.”
기도
하나님 아버지, 먼저
거룩하고 존귀한 당신의 자녀로 인쳐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방법과 수단을 답습하면서
육신의 유익을 좇아 살아왔던 죄악을 고백 드립니다. 주여 용서 하옵소서. 성령님, 저를 도우사, 특별한 은혜를 누린 자로서 오늘도
세상 속에서 더 바르고 공정한 방법과 절차를 따라서 선을 행하는 가운데, 주님의 법을 아름답게 성취하는 복된
하루로 살아갈 수 있게 하옵소서. 아멘.